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해서 집 샀는데...‘영끌’ 막차 탄 춘천 2030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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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해서 집 샀는데...‘영끌’ 막차 탄 춘천 2030 ‘패닉’

    기준금리 인상에 대출 이자 부담 현실화
    춘천 아파트 매입 큰 손 이었던 청년층
    대출 부담에 '집값 마저 떨어질까' 걱정
    주택 매수 심리 얼어붙고 관망세 짙어져

    • 입력 2022.01.21 00:01
    • 수정 2022.01.23 00:11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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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이 가시화되면서 ‘영끌’을 통해 공격적으로 춘천지역 아파트를 매입했던 청년층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MS투데이 취재와 국토교통부, 한국부동산원 자료 등을 종합하면, 2021년 하반기(7~11월)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 2684건 중 20~30대 매입 건수는 670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25.0%를 차지했다.

    지난 2020년 7~11월 매입량(522건)과 비교해 1년 새 148건(28.4%)이 늘었다.

    특히 초저금리 시대 막차를 탄 20대 영끌족이 시장의 큰손이 되면서, 1년 새 20대의 춘천지역 아파트 매입량은 94건에서 170건으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은행연합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는 0.95%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가 0.25%p씩 세 차례에 걸쳐 오르며 코픽스도 지난 17일 기준 1.69%로 크게 뛰었다. 개인이 은행에 부담해야 할 이자 부담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25%p 오르면 차주(돈이나 물건을 빌려 쓴 사람) 1인당 연간 평균 16만1000원씩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계산했다. 하지만 평균치가 아닌 수 억원 규모의 주택담보대출 현실을 고려하면 영끌족들이 느끼는 금융비용 부담은 상당하다.

     

    대출 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 우려로 초저금리 시대 춘천 아파트 시장의 큰 손이었던 20~30대 '영끌족'들의 고심이 깊어졌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출 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 우려로 초저금리 시대 춘천 아파트 시장의 큰 손이었던 20~30대 '영끌족'들의 고심이 깊어졌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기에 ‘집값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해져, 춘천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 전환 직전 ‘영끌’로 무리하게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청년들은 패닉상태다.

    주택가격에 금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토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인 중 ‘금리’의 기여도가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월 주택가격보다는 금리가 집값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공급 부족이나 1인 가구 증가 등 수요는 금리보다 상대적으로 집값 흐름에 기여한 수준이 높지 않았다.

    주택 매매시장의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지난달 강원지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3.7로 지난해 9월(121.7)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도 주택을 ‘매수하려는 사람이 많았다’는 응답은 8.6%에 그쳤으나, ‘매도하려는 사람이 많았다’는 응답은 48.3%로 나타나는 등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금리 인상이 채무 상환 부담을 증가시키고 수요자의 위험 선호 약화로 이어져 결국 부동산 구매 수요 관망과 자산가격 상승 둔화, 거래량 감소, 지역 및 상품별 시장 양극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선을 앞두고 세제, 공급 등 신정부의 부동산 정책변화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는 만큼 수요자의 주택 구매 의사 결정은 한동안 숨을 고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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