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육림랜드 호랑이 ‘대호’가 전하는 호랑이 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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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육림랜드 호랑이 ‘대호’가 전하는 호랑이 기운!
  •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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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1.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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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서 지방 유일한 호랑이 ‘대호’ 오줌 맞고 복권 사기도
30여년 육림랜드 지킨 마스코트 ‘호순이’ 박제해 전시
우리나라 상징 동물 호랑이···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어
동물원 갑론을박에도 “영구 장애 야생동물 보호 필요해”
육림랜드 호랑이 ‘대호’. (사진=육림랜드)
육림랜드 호랑이 ‘대호’. (사진=육림랜드)

중국의 판다, 러시아의 불곰, 미국의 흰머리수리, 인도의 코끼리, 영국의 사자와 같이 우리나라 하면 떠오르는 동물은 단연 호랑이다.

우리나라는 1988 서울올림픽의 호돌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수호랑처럼 우리나라의 마스코트로 꾸준히 호랑이를 밀어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야생 호랑이는 사라진 지 오래다. 환경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인 ‘한국범보전기금’에 따르면 우리나라 호랑이라고 불리는 ‘시베리아 호랑이’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해수구제정책, 즉 해로운 동물을 박멸함으로 사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대부분 사살됐다.

호랑이는 본래 야생에서 살아야 할 동물이지만 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그렇듯 현재는 동물원에서야 겨우 볼 수 있다.

 

 ‘대호’를 보러 온 관람객들. (사진=조아서 기자)
‘대호’를 보러 온 관람객들. (사진=조아서 기자)

다행히(?) 춘천시민들은 멀리 가지 않아도 호랑이를 볼 수 있다. 육림랜드 동물원은 강원도 영서지방에서 호랑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육림랜드는 야외 시설인 만큼 겨울에는 놀이기구를 타러 온 방문객의 발길이 현저히 줄지만 10일 새해를 맞아 육림랜드 동물원을 찾은 관람객은 꽤 많았다. 특히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곳은 호랑이 ‘대호’의 우리 앞이다.

▶호랑이 오줌 맞았다면 복권 사세요!

올해 12살 대호는 5살이었던 2015년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육림랜드로 이사왔다. 인도 호랑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벵골 호랑이’지만 대전에서 태어난 대한민국 태생이다.

이날 관람객 대부분이 호랑이 우리 앞에서 서성였지만 대호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지광근 육림랜드 관리부장은 “추운 겨울에는 청소시간 겸 아침 식사 시간인 오전 8시에서 10시 사이와 저녁 식사 시간인 오후 5시 말고는 온돌이 깔린 내실에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며 “추운 날에는 대호를 만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호’의 영역표시를 조심하라는 경고판이 우리 앞에 붙어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대호’의 영역표시를 조심하라는 경고판이 우리 앞에 붙어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하지만 관람객의 간절한 마음이 와닿았는지 대호가 귀한 몸을 이끌고 잠깐 얼굴을 내비쳤다. 우리 안을 어슬렁거리더니 이내 철창 가까이 엉덩이를 들이댔다.
 
이내 물(?)줄기를 발사했다. “조심하세요!” 지 부장의 외침에 주변 관람객들이 급히 몸을 피했다. 육림랜드 동물원은 철창을 사이에 두고 근처에서 동물을 볼 수 있는 대신 이렇게 예상치 못한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지 부장은 “대호가 종종 관람객 쪽으로 오줌을 눠서 안내문도 붙여놨다”면서도 “철창으로 돼 있어 종종 오줌을 맞는 사람이 있는데 대부분 ‘호랑이 오줌을 어디서 맞아보겠냐’며 복권 사러 간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만천리에 사는 박용한(39)·박기현(8) 부자는 “호랑이를 좋아해 육림랜드를 자주 찾는데 오늘 방학을 해서 같이 왔다”며 “올해가 호랑이의 해인 만큼 대호가 건강한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물원, 동물을 ‘보는’ 곳이자 동물을 ‘보호하는’ 곳

 

‘호순이’ 박제. (사진=조아서 기자)
‘호순이’ 박제. (사진=조아서 기자)

육림랜드에 가면 또 다른 호랑이가 한 마리 더 있다. 육림랜드의 마스코트였던 ‘호순이’다. 호순이는 30여년간 육림랜드를 지킨 장수 호랑이다. 육림랜드는 2015년 세상을 떠난 호순이를 애도하며 춘천시민과 함께한 추억과 시간을 간직하는 의미로 호순이를 박제해 전시해 두었다. 

호랑이는 야생에서 10년 정도 살지만 암컷 대호는 벌써 12살을 넘겼다. 사람 나이로 치면 70대 할머니다.

하지만 얼마 전 경기도 용인시에서 새끼 호랑이의 안타까운 부고 소식이 있었다. 지난해 태어난 에버랜드의 시베리아 호랑이 ‘강산’이 지난 8일 급성 기도 폐쇄로 질식사했다. 임인년의 첫 호랑이 사망사고다. 지 부장은 “굉장히 드문 사고”라며 안타까워했다. 

동물원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어김없이 동물 학대냐, 동물 보호냐는 갑론을박이 고개를 든다. 하지만 지 부장은 “희귀동물 말고도 자연에는 보호가 필요한 동물들이 있다”며 “자연과는 분명 다른 환경이지만 동물보호법에 따라 야생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날지 못하는 수리 부엉이 ‘수리’. (사진=조아서 기자)
날지 못하는 수리 부엉이 ‘수리’. (사진=조아서 기자)

육림랜드는 강원대학교병원 야생동물구조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연 방생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동물을 보호하고 있다. 수리부엉이 ‘수리’와 ‘부엉이’는 날개에 장애가 있어 날지 못해 자연 대신 이곳으로 왔다. 화천에서 구조된 삵 두 마리 ‘공이’와 ‘양이’도 왼쪽 다리를 잃은 어미 곁에서 죽기 직전 구조됐다. 발가락 하나가 잘린 독수리 ‘독이’와 ‘수리’도 마찬가지다.

지 부장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인 만큼 동물들의 건강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을 보러 온 관람객들에게 “동물들을 위한다면 동물들 앞에서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우리 안으로 돌이나 과자를 던지지 않는 등 최소한의 예절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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