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사용설명서] 심장 건강 지키려면 명상으로 하루 시작하세요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내 몸 사용설명서] 심장 건강 지키려면 명상으로 하루 시작하세요

    • 입력 2022.01.21 00:00
    • 수정 2022.01.21 14:13
    • 기자명 고종관 보건학박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의학전문기자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의학전문기자

    우리 몸에도 메트로놈이 있는 거 알고 계시죠.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살아 있음에 감사하려면 왼쪽 가슴에 손을 얹어 보세요. 규칙적인 심장의 박동이 오늘 하루 힘차게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심장은 엄마의 자궁에서 수정란이 분화하면서 가장 먼저 만들어지는 장기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생명의 불꽃이 사라질 때 박동을 멈춥니다. 그러니 생명의 시작에서 종말까지 심장은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가장 위대하고 경이로운 장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심장이 박동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몸에 심장 전도계라고 하는 전기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죠. 마치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전선을 통해 각 가정에 송전되는 원리와 같습니다. 우심방 위쪽에 위치한 ‘동결절’이라고 하는 부위에서 전기가 만들어져 신호를 보내면 심장이 수축해 온몸에 혈액을 펌핑하는 것입니다.

    보통 하루에 송출되는 혈액은 7000~8000ℓ나 된다고 해요. 심장은 좌우 심방(혈액을 받아들임)과 심실(혈액을 내보냄), 이렇게 총 4개의 방과 실로 구성돼 있어요. 좌심실에서 뿜어낸 혈액이 온몸을 순환한 뒤 우심방→우심실로 가고, 이곳에서 폐로 전달돼 산소를 보충한 뒤 좌심방→좌심실로 돌아와 다시 전국 순회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심장은 긴장하면 빠르게 뛸까요. 그것은 위기 상황에서 손발에 혈액을 많이 보내 도망가거나 아니면 싸울 준비를 하라는 뜻이겠죠. 말하자면 자동차의 가속장치인 액셀러레이터를 밟듯 교감신경이 심장의 동결절을 자극해 두근두근 혈액을 미친 듯이 방출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현대인이 이런 상황을 자주 겪는다는 것입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비롯된 스트레스 때문이지요. 심장도 때론 평안하게 쉬어야 하는데 시도 때도 없이 꿍꽝대니 나중에는 지치고 병들게 되는 것이지요.

    부정맥은 간단히 말해 심장박동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것을 말합니다. 원인은 전기를 발생하는 동결절이나 회로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박동수는 1분에 60~100회입니다. 보통 50회 이하면 느린 부정맥(서맥), 100회 이상은 빠른 부정맥(빈맥)이라고 하는데 종류만도 10여 가지에 이르는 복잡한 질환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매년 40만명 이상이 부정맥 치료를 받는데 걱정스러운 것은 매년 5%씩 환자가 증가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고령화와 당뇨병·고혈압 환자의 증가, 비만, 흡연 등이 관여하지만 스트레스 사회도 무시하지 못할 배경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대표적인 심방세동이라는 부정맥 질환을 볼까요. 심방세동은 이름 그대로 심장이 가늘게 떨리는 현상입니다. 물론 이러한 심방세동은 일시적인 증상으로 곧 회복됩니다. 따라서 많은 분이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지요.

    문제는 그 뒤에 나타납니다. 심방세동 시 심장이 혈액을 꽉꽉 짜주지 못하니 심방에 혈액이 고이게 되고, 이렇게 정체된 혈액이 뭉쳐 혈전(피 덩어리)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운 나쁘게도 혈전이 혈류를 타고 뇌로 올라가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을 유발하는 겁니다. 실제 의학적으로 심방세동은 뇌졸중 발병 위험을 4~5배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방세동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때문에 환자들은 매우 불안해합니다. 이들 환자에겐 항부정맥제 같은 약물로 우선 치료하지만 심한 경우 삽입형 제세동기(ICD) 시술도 합니다. 일종의 전기충격기로 심장박동의 이상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작동해 정상 리듬을 찾도록 도와줍니다.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느리게 뛰는 서맥형 부정맥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뇌까지 혈액을 충분히 공급해주지 못해 어지럽거나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실신하기도 합니다. 이 질환은 매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서둘러 진단을 받고, 인위적으로 전기신호를 발생하는 심장박동기(페이스메이커)를 피부 아래에 심어야 합니다. 박동기로 동결절의 전기 신호를 대신하는 것이지요.

    요즘 박동기는 시술도 간단하려니와 크기도 작고, 배터리 수명도 15년 정도로 길어졌습니다. 운동이나 등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제품이 안정적입니다. 다만 강한 진동의 안마기, 전기장을 발생하는 MRI(자기 공명 영상 장치) 촬영, 공항검색대 등은 피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부정맥은 다른 생활습관병처럼 식생활이나 운동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닙니다. 따라서 조기 진단으로 부정맥 종류에 따른 정확한 처방을 받는 것이 불행을 막는 최선의 방책입니다. 말하자면 의사 의존도가 높은 질환이지요.

    언제부터인지 이유 없이 두근거림이 반복된다거나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어지럼증을 느꼈다면 한번쯤 심전도 검사를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무엇보다 여유를 갖고, 자신의 마음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똑같은 위기상황을 겪어도 어떤 사람은 흥분이 오래 지속하는 데 반해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사람은 빠른 시간 안에 마음의 평정을 찾는다는 것이지요. 실제 명상하는 사람이 심장 질환이나 뇌졸중에 걸릴 위험도가 크게 낮다는 연구들이 이를 방증합니다.

    아침 잠자리에서 깨어났을 때, 또는 잠자리에 들기 전 잠시 가부좌를 틀고 생명의 박동을 느끼는 명상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