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도 오지 않는 신차...중고차 값은 ‘천정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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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려도 오지 않는 신차...중고차 값은 ‘천정부지’

    • 입력 2021.10.29 00:01
    • 수정 2021.10.30 00:04
    • 기자명 배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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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정 모씨(26)는 기아자동차 대리점에서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모델을 계약했다. 대리점에서는 9개월 후에나 차를 받을 수 있다고 공지했다. 물론 이마저도 확실한 것은 아니다. 대리점 직원은 내년 상황에 따라 더 빨라지거나 늦어질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정 씨는 “다른 대리점에도 가봤지만 비슷한 답변을 들었다”며 “언제 나올지 모르지만, 순번이라도 받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했다”고 전했다.

    #차 모씨(26)는 얼마 전 중고차를 샀다. 전에 사용하던 차가 망가졌기 때문이다. 지인들이 몇 개월째 신차를 못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중고차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중고차로 눈을 돌린 사람이 많아 중고차 가격은 오를 대로 오른 상태였다. 차 씨는 중고차임에도 비싼 가격에 망설였지만 출·퇴근을 위해 차가 당장 필요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차량을 계약해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춘천의 한 자동차 판매점에 따르면 일부 인기 차종은 지금 계약을 해도 출고까지 6~8개월이 걸린다. 반도체 수급이 곧 정상화된다는 가정하에서다.

    이런 이유로 중고차와 수입차, 수입 인증 중고차, 전시차 등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들도 늘었다.

    특히 바로 구할 수 있는 중고차는 몸값이 뛰었다. 주행거리 1만㎞ 미만의 신차급 중고차는 새차 가격을 초과하는 등의 가격 역전 현상까지 보인다.

    연식이 오래된 중고차들도 가격이 오른 것은 마찬가지다.

    보통의 중고차들은 감가상각으로 연식이 오래될수록 가격이 내려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신차 출고가 장기화하고 귀해지면서 중고차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연식이 같은 중고차 가격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오른 사례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중고차 매매 업계도 난감한 상황이다. 새 차가 많이 나와야 중고차도 시장도 순환되지만, 신차 출고 지연에 따라 중고차 수급도 어려워 중고차 딜러간 경쟁도 치열하다. 중고차 가격이 오르는 주요 원인이다.

    허원영 강원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춘천지부장은 “중고차를 사는 소비자들은 좋은 차를 저렴하게 사고 싶은 마음이지만, 새 차 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주고 사야 한다면 장점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또 중고차 수급이 어려워 다양한 매물을 갖추지 못하다 보니 소비자가 원하는 차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지인 기자 bji0172@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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