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2022] ‘attacca subito’ 송유진 지휘자, 클래식 문턱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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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컴 2022] ‘attacca subito’ 송유진 지휘자, 클래식 문턱 낮춘다

    춘천시립교향악단 6회 상임지휘자 선임
    “클래식 어렵다는 편견 바꾸는 역할 할 것”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춘천시향이 목표”

    • 입력 2021.12.21 00:01
    • 수정 2021.12.22 00:09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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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립교향악단 제6회 상임지휘자로 선임된 송유진 지휘자. (사진=춘천시립예술단)
    ​춘천시립교향악단 제6회 상임지휘자로 선임된 송유진 지휘자. (사진=춘천시립예술단)

    클래식은 편견이 많은 음악이다. 무엇이 선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루하다’거나 ‘어렵다’는 생각에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사실 낯설다는 건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양가감정이다. 관객들의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꾸는 것이 클래식의 과제이자 목표일 것이다.

    올해 6년여간의 임기를 마치는 이종진 지휘자에 바로 이어서(attacca subito) 춘천시립교향악단을 이끌 송유진 지휘자는 1월 20일 춘천시향의 2022 신년 음악회에서 처음 춘천 관객들과 마주한다.

    송 지휘자는 지자체 교향악단의 최우선 과제로 시민과의 호흡을 꼽았다. “시·도립 교향악단들은 지자체에서 행정적,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순수예술의 가치를 지키는 설립 취지를 잃지 않으며 시민들에게 선택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죠.”

    이러한 이유로 그는 자연스럽게 관객 친화적인 클래식을 추구해 왔다. 하지만 클래식이 마냥 좋았던 그에게는 클래식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게 더 어려웠다고 한다.

    “예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사람들은 왜 어려워하지?’라는 조금 순진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지휘를 시작하고 나서 배경 지식이나 관심이 없다면 클래식이 대중에게 얼마나 생경한 분야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도와주는 가이드가 필요하고 제가 그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소울 푸드는 다르지만 골고루 청취 중요

    그에게 ‘왜 클래식이 좋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원론적인 물음에 은유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대중음악은 패스트 푸드, 클래식 음악은 슬로우 푸드라고 비교하고 싶어요. 물론 개개인의 소울 푸드는 다르죠. 하지만 건강하려면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섭취해야 하듯 잘 차려진 정찬과 같은 고전음악이 식단에서 빠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는 ‘클포자(클래식 포기자)’에게 클래식에 다가가는 꿀팁으로 ‘쪼개 듣기’를 추천했다. 자극적인 노래에 길들여진 우리의 귀를 치료하는 처방이다.

    “한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으려 하지 마세요. 고전음악은 호흡이 매우 길거든요. 마치 옛 대문호들의 장편소설이 등장인물의 상세한 묘사를 위해 몇 페이지를 할애하는 것처럼요. 듣다 보면 자신에게 좋은 부분을 찾게 될 것입니다. 그 부분만 계속 들으세요. 저 역시 그런 방법으로 한 작품을 점점 좋아하고 최애하는 작품들이 늘었으까요.”

     

    ​춘천시립교향악단 제6회 상임지휘자로 선임된 송유진 지휘자. (사진=춘천시립예술단)
    ​춘천시립교향악단 제6회 상임지휘자로 선임된 송유진 지휘자. (사진=춘천시립예술단)

    ▶그가 만들어낼 춘천과의 하모니

    그는 춘천시민들과 친해지는 과정을 임기 첫해의 목표로 잡았다. “춘천시향의 연주회를 찾는 관객들에게 집중할 생각입니다. 어떻게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얼마나 다양한 레퍼토리들을 들려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춘천시향 단원과 관객에게 다양한 연주자들과 함께할 기회를 확대하고 싶어요.”

    송 지휘자는 모스크바심포니오케스트라의 객원 지휘자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음악감독을 역임했다. 또 KBS교향악단, 성남시립교향악단 등과도 합을 맞췄다. 최근에는 울산시립교향악단에서 부지휘자를 지냈다.

    다양한 단체를 거친 그는 춘천시향의 강점으로 “관객층이 탄탄하다”는 점을 뽑았다. “교향악단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시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탄탄한 관객층을 보유하고 있어요. ‘시립교향악단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명제의 필요조건을 충족한 거죠.”

    그는 춘천시향을 ‘깨지기 전 계란(An Egg Before It Is Broken)’이라고 표현했다. 우선 계란은 매우 소중히 다뤄야 한다. 또 셰프의 손에 따라 다양한 요리로 완성된다. 춘천시향에 대한 각별한 마음과 다채롭고 풍부한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포부를 적절히 담은 비유다. 

    “근본적으로 오케스트라가 없다면 지휘자의 존재 가치는 부정 받습니다. 최종 결정권과 모든 책임을 갖는 자리지만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과 공유, 명확한 의사 전달로 춘천시향의 완성도 높은 화합을 끌어내겠습니다. 시민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교향악단이 돼야죠.”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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