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의원들이 춘천시가 준비하는 고령친화도시 인증(본지 12월 14일자 보도) 추진에 드는 연구용역비의 실효성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국제인증을 받으면 실질적으로 시민이 받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시의원들은 14일 열린 제314회 춘천시의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2021년도 제3회 추가경정 세입·세출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춘천시가 편성한 WHO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위한 연구용역비가 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양욱 시의원은 “시가 고령친화도시를 지향한다고 하면 이에 걸맞은 정책을 수립해 시행하면 된다”며 “굳이 왜 인증을 받아야 하며, 그걸 준비하기 위한 학술연구용역이 왜 필요한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의문을 표했다.

그는 “예를 들어 법정 문화도시를 추진하면서 필요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사전 준비를 하거나 여성친화도시 인증을 받기 위해 연구용역을 한다는 건 이해하지만 슬로우시티, WHO 고령친화도시 인증은 법정 인증이 아니지 않나”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연구용역이 실시된 이후에도 사업화가 되지 않는 사업들이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학술연구용역은 정책에 반영하고 사업화를 하기 위한 것이지 않나. 시행된 학술연구용역 중에서 사업화되지 않는 학술용역이 시민주권활성화 추진, 도시교통정비 중장기 계획 수립 등 약 10개 정도”라며 “춘천시 전 부서가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민 시의원도 “고령친화도시 인증이 되면 어떤 혜택을 받냐. 각 나라와 지자체별로 상황이 다르지 않냐. ‘고령친화도시’라는 이름은 거창하지만 용역비가 6000만원으로 책정됐다”며 “민선7기 들어와서 용역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춘천시 학술 연구용역 사업비는 2020년 17억6000만원에서 2021년 약 20억 정도로 15%가량 증가했고, 내년에는 19%가 증액된 23억7000만원이 편성됐다.

김춘옥 춘천시 경로복지과장은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추진하는 데 있어 WHO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이 있다. 8개 분야의 영역에 부합하는 고령친화적인 사업을 발굴해야 하는데 여건 분석과 실태조사 등 전반적인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용역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에 대한 직접 혜택이라기보다 선진화된 고령친화 환경에 필요한 정책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같이 고민하려고 한다”며 “노인복지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로 돼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분석해 시에 맞는 고령친화 환경과 정책사업 발굴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춘천시는 내년부터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인증’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는 일반운영비(1000만원), 연구용역비(6000만원)을 포함한 7000만원을 내년도 당초예산안에 편성했다. 사업 기간은 내년 4월부터 2023년 3월까지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