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건널목 보행자 신호, 교통약자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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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건널목 보행자 신호, 교통약자 불편

    시외버스터미널 앞 건널목 파란불 짧아
    1m당 1초 부여가 기준…“검토해보겠다”

    • 입력 2021.09.10 00:01
    • 수정 2021.09.12 00:04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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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춘천시외버스터미널 앞 건널목을 시민들이 건너고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9일 오후 춘천시외버스터미널 앞 건널목을 시민들이 건너고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춘천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건널목의 보행자 신호 시간이 짧아, 노약자와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 

    MS투데이 취재 결과, 9일 춘천시 ‘시민소통 플랫폼 봄의 대화’ 시민제안 코너에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맞은편 하나로마트 방면 건널목 신호체계 개선을 요청한다’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 황 모 씨는 “시외버스터미널 앞 건널목은 어르신들도 많이 이용한다”며 “하지만 한 번도 보행자 신호가 끝나기 전에 건너는 할머니‧할아버지를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통 신호등은 딴청을 부리다가 보아도 건널 때까지 크게 무리가 없지만, 이곳은 젊은 사람이 건너기에도 빠듯하고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걸어야 겨우 도착할 정도”라면서 “교통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보행자 신호가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본지가 직접 확인해보니 실제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맞은편 하나로마트로 향하는 건널목의 보행자 신호가 꺼졌는데도 길을 다 건너지 못한 이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대부분 노약자였다. 

    시외버스를 타기 위해 건널목을 건너왔다는 박 모(74) 씨는 “왼쪽 다리가 불편해 빠르게 걷지 못한다”면서 “보행자 신호를 신경을 쓰다 보면 마음이 조급해져 넘어질까 봐 미안하더라도 천천히 건넌다”고 밝혔다.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건널목을 건너는 부모들 역시 보행자 신호가 꺼지기 전에 건너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5살 아이를 키우는 이 모(34) 씨는 “보행자 신호가 조금 더 길면 안전하게 건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춘천시 관계자는 “보행자 신호 시간은 경찰청 교통신호기 설치‧관리 매뉴얼에 따라 산출해 적용한다”며 “시에서는 신호체계를 설치하고 유지보수 하는 일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교통신호기 설치‧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건널목 보행자 신호는 1m당 1초를 부여하도록 했다. 단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노인보호구역 등 교통약자가 많은 지역의 경우 0.7m당 1초를 적용한다.

    춘천경찰서 관계자는 “춘천시와 협의해서 보행자 신호 시간을 늘릴 수 있다”며 “민원이 들어오면 확인해보고 조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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