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원도심에 등장한 ‘오징어 게임’ 인기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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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원도심에 등장한 ‘오징어 게임’ 인기 만점

    명동, 전통시장 등 원도심에서 ‘원징어 게임‘ 개최
    이벤트별 선착순 50명··· 춘천사랑상품권 1만원 받아
    동심으로 돌아간 ‘어른이‘··· 골목 놀이 옛추억 떠올려
    주최측 “시민참여형 원도심 상권 부흥 이벤트 지속”

    • 입력 2021.11.30 00:01
    • 수정 2021.12.01 00:03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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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게임’ 복장을 한 ‘원징어 게임’ 진행요원과 상권르네상스사업단 관계자들. (사진=조아서 기자)
    ‘오징어 게임’ 복장을 한 ‘원징어 게임’ 진행요원과 상권르네상스사업단 관계자들. (사진=조아서 기자)

    지난 주말 춘천 명동 일대에서 ‘오징어 게임’이 열렸다.

    27일 오후 1시 춘천 명동 일대에서 ‘원징어 게임’이 시작됐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서 화제가 된 ‘달고나 챌린지’ ‘딱지치기’ ‘구슬 홀짝’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의 게임이 전통시장, 브라운5번가, 명동, 지하도상가에서 선착순으로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오징어 게임’의 빨간 점프수트를 입고 장난감 총을 찬 진행요원들과 초록색 체육복을 입은 상권르네상스사업단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상권르네상스사업단 관계자는 “원도심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에 맞게 참가자들끼리 경쟁하지 않고 참가자와 진행요원 1대 1로 게임을 진행한다”며 “230만원의 춘천사랑상품권이 게임에서 이긴 참가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시작과 동시에 승자 속출··· ‘1만원의 행복’

     

    ‘달고나 챌린지’ 이벤트에 사용한 달고나 100개. (사진=조아서 기자)
    ‘달고나 챌린지’ 이벤트에 사용한 달고나 100개. (사진=조아서 기자)

    가장 인기를 끈 게임은 ‘달고나 챌린지’였다. 달고나가 비치된 전통시장 고객쉼터 앞마당에는 오후 1시가 되자마자 달고나 게임을 하러 온 가족 단위 참가자들로 붐볐다. 진행요원에게 브라운5번가, 육림고개, 명동, 지하상가, 새명동, 중앙시장, 제일시장, 요선상점가를 묶는 원도심 상권에서 5000원 이상 구매한 영수증을 보여주면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다.

    달고나에는 동그라미, 세모, 별, 우산 모양이 2개씩 짝지어 랜덤으로 그려져 있었다. 참가자들은 비교적 쉬운 동그라미나 세모 위주로 공략했다. 첫 성공자는 동면 장학리에 거주하는 김민재(9), 김민지(9) 쌍둥이 남매였다. 

    남매의 부모는 “아이들은 오징어 게임을 못 봤지만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달고나 챌린지’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며 “가족끼리 와서 게임도 즐기고 아이들에게 새로운 놀이를 알려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기뻐했다.

     

    ‘달고나 챌린지’에 성공하고 진행요원에게서 받은 성공 확인증. (사진=조아서 기자)
    ‘달고나 챌린지’에 성공하고 진행요원에게서 받은 성공 확인증. (사진=조아서 기자)

    기자도 ‘달고나 챌린지’에 도전했다. 쉬워 보이는 세모와 승부욕을 자극하는 우산이 그려진 달고나를 선택했다. 성패는 상관없다는 마음이었지만 막상 이쑤시개를 들자 손이 떨렸다. 

    선을 따라 다섯 번째 구멍을 냈을 때 바싹하는 소리와 함께 달고나가 쪼개졌다. ‘실패구나’하는 직감과 달리 선을 따라 예쁘게 쪼개진 달고나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대신 우산 모양은 손도 못 대보고 실패했다. 그래도 둘 중 하나만 성공하면 통과다. 진행요원과 성공기념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1만원짜리 상품권을 받았다.

     

    기자가 ‘달고나 챌린지’에 성공해 받은 1만원짜리 춘천사랑상품권. (사진=조아서 기자)
    기자가 ‘달고나 챌린지’에 성공해 받은 1만원짜리 춘천사랑상품권. (사진=조아서 기자)

    달고나 챌린지는 게임이 시작된 지 70분 만에 선착순 달고나 50개와 여분 50개가 모두 동나면서 제일 빨리 마무리됐다.

    곳곳에서 진행된 이벤트 중 첫 상품 수령자가 나온 게임은 ‘딱지치기’였다. 가장 먼저 상품을 수령한 김현우(27)씨는 “브라운5번가를 지나다 우연히 딱지치기 게임을 하길래 참가했다”며 “춘천사랑상품권은 여기저기서 사용하기 좋아 조만간 바로 사용할 것 ”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어른이’가 더 신났던 ‘무궁화 꽃이~’

     

    진행자가 참가자들에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규칙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조아서 기자)
    진행자가 참가자들에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규칙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조아서 기자)

    메인 이벤트였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다른 이벤트들과 달리 낮 12시부터 선착순으로 참가자 등록을 받고, 게임은 지하도상가에서 오후 2시와 4시 두 차례 열렸다.

