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웹툰에 춘천이?” 이연지 웹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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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보는 웹툰에 춘천이?” 이연지 웹툰 작가  

    1인 창작 웹툰 스튜디오 ‘담을스튜디오’ 대표
    춘천 영향 받아··· 웹툰·캐릭터 속속 춘천 풍경

    • 입력 2021.11.08 00:01
    • 수정 2021.11.09 06:58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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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K-콘텐츠 전성시대다. 전 세계를 휩쓴 K-드라마 ‘오징어 게임’부터 유수의 영화제에서 이름을 빛낸 K-영화 ‘미나리’와 ‘기생충’까지. 그중에서도 떠오는 새로운 한류 강자가 있으니 바로 K-웹툰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해외시장 전체로 따지면 7조원 규모까지 불어난다. 웹툰 시장은 매년 평균 20% 이상 늘면서 디지털 콘텐츠 분야 중에서도 두드러진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한국 웹툰은 스마트폰을 통해 위에서 아래로 읽어 나가는 세로 스크롤을 활용한다는 독자적인 특징이 있는데 웹만화라 통칭되는 외국의 많은 플랫폼에서도 이러한 형태를 차용하고 있다.

    이러한 웹툰 세계에 뛰어든 춘천 신예 작가가 있다. 웹툰 지망생에서 어엿한 웹툰 스튜디오 대표로 성장한 신예 작가 이연지(25) ‘담을스튜디오’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세계로 뻗어 나가는 웹툰 시장에서 춘천이라는 로컬 스토리로 도전장을 내민 이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연지 담을스튜디오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이연지 담을스튜디오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연재를 목표로 웹툰 공모전을 찾아 헤매던 웹툰 작가 지망생이었다. 그가 사업체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자꾸만 잃어가는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기 위해서였다. 공모전 일정에 따라 작품을 기획하고 완성하면서 장기적 목표를 잃고 웹툰을 생업으로 발전시키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담을스튜디오를 설립했다. 

    “담을스튜디오는 ‘스토리를 담고 싶다’는 의미에요. 이야기에 은유적인 메타포를 장치하는 것을 즐기는 저의 스타일을 각종 비유와 지역적 요소를 담겠다는 의지이자 포부로 표현했죠.” 

    필명 역시 소소하고 쓸데없는 뒷이야기에 관심 많은 자신의 성격을 담아냈다. 이 대표는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본 줄거리와 관계없이 흥미로 하는 딴 이야기’라는 의미의 ‘여담(餘談)’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사소한 습관부터 소소한 추억까지 잘 기억하는 자신의 능력을 웹툰 작가로서의 강점으로 승화시켰다.

    “그림은 웹툰의 얼굴이라고 해요. 독자는 웹툰의 첫인상을 그림으로 판단해요. 하지만 독자가 웹툰을 꾸준히 읽게 하는 힘은 이야기에서 판가름 나요. 독자의 충성도는 내실 있는 이야기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제 주변에서 얻은 개연성 있고 디테일이 살아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웹툰에 자주 반영하고 있어요.”

     

    경춘선을 배경으로 작업한 그림. (사진=이연지 대표)
    경춘선을 배경으로 작업한 그림. (사진=이연지 대표)

    자신의 주변에서 영감을 얻는 이 대표의 웹툰과 캐릭터는 구석구석에 춘천이 녹아 있다. 그가 ‘귀향’을 주제로 제작한 작품은 경춘선을 타고 가평에서 춘천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강의 모습이 나타난다. 또 드림스타트 체험수기 웹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웹툰 ‘리틀 해피니스’는 그가 춘천의 한 사진관에서 일하며 춘천 군부대의 군인 가족, 춘천 장수 어르신들, 춘천 저소득층 가족들을 만났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대부분 웹툰 배경은 서울이에요. 로컬 소재가 너무 적어요. 단순히 형식적으로 지역적 요소를 담아내는 지역 홍보성 웹툰 말고 작가 스스로가 잘 알고, 자주 보는 지역을 배경으로 설정해 그곳에서의 경험을 담은 웹툰을 그리려 해요. 나만 할 수 있는, ‘나스러움’을 표현한 웹툰을 그리다 보니 춘천, 강원도가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스며들어 있더라고요(웃음).”

     

    이연지 대표가 그린 강원콘텐츠코리아랩의 브랜드 이모티콘 ‘쏘양이’ (사진=이연지 대표)
    이연지 대표가 그린 강원콘텐츠코리아랩의 브랜드 이모티콘 ‘쏘양이’ (사진=이연지 대표)

    최근 그가 열중하고 있는 작품은 강원콘텐츠코리아랩의 브랜드 이모티콘 ‘쏘양이’다. 강원콘텐츠코리아랩의 의뢰를 받아 제작하게 된 쏘양이는 소양강을 의인화한 캐릭터로 작가적 소양을 키우자는 의미도 포함했다. 쏘양이 이모티콘은 11일 발표되며 앞으로 강원콘텐츠코리아랩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활용된다.

    그는 다마스밴을 타고 강원도 곳곳을 돌아다니며 스냅 사진을 찍어주는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웹툰 ‘스냅버스 033’을 기획하고 있다. 사람들의 추억과 행복한 시간을 찍어주는 사진가 여자 주인공과 그런 여자 주인공의 강원도 여정을 함께하게 된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강원도 지역 번호 033을 제목에 붙여 강원도의 아름다움, 그 속에 강원도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보여주려 해요. 사실 춘천에 살면서 이곳에서 일어나는 많은 이야기와 춘천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대단한 비전은 없지만 저에게 항상 영감을 주는 춘천에서 저만의 아이템을 발굴하며 스토리가 있는 모든 작업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지극히 한국적인 요소가 먹히는 시대, 굳이 한국의 정서를 강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묻어난 한국 감성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억지로 춘천을 강조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묻어난 춘천 풍경에 전 세계가 주목할 춘천-웹툰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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