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가격 올린다는데...고민 깊어진 춘천 동네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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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 가격 올린다는데...고민 깊어진 춘천 동네 카페

    스타벅스 코리아 13일부터 가격 인상
    국제 원두 가격 상승, 물류비 부담 커
    개인 카페는 가격 두고 고심 또 고심
    '없는 손님 더 줄어들까' 경기침체 우려

    • 입력 2022.01.12 00:01
    • 수정 2022.01.13 00:23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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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카페 문화의 기준점이 된 스타벅스가 오는 13일부터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춘천지역 ‘동네 카페’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춘천 명동의 한 개인 카페는 새해 첫날, 커피 메뉴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박리다매 구조를 통해 지난 4년간 3000원을 유지해온 기존 아메리카노 가격을 4000원으로 올렸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카페를 찾는 손님이 줄어든데다, 최근 국제적으로 원두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 구조를 유지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55) 씨는 “계절 과일을 이용한 스무디나 수제 청 같은 메뉴는 마진을 최소화하면서 영업해왔지만, 도매로 매입하는 원두 가격마저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MS투데이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 자료를 확인한 결과, 국제 원두 가격 표준인 커피C 선물은 10일(현지시각 기준) 파운드 당 2.35달러에 거래됐다. 1년 전(1.32달러)과 비교해 78% 급등했다.

    국제커피기구(ICO)가 최근 발표한 ‘커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국제 커피 평균 가격은 지난 2011년 9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기후 변화 영향으로 최대 커피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가뭄과 냉해가 이어지면서 생산량이 급감했다. 또 2위 생산국 베트남에서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봉쇄조치로 물류 이동이 감소하는 등 국제 원두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 물류비용이 증가한 것 역시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동했다.

     

    커피 C 선물 시장 추이. (자료=뉴욕상업거래소
    최근 1년간 커피 C 선물 시장 추이. (자료=뉴욕상업거래소)

    스타벅스는 오는 13일부터 음료 53종 중 46종의 음료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카페 아메리카노는 기존 4100원에서 45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된다. 카페 라떼와 카푸치노 등 23종은 400원, 캐러멜 마키아토와 돌체 라떼, 더블 샷 등 15종은 300원, 프라푸치노 일부 등 7종은 200원, 돌체 블랙 밀크티 1종은 100원씩 각각 가격이 오른다.

    스타벅스 코리아 측은 “최근 급등한 원두 가격을 포함해 지속 상승 중인 각종 원부재료와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물류비 상승 등 각종 비용의 가격 압박 요인이 지속 누적됨에 따라 7년 6개월 만에 부득이하게 음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글로벌 유통망을 가진 대형 프랜차이즈가 대대적인 가격 조정을 예고하면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춘천지역 자영업자들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재료비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 결정으로 기존 단골손님을 놓칠까 우려돼서다.

     

    개인 카페가 밀집해있는 춘천 신북 상권. (사진=MS투데이 DB)
    개인 카페가 밀집해있는 춘천 신북 상권. (사진=MS투데이 DB)

    강원물가정보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 6일 기준 춘천지역 평균 커피(아메리카노 1잔) 가격은 3067원이다.

    퇴계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50)씨는 “가스, 전기 요금도 오른다고 하고, 원두 가격뿐 아니라 부재료 매입가 등이 많이 올라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며 “인근 다른 카페와 비교해 가격이 비싸다는 이미지가 생기면 기존 손님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결정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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