[춘천&피플] ‘반려견에 담은 희로애락’, 빅터조 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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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피플] ‘반려견에 담은 희로애락’, 빅터조 조각가

    • 입력 2022.02.19 00:01
    • 수정 2023.09.07 11:50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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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근화동에 있는 두미르2차아파트 내 어린이집 옆에는 개를 의인화 한 단란한 가족 조형물이 입주민을 반긴다. 익살스러운 작품을 만든 사람은 누굴까. 주인공은 춘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조각가 빅터조(조경훈·42)다.

     

    춘천 근화동 두미르2차아파트 내에 있는 빅터조 조각가의 작품. (사진=빅터조)
    춘천 근화동 두미르2차아파트 내에 있는 빅터조 조각가의 작품. (사진=빅터조)

    ▶반려견 ‘바우’에 담은 희로애락
    빅터조가 개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작업실에서 기르던 불테리어 견종의 ‘바우’가 집을 나가 사라진 이후, 그리워하는 마음을 작품에 담아 의인화하면서 부터이다. 이후 슬리퍼와 파란색 운동복 차림에 술병을 든 바우, 몸 이곳저곳에 피멍이 든 권투 선수 바우, 모나리자 얼굴의 바우 등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일상을 담은 다양한 주제를 재치있게 표현해, 현재 그를 대표하는 작품이 됐다.

    강원도 영월이 고향인 그는, "광산이 많았던 영월은 경기가 좋았을 당시에 강아지가 1만원 지폐를 물고 다녔다."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는데 풍요로웠던 그 시절이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마음과 바우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1만원 지폐를 입에 문 바우 조각품을 10년 전에 처음 제작하고, 반응이 좋아 지금까지 연작으로 다루고 있기도 하다.

     

    빅터조 조각가. (사진=서충식 기자)

    빅터조 작가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불 테리어를 대표하는 얼굴의 무늬를 멍으로 착각하고, 이를 없애기 위해 달걀로 문지르는 바우를 표현한 ‘멍!’으로 꼽았다. "얼룩무늬는 불 테리어를 대표하는 매력인데, 이를 콤플렉스로 생각하는 모습을 통해 단점은 마음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라는 것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춘천 내 바우 조각품은 두미르2차아파트 외에도 낙원동 제2호문화공원, 소양로 번개시장 등에서 상시 만나볼 수 있다.

    또 앞으로는 ‘시사만각’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통해 활동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사회적 이슈를 평면적 그림으로 표현한 ‘시사만화(時事漫畫)’를 입체적인 조각의 영역으로 확장해 ‘시사만각(時事漫刻)’으로 다루는 것이다.

    그는 “바우를 통해 유쾌하게 표현한 10년 동안의 작품 활동은 대중에게 나를 소개하는 시간이었고, 이제부터는 내 생각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멍’, ‘크흡’, ‘탈모’ 조각품. (사진=빅터조)
    (왼쪽부터) ‘멍’, ‘크흡’, ‘탈모’ 조각품. (사진=빅터조)

    ▶“예술인들, 지원사업으로 일어나길 희망”
    빅터조는 작품 활동 외에도 지역 예술인들의 활동 저변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지역에서 개최된 여러 간담회, 포럼 등의 연사로 참석해 “사회가 어려운 상황에 닥치면 예술은 뒷전이 되는 등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작가의 역량을 강화할 강연과 네트워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등 지역 예술인의 어려움과 지원의 필요성을 외쳤다.

    그는 어려움을 겪는 지역 예술인들에게 “간혹 본인이 사는 지역에서만 활동하는 작가들이 있는데, 시야를 넓히면 다른 지역에도 참여할 수 있는 전시가 많으니 이를 잘 활용했으면 한다”며 “그중에서도 춘천은 전국 어느 곳과 비교해도 예술인 지원사업이 아주 잘 돼 있는 편이기에 이 역시 잘 알아보고 혜택을 누렸으면 한다”고 전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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