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아파트값, 기준금리 따라 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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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아파트값, 기준금리 따라 더 오른다?

    한은 기준금리 1.00%에서 1.25%로 인상
    금리와 춘천 집값 관계, 4번 중 3번은 '정비례'
    주담대 변동금리 더 오르면 차주 부담↑
    기준 금리 추이와 춘천 집값 관계성 주목

    • 입력 2022.01.19 00:02
    • 수정 2022.01.21 00:30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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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춘천 학곡지구 '모아엘가 그랑데'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김모(33·퇴계동)씨 부부는 최근 오르는 대출 금리에 고심이 깊어졌다.

    지난달 초 중도금 집단대출을 담당하는 광주은행으로부터 대출 안내장을 받았을 때 만해도 대출 금리는 연 3.79% 수준으로 예고됐다. 하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가 오름에 따라 김씨의 대출 금리는 1월 현재 4.05%로 올랐다. 입주때까지 이자 부담액은 880만원에서 940만원으로 늘어난다.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인상함에 따라 향후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김씨는 “살고 있는 아파트가 낡아서 당첨된 신축 아파트로 갈아탈 생각이었는데, 당초 계획보다 금융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 분양권을 처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춘천 퇴계동 아파트 밀집 구역. (사진=MS투데이 DB)
    춘천 퇴계동 아파트 밀집 구역. (사진=MS투데이 DB)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끌어올리면서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매수자들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늘리고 경기를 위축시켜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은 금리가 0.25%p 오를 때 마다 차주 1인당 이자부담 규모가 16만1000원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교통부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직후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장기적 시장 하향 안정세는 보다 확고해질 것”이라며 “금리인상 사이클 본격화는 주택 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근 급등한 춘천 지역에서도 한국은행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아파트값이 조정 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춘천에서는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 이후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여왔을까. MS투데이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한국부동산원이 제공하는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2021년 6월=100)를 통해 금리 변화와 부동산 시장의 상관관계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기준 금리가 오르면 집값이 떨어질 것(반비례)이란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춘천에서만큼은 과거 금리와 집값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정비례)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정권별 기준금리와 춘천 집값 관계, 4번 중 3번은 '정비례'
    과거 기준금리와 춘천 지역 아파트값의 추이를 보면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기준금리 인상기에 아파트값도 상승하는 경우가 관측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2006년이 대표적이다. 한은은 2004년 1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2007년 8월 5.00%까지 인상했다. 같은 기간 춘천지역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68.2에서 69.9로 상승했다.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졌음에도 아파트값은 계속 올랐다. 특히 2006년 4월에는 해당 지수가 73.1까지 치솟는 등 오름세가 뚜렷했다.

     

    한국은행 기준 금리 추이. (그래픽=박지영 기자)
    한국은행 기준 금리 추이. (그래픽=박지영 기자)

    이명박 정부 때는 기준 금리 인하와 전국적인 집값 하락세가 나타났던 시기다. 2008년 8월 5.25%였던 기준금리가 2009년 2월 2.0%까지 떨어졌고 이후 2013년까지 2%대 금리가 유지됐다. 이 기간 집값은 전국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당시 수도권 미분양이 급증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전세계적으로 주택 시장이 얼어붙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와 매수 심리 위축이 강했던 시기다.

    반대로 이 시기 춘천 지역에는 각종 교통 인프라 개발 호재가 쏟아지며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했다. 2008년 8월 당시 춘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73.5, 2009년 2월 75.4로 치솟았으며, 2012년 3월에는 106.4까지 올랐다. 정권 말기인 2013년 2월에는 해당 지수가 103.5를 기록하면서 5년간 춘천지역 아파트 가격이 50% 올랐다. 이 시기만큼은 금리 인하와 춘천 집값 급등이 나타났던 셈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금리와 춘천 집값은 비례 관계를 보였다. 2013년 5월 기준금리 2.50%이던 시절 춘천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02.3였다. 그러나 2015년 3월 기준금리가 1.75%로 떨어졌을 당시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00.5로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시장 침체기로 나타났다.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추이. (자료=한국부동산원)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추이. (자료=한국부동산원)

    문재인 정부에서도 현재까지는 기준금리 상승세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 추이가 대체로 일치한다. 2020년 5월 0.50%에서 2021년 8월 0.75%, 2021년 11월 1.0%로 연달아 기준금리를 올리는 동안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0년 4월(90.8) 저점을 찍은 후 반등하며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중이다. 같은 기간 춘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20년 4월 1억7150만원, 2021년 8월 2억2659만원, 2021년 11월 2억3275만원 등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경기 상황, 주택 공급량, 지역 등 변수 많아…금리만으로 예측 '불가능' 
    전문가들은 집값을 결정하는 요소가 다양한만큼, 금리가 오르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식의 예측은 항상 통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 시절 글로벌 금융 위기를 맞아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경기 충격에 따라 전국적인 집값 하락세가 나타났다. 당시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을 대폭 늘렸던 것도 집값이 하락한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와중에서도 같은 기간 춘천 집값은 인프라 확충 여파로 급등했던 등, 여러 변수가 다양하게 얽혀 있다는 것.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특히 춘천 집값은 서울 수도권 집값 변화를 뒤늦게 반영하는 경향도 있어 예측이 더욱 힘들다"며 "올해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된다 해도 곧바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순히 예측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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