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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사용설명서] 알약형 코로나 치료제 현실화··· 일상으로 돌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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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사용설명서] 알약형 코로나 치료제 현실화··· 일상으로 돌아가나
  • 고종관 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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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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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관 전 중앙일보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고종관 전 중앙일보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지난 11일 국내 언론들은 외신을 타고 들어온 뉴스를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다국적제약사인 머크앤드컴퍼니(MSD)가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몰누피라비르’라는 알약형 코로나19 치료제의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했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지구촌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사회’라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했습니다. 과연 이 치료제가 우리를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게 하는 희망의 애드벌룬을 띄우게 할 수 있을까요. 문답으로 풀어보겠습니다.

1. 치료제의 원리는 무엇인가요.

몰누피라비르는 원래 인플루엔자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했던 후보물질입니다. 미국 에모리대학에서 만들어져 리지백 바이오테라푸틱스라는 바이오벤처에 기술 이전된 뒤 머크에 의해 상용화에 이르렀습니다.

몰누피라비르는 리보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ribonucleoside analog)로 항바이러스제 또는 항암제 개발에 활용되는 저분자 화합물입니다. 바이러스는 유전정보를 어떤 핵산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DNA바이러스’ 또는 ‘RNA바이러스’로 구분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후자에 속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위해선 사람 몸(숙주)에 들어가 유전정보를 자가복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몰누피라비르가 끼어들어 방해하는 겁니다. 유전정보 복제에 오류를 일으켜 증식을 차단하는 것이지요.

2. 먹는 치료제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미국 FDA의 사용승인이 떨어지면 몰누피라비르는 세계 최초의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로 기록됩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렘데시비르가 있지만 이는 정맥 주사제입니다. 중증환자, 그것도 병원에서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요. 하지만 머크 제품은 알약으로 집에서도 복용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번거로움뿐 아니라 의료진과 이동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의 기회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도 인플루엔자처럼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 될 수 있다는 거죠.

3. 어느 정도의 치료효과를 보였나요.

10월 1일 발표된 임상시험 데이터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참여대상은 미국, 영국, 일본, 대만 등 23개 국가의 경증과 중등도 환자 775명입니다. 특히 대상자들 모두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 위험요인을 한 가지씩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을 약물투여군과 위약군으로 구분해 29일간 지켜본 것이죠. 그 결과 투약군은 385명 중 28명(7.3%)이, 위약군은 377명 중 53명(14.1%)이 입원했습니다. 중증화율이 절반밖에 안 된 것이지요. 게다가 위약군에선 8명이 사망한 데 비해 치료제 투여군에선 전혀 없었습니다.

4. 약은 어떻게 투약했나요.

실험은 캡슐로 된 알약 4개를 하루 2회(12시간마다)씩 5일간 먹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투약방법은 아직 연구 중이긴 합니다만 회사 측은 현재 이를 기준으로 판매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5. 변이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몰누피라비르의 타깃이 변이가 일어나는 스파이크가 아니고, RNA 복제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에 변이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실제 이번 임상실험에서도 40% 정도의 환자가 감마나 델타, 뮤 같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이었습니다.

6. 부작용은 없나요.

이번 시험에서 약 10%가 이상반응을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몰누피라비르와 위약군이 비슷했습니다. 오히려 부작용에 의해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위약군 3.4%보다 몰누피라비르군이 1.3%로 낮았습니다.

그렇다고 부작용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전자 복제과정을 방해하는 매커니즘 때문에 돌연변이 유발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머크가 약 복용기간 중에 성관계를 하지 말 것과 최소 4일간 피임할 것을 권유한 것이 이러한 우려를 반영합니다. 하지만 머크측 연구자들은 돌연변이 유발 가능성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습니다.

7. 이젠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어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백신 접종은 여전히 코로나19의 가장 효과적인 차단막입니다. 인플루엔자의 경우, 치료제(타미플루)가 있어도 매년 예방백신을 맞는 이유와 같습니다. 특히 고령자와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겐 백신이 최고의 방패막이입니다.

8. 언제쯤 국내에 약이 도입될까요.

우선 미국 FDA의 승인을 받는데 한 2주 소요될 것입니다. 또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도 받아야 합니다. 12월 말이나 1월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물량확보입니다. 머크는 올해 말까지 1000만명분의 치료제 생산을 계획하고 있지만 손을 내미는 나라는 줄을 서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이미 170만명분 구입을 공식화했고, 호주 또한 30만명분, 말레이시아 15만명분, 이밖에도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대만 등도 약을 공급받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1만8000명분의 선구매 계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요즘같이 하루 2000명대로 환자가 발생하면 형편없이 부족한 양입니다.

9.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머크의 치료제 도입이 늦는다고 실망할 일은 아닙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환자들의 중증화율이나 사망률은 계속 떨어질 것입니다. 여기에다 머크에 뒤지기는 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임상3상 중인 약들이 계속 등장할 것입니다.

예컨대 렘데시비르를 개발한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알약 버전을, 미국 바이오기업인 아테아제약은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를 이용해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로슈의 ‘AT-527’, 화이자의 ‘PF-07321332’는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이렇게 치료제 선택권이 늘어나면 ‘방역 사회’에서 벗어나 ‘위드코로나 사회’로 점차 원래의 생활이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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