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갤러리 산책 어때?··· 예술과 쉼의 공존 ‘소장품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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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겨울, 갤러리 산책 어때?··· 예술과 쉼의 공존 ‘소장품 산책’

    휴식에 대한 메시지 예술로 풀어내
    예술인 지원 프로그램으로 작가 발굴
    장애인 작가·샛별 사진작가 18인 작품

    • 입력 2022.01.23 00:01
    • 수정 2022.01.24 06:30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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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과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

    로베르트 발저(Robert Walser)의 책 ‘산책자’에서 산책은 자신의 내면을 거니는 행위로 표현된다. 탐험가나 모험가도 아닌 산책자는 무언가를 발견할 필요도, 깨달아야 할 필요도 없다. 그저 눈에 보이고 느껴지는 모든 것들은 새롭게 얻는 보물이 된다.

    산책을 잊는 건 숨겨둔 일상의 보물을 지나치는 일이자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과 같다. 집 앞을 나가기도 꺼려지는 추운 겨울, 산책을 잊은 당신에게 예술과 쉼의 공존이 있는 전시 ‘소장품 산책’을 추천한다.

    KT&G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조아서 기자)
    KT&G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소장품 산책’. (사진=조아서 기자)

    ▶KT&G 상상마당의 소장품 풀린다

    전시명 ‘소장품 산책’은 관람객들에게 마치 산책을 하듯 서서히 거닐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장품 산책은 3월 31일까지 춘천 KT&G 상상마당에서 열린다.

    특히 이번 전시 작품의 작가 18명은 다양한 문화의 공존과 건강한 예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매년 진행하는 KT&G 상상마당의 대표 지원 프로그램인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와 ‘KT&G SKOPF(KT&G Sangsangmadang Korean Photographer’s Fellowship)’에서 발굴됐다.

    오버 더 레인보우는 예술복지 실현과 창작지원 영역 확장을 도모하기 위한 장애인 작가 지원 전시다. 지난 2018년 1회를 시작으로 폭넓은 분야의 다양한 작가들과 소통하고 있다. KT&G SKOPF는 가능성 있는 한국 사진작가를 선정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기획전은 문화 다양성과 신진 예술가의 탄생이라는 가치에 바탕을 두고 KT&G 상상마당이 10년 이상 수집해온 소장품들이다.

    ▶장애인 작가와 샛별 사진작가의 18인의 작품

     

    이동근 작가의 ‘초청장, 보티빅한’(왼쪽)과 ‘초청장, 누엔티티’. (사진=조아서 기자)
    이동근 작가의 ‘초청장, 보티빅한’(왼쪽)과 ‘초청장, 누엔티티’. (사진=조아서 기자)

    이동근 작가는 2013년 SKOPF의 최종수상자다. 주로 디아스포라와 소수 민족, 결혼 이주 여성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그려낸다. ‘결혼 이주 여성’이란 단순히 국제결혼의 의미를 넘어 결혼 후 낯선 곳에서 겪는 부적응과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함의한다.

    이 작가의 ‘초청장(An Invitation)’ 시리즈는 단 한 장의 초청장을 받고 결혼을 하게 되는 여성과 짧은 대면으로 결혼을 해 이루게 되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담담히 풀어내며 우리 사회에 공존하는 다양한 가족을 설명한다.

     

    차진현 작가의 ‘108인의 초상(2007~2009)’. (사진=조아서 기자)
    차진현 작가의 ‘108인의 초상(2007~2009)’. (사진=조아서 기자)

    2008년 SKOPF 최종수상자 차진현 작가의 ‘108인의 초상(2007~2009)’ 연작은 일본군에 의해 강제 징용된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을 담았다. 작가는 단 한 명의 인물만을 집중하는 정방향 프레임을 통해 인물에게 초점을 맞췄다. 인물을 둘러싼 검은색 배경은 역사적 사건들이 함구 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고동우 작가의 ‘우리 레고와 이런 날에 레고의 가족’. (사진=조아서 기자)
    고동우 작가의 ‘우리 레고와 이런 날에 레고의 가족’. (사진=조아서 기자)

    자폐성 장애인인 진리 작가의 ‘우주여행’ ‘고양이의 미소’,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고동우 작가의 ‘우리 레고와 이런 날에 레고의 가족’은 단순한 색감과 형태를 띠지만 그 안에 담긴 순수함이 돋보인다. 평소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그림은 노력과 산물이며 도전의 결과다. 이들의 순수하고 맹목적인 열정이 오히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내면을 깊이 치유한다.

    한편 전시장을 방문하면 김성수, 노순택, 이재욱, 박찬민, 채승우, 노기훈, 김동준, 임이정, 이규재, 심승보, 윤인성, 최석원, 이다래, 김병준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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