    낮 12시 7분 첫 참가자가 등록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차에 1번, 2번 참가자는 강민규(46·퇴계동), 강채현(9) 부녀였다. 이들은 “명동에 놀러 왔다가 이벤트 현수막을 보고 시간 맞춰 줄을 섰다”며 “오후 2시까지 주변 상점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후 2시 중앙분수대에 모인 25명의 1차 참가자는 게임을 위해 중앙로 끝으로 이동했다. 30m 남짓한 거리를 4번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호 동안 이동하면 성공이다. 대신 멈출 때는 귀여운 포즈, 섹시한 포즈, 사랑스러운 포즈를 취해야 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진행자가 참가자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진행자가 참가자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구호를 외친 지 3번 만에 대부분 결승선 안으로 들어왔다. 게임 진행자는 마지막 구호를 남겨두고 귀여운 포즈로 멈춰 선 성인 참가자 3명에게 인터뷰를 시도했다. 한 참가자는 게임이 재미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이가 오자고 졸라서 억지로 왔는데 게임을 하면서 내가 더 신나게 놀고 있다”고 대답했다.

    혼자 게임에 참가한 김유미(51·여·우두동)씨는 “어렸을 때 놀다가 ‘밥 먹어라’ 소리에 집에 들어가던 때가 떠올랐다”며 추억을 회상했다. “요즘 스마트폰에 빠져 사는 아이들이 많은데 최근 동네 놀이터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소리가 들리더라”며 “깡통차기, 땅따먹기, 고무줄 놀이 등 우리나라 전통 놀이에 재미있는 게임이 많은데 아이들이 이렇게 옛 골목 놀이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3번으로 게임에 참가한 기자는 사진을 찍느라 탈락했다. 1차 참가자 중 기자를 뺀 나머지 24명 전원이 게임을 통과해 상품을 받아 갔다.

    ▶‘오징어 게임’에 진심인 사람들··· 실제 소비로 이어지기도

     

    ‘오징어 게임’ 코스튬을 완벽히 재현한 참가자가 ‘구슬 홀짝’ 게임을 하는 모습. (사진=조아서 기자)
    ‘오징어 게임’ 코스튬을 완벽히 재현한 참가자가 ‘구슬 홀짝’ 게임을 하는 모습. (사진=조아서 기자)

    거리 곳곳에는 ‘오징어 게임’ 코스튬을 한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구슬 홀짝’ 게임에서 만난 4인 가족(후평동)은 라디오에서 이벤트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나왔다고 했다. 빨간 점프수트와 검은 마스크, 검은 장갑까지 ‘오징어 게임’의 코스튬을 재현한 아들이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부모는 “요즘 유튜브와 TV에서 오징어 게임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유행이라 아이들도 다 알더라”며 “지난 핼러윈 때 아들 성화에 사준 옷이 이렇게 또 쓰일지 몰랐다”고 웃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6번, 17번 참가자 고현재(9), 고은재(3) 형제가 게임 진행자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6번, 17번 참가자 고현재(9), 고은재(3) 형제가 게임 진행자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16번, 17번 참가자 고현재(9), 고은재(3·최연소 참가자 추정) 형제도 ‘오징어 게임’에 흠뻑 빠진 모습이었다.

    함께 온 형제의 어머니는 “얼마전 풍물시장에서 옷을 샀는데 이벤트 때문에 준비한 건 아니지만 한 번 더 입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가자고 해서 나왔는데 이벤트에 참여하려고 오늘 이것저것 샀다”며 “단발성이지만 상권 살리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20대에는 명동이 정말 붐볐는데 오랜만에 왔더니 문 닫은 가게가 많아 추억이 없어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자주 와야겠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2차의 13, 14, 15번 참가자 장현아(16), 권다혜(16), 하현주(16) 학생은 “학교에서 ‘오징어 게임’ 명대사도 유행하고 체육 시간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한다”며 “오늘 게임에 참가하려고 지하도상가에서 쇼핑했다”고 강조했다.

    ▶시민 참여형 이벤트 ‘원도심 상권 살리기’

     

    상품을 받기 위해 줄을 선 게임 참가자들. (사진=조아서 기자)
    상품을 받기 위해 줄을 선 게임 참가자들. (사진=조아서 기자)

    상권르네상스사업단은 ‘원징어 게임’ 선착순 참가자를 230명으로 추산했다. 29일 기준 13명이 아직 상품을 수령하지 않았다. 중복 참여가 가능했지만 대부분 가족 단위 참가자가 많아 실제로 게임을 즐긴 시민들은 더욱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효화 상권르네상스사업단 단장은 “유명하고 관심을 끌기 쉬워서 ‘오징어 게임’을 접목한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게임들이 단순해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1회성 이벤트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오늘 하루 명동 주변에서 재미있는 게임도 즐기고 아이들과 추억을 쌓은 가족들이 많았다”며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들이 이곳에 생기를 불어넣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권르네상스사업단은 앞으로도 시민 참여 이벤트를 준비해 원도심 상권 매출 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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