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설치 지원···외곽지역 7703세대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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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일러 설치 지원···외곽지역 7703세대 ‘유명무실’

    시, 28~30일까지 저녹스보일러 설치 접수
    대당 20만원, 저소득층은 60만원까지 지원
    LNG용만 지원 대상, 도시가스 미보급 제외

    • 입력 2021.09.29 00:01
    • 수정 2021.10.15 10:19
    • 기자명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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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의 가정용 저녹스 보일러 지원사업이 도시가스 보급이 안 된 외곽지역 시민들에게는 ‘유명무실’한 제도란 지적이다.

    춘천시는 30일까지 올해 가정용 저녹스 보일러를 설치(교체) 지원사업 3차 접수를 받는다. 지원 내용은 대당 20만원이며, 저소득층의 경우 60만원까지 지원한다.

    춘천시에 주소를 둔 건물이면 주택소유주의 위임을 받은 세입자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사업은 대기환경보전법 제81조에 따라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지자체 차원의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는 취지다.

    저녹스 보일러는 질소산화물(NOx), 일산화탄소 등 배기가스 저감 효과가 높은 친환경 보일러다.

    이번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다.

    올해 초 시작한 1~2차 접수를 마감한 결과, 희망자가 많아 추가로 예산을 편성해 3차 신청까지 받게 됐다. 사업지원 총 규모는 일반 1300세대로, 2억6000여만원이 투입된다.

     

    춘천시 홈페이지에 게제된 사업 공고문(사진=사업 공고문 캡쳐)
    춘천시 홈페이지에 게제된 사업 공고문(사진=사업 공고문 캡쳐)

    문제는 지원받을 수 있는 저녹스 보일러 모델이 모두 LNG용뿐이란 것이다. 사실상 LNG를 원료로 사용하는 도시가스 관이 설치돼있지 않은 외곽지역 시민들은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MS투데이는 춘천시가 지원대상으로 고시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저녹스 보일러 모델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8월 19일 기준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465개 보일러 모델은 모두 LNG용인 것으로 확인했다.

    ▶도시가스 보급 안 된 7700여세대 사각지대
    현재 춘천시의 도시가스 보급률이 낮은 편은 아니다.

    춘천은 전체 12만7689세대(지난 6월 기준) 중 94%에 해당하는 11만9986세대에 도시가스를 보급했다. 이는 지난해 강원지역 평균 도시가스 보급률인 55.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여전히 도시가스 보급이 안 된 7703세대는 LPG나 등유 등을 보일러 연료로 사용 중이다. 이들 세대는 저녹스 보일러 지원사업에 신청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박기용 춘천시 기후에너지과 주무관은 “설치 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보일러 모델이 모두 LNG용이라 도시가스 배관이 들어가 있지 않은 세대에는 현실적으로 지원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춘천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도시가스 계량기 (사진=정원일 기자)
    춘천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도시가스 계량기 (사진=정원일 기자)

    본지가 춘천지역 도시가스 서비스 사업자인 강원도시가스에 문의한 결과, 석사동과 후평동, 퇴계동, 약사동, 온의동 등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는 도시가스 배관이 촘촘하게 설치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7일 기준 우두동 일부 지역과 신동, 신북읍(지내리, 천저리, 산천리, 율문리 등), 서면 일대 등 인구 밀집도가 낮은 외곽지역에는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곽지역에 도시가스 보급이 미비한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비용적인 문제다. 세대 수가 적은 외곽지역의 경우 배관 설치에 들어가는 비용 대비 수익이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원도시가스 관계자는 “같은 비용으로 공사를 하더라도 밀집도가 높은 곳은 단기간에 회수를 할 수 있지만, 세대가 별로 없는 외곽지역의 경우 사업성이 낮아 배관공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주민들은 높은 가스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원일 기자 one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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