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크리에이터] “나를 배설하다”, 예술치유단체 ‘몸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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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크리에이터] “나를 배설하다”, 예술치유단체 ‘몸의 대화’

    마음속 응어리 배출하는 예술치유 기획
    재미와 편안함 모두 잡은 연출로 인기
    “춘천서 시즌제 프로그램 여는 것 목표”

    • 입력 2021.12.04 00:01
    • 수정 2023.09.07 11:51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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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고유 자원을 사업화, 대안적인 자영업 생태계를 제안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돕기 위해 ‘우리 동네 크리에이터’를 연중 기획으로 보도합니다. <편집자>

    “눈을 보면 깊이 담아뒀던 본인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어 하는데 연예인 이야기, 가십거리만 이야기하게 되더라고요. 어느 날 그게 너무 답답하게 느껴져서 ‘우리 그러지 말고 배설해보자’라고 외쳤죠.”

    코로나19와 취업, 인간관계 등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 정신건강이 지치고 약해졌다면 이들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바로 예술치유단체 ‘몸의 대화’다.

     

    예술치유단체 ‘몸의 대화’ 기획자 예니(왼쪽)와 도도. 사진=몸의 대화
    예술치유단체 ‘몸의 대화’ 기획자 예니(왼쪽)와 도도. 사진=몸의 대화

    이들은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한 시민들의 회복을 돕는 예술치유 프로그램과 전시, 행사, 퍼포먼스 등을 기획·진행하는 단체다.

    각자가 지닌 우울함, 스트레스, 고민 등을 자기개방과 자가진단을 통해 밖으로 ‘배설’하는 것이 치유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몸의 대화는 예니(본명 김예은·30)와 도도(본명 김도하·30) 기획자를 필두로 각 예술치유 프로그램 성격에 맞춰 합류하는 16명의 객원 멤버가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춘천문화재단의 ‘빈집 프로젝트 : 인생공방’ 사업을 통해 조성된 예술치유 공간 ‘스무디시스템’에 지난해 11월 입주하면서 서울에서 춘천으로 거점을 옮겼다.

    ▶“캐주얼한 예술치유를 만듭니다”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6일 동안 약사동에 있는 스무디시스템에서 총 7개의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 ‘마음치유주간 3탄’이 열렸다.

    ‘몸의 대화’가 준비한 해당 프로그램들은 재미와 진지함, 그리고 편안함을 적절히 섞어 처음 참가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예술치유로 기획됐다.

    이처럼 ‘몸의 대화’의 예술치유 프로그램들은 ‘캐주얼’하다.

    마음치유주간 3탄은 의자에 앉아 얼굴을 마주 보며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닌 가면을 쓰고, 익명으로 각자의 비밀을 터놓는 대화모임부터 여러 개의 질문이 적힌 보드게임으로 본인 마음을 들여다보거나, 입욕제와 VR 가상현실을 이용한 치유 등 일상에서도 본인을 돌아볼 수 있는 가벼운 형태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예술치유주간에 진행된 다양한 프로그램들. 사진=몸의 대화
    예술치유주간에 진행된 다양한 프로그램들. 사진=몸의 대화

    오락적인 치유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독립된 공간에서의 1인 명상, 음식과 함께하는 피크닉과 티타임 등 일반적인 형태의 잔잔한 치유 프로그램들도 준비했다.

    앞서 ‘마음치유주간 2탄’은 9월 5일, ‘마음치유주간 1탄’은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스무디시스템에서 진행했다. 프로그램은 인형 만들기, 그림 그리기 등의 참여형 예술치유부터 퍼포먼스, 참여형 전시까지 매번 다르게 구성했다.

    예니 기획자는 “마음치유주간은 춘천에서 개최한 예술치유 프로그램 중 가장 큰 행사였다”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 마음치유주간을 다시 연다면 더 다양하고 캐주얼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예술치유주간에 진행된 다양한 프로그램들. 사진=몸의 대화
    예술치유주간에 진행된 다양한 프로그램들. 사진=몸의 대화

    ▶“춘천서 시즌제 워크숍 개최하고파”
    ‘몸의 대화’의 목표는 예술치유 프로젝트 중 가장 규모가 큰 ‘시즌제 워크숍’을 춘천에서 진행하는 것이다.

    시즌제 워크숍은 특정 공간을 정하고, 그곳에서 받은 영감을 공연으로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춘천에 오기 전 총 5개의 시즌제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은 △시즌 1.0 1967년에 지어진 목욕탕 △시즌 2.0 해방 직후 지어진 병원 △시즌 3.0 카바레로 설정한 지하주차장 △시즌 4.0 모텔 △시즌 5.0 공공기관 등지에서 각기 다른 주제와 형태로 꾸며졌다.

    예니 기획자는 “시즌제 워크숍 대부분이 유휴 공간에서 진행됐다”며 “춘천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시즌제 워크숍을 진행하자는 이야기가 팀 내부에서 나온 만큼 내년에는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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