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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숨겨진 욕망의 얼굴 '요선’ 특별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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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숨겨진 욕망의 얼굴 '요선’ 특별시사회
  •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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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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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예술영화 ‘요선’··· 춘천 대표 영화 우뚝
잊힌 춘천 공간 기록··· 추억 스러지지 않게
욕망의 시각화··· 눈 못 뗄 강렬함에 매료

“필요할 요(要), 신선 선(仙). 시장 이름 치고 참 묘하지.”

독립·예술영화 ‘요선’이 춘천 관객을 찾았다. 코로나19라는 큰 제약에도 비주류인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라는 취약성을 극복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도 꿋꿋이 버티던 독립영화계가 코로나19 이후 혹한기를 맞을 정도로 지난해는 영화업계에서도 독립영화에 더욱 가혹한 한 해였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0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독립·예술영화는 총 356편으로, 지난 2019년 409편에 비해 13% 감소했다. 전체 개봉한 영화 1693편 중 차지하는 비율도 21%로, 전년 대비 2.5%p 떨어졌다. 전체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도 전년 대비 42.5% 대폭 줄었다.

요선은 이런 한계들을 이겨내고 예술성을 인정받아 제천 국제음악영화제에서 한국경쟁 장편부분 작품상을 받으며 개봉 전부터 춘천을 대표하는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요선'은 배경이자 모티브인 요선시장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된다. (사진=요선 스틸컷)
'요선'은 배경이자 모티브인 요선시장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된다. (사진=요선 스틸컷)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록

영화 배경은 춘천 그 자체다. 춘천 올로케이션으로 제작된 영화에는 모티브가 된 요선시장부터 마임의 집, 몸짓극장, 기와집골, 공지천 등 친숙한 춘천 모습이 가득 담겨 있다.

현실에서는 낡고 오래된 곳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뒤처져 서서히 잊히고 옛 추억들과 함께 사라져 가지만, 영화는 허름해서 더욱 정감 가는 이 공간들을 기록하듯 세세하게 담아냈다.

장권호 감독은 “영화를 찍는 와중에 춘천이 급진적으로 변화하면서 많은 것이 파괴되고 개발되고 있었다”며 “재건축 때문에 장소 섭외가 원활하지 못해 매번 쫓기며 영화를 찍었다”고 회상했다.

주인공으로 활약한 유진규 배우이자 마이미스트에게 요선시장은 더욱 특별하다. 유 배우는 지난해부터 오랜 기간 사람의 발길이 끊긴 요선시장을 예술시장으로 탈바꿈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삶을 이야기하기 위해 공연장 대신 젊은 시절 추억이 가득한 시장을 실험 무대로 선택했다.

“1972년 20살 당시 영화나 연극 대본을 엄격하게 검열하는 유신정권 속에서 암담한 현실을 살았죠. 그런데 마임은 말이 없으니까 검열을 안 하더라고요. 자유로워서 시작한 거예요.”(웃음)

극 중 유 배우가 50년 전을 회상하며 던진 대사에서 예술을 위해 자유를 갈망하던 그의 50년 마임 인생이 함축적으로 드러난다. 이어 펼쳐진 이정훈 배우의 마임은 철장에 갇힌 새가 갑갑한 새장을 탈출해 날아가는 날갯짓을 실감 나게 표현하며 몸으로 자유를 그려내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억눌린 욕망 ‘조르바’를 호명하다

 

극 중 마임 공연을 준비하는 유진규 배우 모습. (사진=요선 스틸컷)
극 중 마임 공연을 준비하는 유진규 배우 모습. (사진=요선 스틸컷)

“마임이란 몸을 통한 욕망의 시적 표현입니다.”

극 중 마임을 한마디로 정의한 유 배우의 대사에서도 알 수 있듯 영화 주제는 ‘욕망’이다. 현대인은 유례없이 발전된 세상에서 고귀하고 세련되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면에는 견고한 시스템 아래 잠재된 거대한 욕망들이 통제된 채 억눌려 살고 있다.

장 감독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꿈을 꾸고 꿈을 꾼다는 건 내면에 또 다른 자아가 있다는 의미지만 사실 현재를 살아가며 스스로 자아를 돌아볼 기회는 없다”고 설명했다.

외면받던 자아 ‘조르바’가 세상 밖으로 나와 사회와 부딪히고, 사람들과 갈등하고, 아이처럼 장난치고, 상처받는 모습은 감독 자신의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풀이된다.

영화는 이러한 주제의식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조르바라는 캐릭터, 요선이라는 공간, 무속이라는 코드, 개구리로 상징되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 등 동화적인 요소를 활용했다. 표면에 드러난 상징들이 스토리를 이끌며 함축적 의미를 영화 내내 관객들에게 은유적으로 전달한다.

▶3가지 입체성··· 영화를 적어도 세 번은 봐야

 

지난 9일 남춘천 메가박스에서 열린 '요선' 특별시사회에서 출연 배우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지난 9일 남춘천 메가박스에서 열린 '요선' 특별시사회에서 출연 배우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국내 개봉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요선 제작사는 선댄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로테르담영화제 등 북미권 및 유럽영화제에 출품을 준비하고 있다. 장 감독은 국제 영화제 출품 준비로 국내 배급이 늦어지고 있어 지난 9일 영화 모티브이자 배경으로 등장한 춘천에서 최초 특별시사회를 열었다.

시사회에서 장 감독은 “요선에 ‘다큐와 극영화’ ‘현실과 비현실’ ‘유진규와 조르바’ 등 3가지 입체성을 담았다”며 “은유적 요소가 많은 영화라 처음 봤을 때와 두 번째, 세 번째 볼 때 감상이 달라져 볼수록 새롭고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 배우는 “50년 동안 공연만 하다 처음 영화를 찍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어 기쁘다”면서 “춘천시민들이 도와 영화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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