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민, 작가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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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민, 작가되다

    시립도서관 프로그램··· 적극적 독서 체험
    자서전·그림책 등 직접 만든 책자 발간
    어른의 지혜와 아이들의 시선 담은 도서

    • 입력 2021.10.19 00:01
    • 수정 2021.10.22 14:46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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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립도서관 프로그램을 통해 10~11월 발간을 앞둔 자서전과 태몽그림책 표지. (사진=춘천시립도서관)
    춘천시립도서관 프로그램을 통해 10~11월 발간을 앞둔 자서전과 태몽그림책 표지. (사진=춘천시립도서관)

    춘천시민이 독자와 작가의 경계를 허물고 창작자로 발돋움한다. 

    춘천시립도서관에서 ‘도서관 지혜학교-내 인생 책으로 쓰기’ 프로그램을 통해 완성한 자서전과 ‘우리 아이 태몽그림책 만들기’ 프로그램 참여자가 만든 그림책을 발간한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독자로 접했던 책에 작가로 참여해 적극적인 독서를 체험하고 출판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통해 지역사회 책 문화 형성에 기여했다.

    은퇴자와 ‘장년(長年)’을 대상으로 한 ‘도서관 지혜학교-내 인생 책으로 쓰기’ 프로그램은 자서전 쓰기를 통해 참여자들에게 인생을 기록하고 인생 2막을 재설계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자서전 ‘어느 가을의 단편’을 출간하는 장년 7명은 인생의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앞두고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아이 태몽그림책 만들기’ 프로그램에서는 자녀의 태몽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 부모가 자녀와의 뜻깊은 만남을 추억하고 간직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프로그램 강사였던 김용철 그림책 작가는 프로그램 참여자인 엄마 5명에게 글보다 그림이라는 표현 방법을 교육하며 아이와 부모가 모두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을 완성하기 위해 표현력·창의력을 이끌어내는 수업을 진행했다. 완성된 그림책은 '꽃이 피는 날' '노랑 열매' '빛의 아이' '밤나무 숲에 가면' '달빛 호랑이' 5종이다.

    ▶먼저 살아본 인생 선생(先生)··· “과거 성찰·미래 계획 필요”

     

    ‘어느 가을의 단편-숲속을 지나 꽃길에서’를 펴낸 박종연씨. (사진=조아서 기자)
    ‘어느 가을의 단편-숲속을 지나 꽃길에서’를 펴낸 박종연씨. (사진=조아서 기자)

    시립도서관 강좌를 통해 자서전 ‘어느 가을의 단편-숲속을 지나 꽃길에서’를 발간하는 박종연(70)씨는 울산대학교를 거쳐 강원대학교까지 45년 이상 강단에 서며 제자들에게 가르쳤던 학문적 지식 외에 청년 세대에게 필요한 삶의 지혜를 자신의 경험과 엮어 책으로 펴냈다.

    그는 “살아오면서 잘한 7대 선택, 아쉽고 후회하는 8대 선택과 사건 등 인생에서 경험한 교훈들을 솔직하게 풀어냈다”며 “인생 1막을 마무리하고 2막을 계획하는 시점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가치 있는 삶을 고민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소회했다.

    3년 전 ‘빚진 호랑이의 발자취’라는 회고록을 발간하며 나눔과 베풂의 삶을 정리한 그는 자서전 발간을 계기로 앞으로 남은 날 동안 사회·가족·친구·이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계획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남을 위해 한 일은 남는데 나를 위해 한 일은 남지 않더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며 “이 책이 삶의 방향성과 인생관을 깊이 고민하고 적립해야 할 시기의 대학생들에게 철학적인 사고를 확장하는 변화의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나도 누군가의 꿈이었다”··· 아이와 나에게 전하는 따뜻한 용기

     

    태몽그림책 ‘꽃이 피는 날’을 출간하는 가지영씨. (사진=조아서 기자)
    태몽그림책 ‘꽃이 피는 날’을 출간하는 가지영씨. (사진=조아서 기자)

    두 아이의 엄마에서 작가로 변신한 가지영(36)씨는 그림책 ‘꽃이 피는 날’의 발간을 앞두고 있다.

    이번 그림책 발간을 위해 디지털 드로잉에 도전한 그는 송아지가 등장했던 태몽에서 영감을 받아 주인공 포동이 캐릭터를 창작했다. 그림책에는 포동이가 부모와 만나기 전 3가지의 착한 일을 하는 여정을 담았다.

    그는 “용감하고, 따뜻하고, 의로운 일을 하며 아기로 태어날 기회를 받은 포동이처럼 아이들에게 태어날 때부터 그 자체로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며 “두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잊지 못할 선물 같은 책”이라고 말했다.

     

    ‘꽃이 피는 날’에서 주인공 포동이가 꽃처럼 피어나는 모습. (사진=가지영 작가)
    ‘꽃이 피는 날’에서 주인공 포동이가 꽃처럼 피어나는 모습. (사진=가지영 작가)

    작가로 창작 시간을 보낸 후 어른의 눈에서 세세히 보지 못하고 지나치던 그림과 글의 의미들을 느끼게 됐다는 그는 그림책 발간 이후에도 공모전과 강연에 참여해 작가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내가 태어나기 전 누군가 나를 위해 꿈을 꾸는 게 태몽”이라며 “이 책을 통해 우리 모두 태어나기 전부터 의미 있고 사랑받는 사람이었다는 걸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장년 7인의 자서전은 오는 11월 1일 발간되며 3일 출판 기념회를 갖는다. 초보 작가 5인의 그림책 5종은 이달 말 발간을 앞두고 있으며 다음 달 6일 발간 기념행사가 진행된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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