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소리를 찾아서’··· 이유라 시립국악단 초대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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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의 소리를 찾아서’··· 이유라 시립국악단 초대 예술감독

    십수년 공론 끝에 시립국악단 창단··· 지역 소리 발굴과 계승
    이유라 명창 “시민과 호흡하며 공감하는 시립국악단 되겠다”

    • 입력 2021.11.26 00:01
    • 수정 2021.11.27 00:03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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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국악원에서 만난 이유라 춘천시립국악단 예술감독. (사진=조아서 기자)
    춘천국악원에서 만난 이유라 춘천시립국악단 예술감독. (사진=조아서 기자)

    “춘천시민과 소통하는 시립국악단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춘천시립국악단이 출범한다. 춘천문화재단은 지난 1일 춘천시립국악단 초대 예술감독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 이유라 명창을 위촉했다.

    이 감독은 1991년 춘천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만 해도 민요의 불모지였던 강원도와 춘천에 국악 인재를 가르칠 전문가가 없었다. 그는 스승인 안비취 경기민요 명창의 권유로 10년간 서울과 춘천을 오가며 후학을 양성했다. 2000년 춘천에 정착했고, 이듬해부터 강원소리진흥회 이사장과 춘천국악원 원장으로 활약하며 강원지역 민요계의 ‘시조’로 자리 잡았다.

    “국악의 불모지였던 춘천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며 뿌려두었던 씨앗들이 자라 현재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뿌듯합니다. 시립국악단은 또 다른 씨앗들을 뿌리고, 이 씨앗들이 자라 춘천 국악계에 큰 효과를 내기를 기대합니다.”

    시립국악단이 창단하면서 춘천시립예술단은 시립교향악단, 시립합창단, 청소년교향악단, 청소년합창단, 인형극단과 함께 춘천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했다. 

    시립국악단은 십수년 전부터 국악 활성화와 지역 소리 계승을 위해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최근에는 지역사 기록, 즉 아카이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지역의 소리를 발굴·해석하고 새롭게 창조하는 시립국악단의 기능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립국악단 창단에 늦은 감은 있어요. 하지만 예술은 살아 움직이는 것으로 지금 시점에서 느끼고 보이는 것들을 노래할 수 있죠. 춘천 시민의 삶, 마을 곳곳의 이야기를 소리로 풀고 잊혀 가는 풍습들을 전달하면서 지역 문화를 회상하고 되새길 수 있는 공감 가는 공연을 만들 겁니다.”

     

    이유라 예술감독은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화예술인 지도자 과정을 수료했고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를 이수했다. 이유라 명창이 민요를 열창하는 모습. (사진=춘천국악원)
    이유라 예술감독은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화예술인 지도자 과정을 수료했고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를 이수했다. 이유라 명창이 민요를 열창하는 모습. (사진=춘천국악원)

    춘천시립국악단은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과 달리 기악이 아닌 민요, 판소리 등 성악 단원을 모아 차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예술감독 1명, 기획자 1명, 단원 5명 총 7명으로 구성된다.

    다음 달까지 단원 모집을 마무리한 뒤 내년 1월부터 정식으로 활동하고 5월부터 정기공연을 한다. 시립국악단은 1년에 정기공연 2회, 특별기획 1회와 다수의 찾아가는 공연을 펼친다.

    “시립국악단 출범은 시민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의 장르와 범위가 확대되고 선택권이 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문화 소외지역은 예술 접근성이 떨어져요.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해 찾아가는 국악 공연을 활성화할 겁니다. 단 몇 명만이라도 모인다면 깊고 먼 마을까지 찾아가 생활공간 가까이에서 국악을 즐기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어요.”

    지역민의 문화 향유권을 지키는 일이 시립국악단의 의무이자 자신의 역할이라는 그는 젊은 층 공략을 위한 국악 창작곡과 민요를 사랑하는 시민들을 위한 참여형 공연도 선보인다.

    “민요는 우리의 흥을 가장 잘 나타내는 음악입니다. ‘얼쑤’ ‘얼씨구’에 몸과 마음이 풀어지고 어디든 축제의 장으로 만들 수 있죠. 코로나19로 위축된 마음을 민요로 위로하고 달래면서 시민들과 함께 웃고 우는 시민 밀착형 국악단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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