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刻)별한 춘천 사랑, 돌 위에 꽃 피우다··· ‘길상인전’
  • 스크롤 이동 상태바

    각(刻)별한 춘천 사랑, 돌 위에 꽃 피우다··· ‘길상인전’

    길조의 상징 ‘호랑이와 까치’로 춘천 응원
    상형문자 아름다움 오롯이 담은 예술 ‘전각’

    • 입력 2022.02.09 00:00
    • 수정 2022.02.10 00:03
    • 기자명 조아서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품명 길상인(吉祥印). (사진=원용석 전각가)
    작품명 길상인(吉祥印). (사진=원용석 전각가)

    우리나라의 동양화나 서예에 인장이 찍힌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동양의 관습으로 작가 이름이나 호를 새긴 도장은 작가 확인, 작품 완성 등을 의미한다. 도장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용인되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처럼 동양예술에는 대표적인 시(詩), 서(書), 화(畵) 즉 시와 글씨, 그림과 더불어 오랜 역사를 지닌 각(刻)도 하나의 예술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문자 자체가 예술이 된다는 점에서 서예가 떠오르지만 평면예술이 아닌 조형예술로서의 가치를 지닌 전각은 입체성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원용석 전각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원용석 전각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춘천 출신 원용석(61) 전각가의 ‘새해맞이 길상인전(吉祥印展)’은 전각의 조형미를 살리면서 ‘좋은 소식을 전한다’는 까치와 호랑이로 장수, 행복, 건강 등의 메시지를 더했다.

    전각은 나무, 돌, 금옥 따위에 인장을 새기거나 그런 글자를 뜻한다.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의 서체 중 전서로 글을 새긴다는 의미지만 현재는 예술성이 담겨 있다면 그림, 한글, 영어 등을 새겨도 폭넓게 전각이라 한다.

     

    작품명 ‘富貴昌(부귀창)’. (사진=원용석 전각가)
    작품명 ‘富貴昌(부귀창)’. (사진=원용석 전각가)

    ‘富貴昌(부귀창)’은 장수, 벼슬, 부귀를 기원하는 작품이다. 작품명은 부귀가 창성하다는 뜻이다. 학은 십장생의 하나로 장수를 상징한다. 물고기는 한자음 ‘어(魚)’가 ‘다스릴 어(御)’와 음이 같아 벼슬을 나타낸다.

     

    작품명 ‘吾唯知足(오유지족)’. (사진=원용석 전각가)
    작품명 ‘吾唯知足(오유지족)’. (사진=원용석 전각가)

    ‘吾唯知足(오유지족)’은 ‘나는 오직 만족함을 알 뿐이다’라는 뜻으로 남에 의해서가 아닌 내 스스로 느끼는 내재적인 행복을 의미한다. 작품 형식은 엽전을 사용했다. 엽전에서 외곽 원은 하늘을, 가운데 네모는 땅을 표현한다. 땅과 동시에 한자 ‘입 구(口)’의 형태를 띠어 오유지족은 각 글자에서 ‘입 구(口)’를 부수로 공유한다. 글자 모양은 새, 곤충으로 꾸며 자연과의 합일을 보여준다.

     

    각 작품의 전신인 도장 작품들. (사진=원용석 전각가)
    각 작품의 전신인 도장 작품들. (사진=원용석 전각가)

    본래 서예를 즐겼던 원 작가는 전각만의 매력으로 돌이나 쇠를 다루는 맛, ‘금석의 묘미’를 꼽았다. 그는 “세월이 지나면 돌은 떨어져 나가고, 금속은 산소와 결합해 산화되면서 선이 부푼다”며 “곧았던 선이 떨어져 나가기도 하고 둥그스름하게 휘기도 하면서 아름다운 형태로 선이 변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특징은 전각이 예술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시에는 각 작품의 실물 크기와 확대한 실크스크린 작품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의 전신인 도장도 전시됐다. 전각의 실제 크기는 원은 지름 6㎝, 사각형은 가로세로 9㎝ 등 다양하다.

     

    원용석 전각가의 작업하는 과정. (사진=원용석 전각가)
    원용석 전각가의 작업하는 과정. (사진=원용석 전각가)

    작업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먹과 노란색 물감을 사용해 붓으로 원본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거울에 비춰 뒤집어진 형태로 돌에 그린다. 칼로 깎는다.

    섬세한 직선과 곡선, 음과 양의 조화가 어우러진 전각은 제작 기간이 짧게는 7~15일에서 몇 해가 걸리기도 한다. 

    그는 “전시한 18개 작품 중 2개 빼고 모두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해부터 새로 작업했다”며 “춘천시민들에게 어려운 시기 희망을 드리고 함께 건강을 염원하기 위해 전시 주제도 바람이나 길조를 새긴 길상인전으로 정한 만큼 관람객들이 좋은 기운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길상인전은 이달 27일까지 예담더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