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예술인 날개 달아준 멘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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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 예술인 날개 달아준 멘토들

    '멘티가 곳 멘토' 예술인 멘토링 프로그램 발표전
    ‘곳’에서 ‘곳, 시작’ 하는 춘천 예비 예술인 14인
    풋풋한 예비 예술인, 설익은 작품관 관전 포인트
    “예비·신진 예술인 발굴 박차···지원사업 활성화”

    • 입력 2021.09.11 00:01
    • 수정 2021.09.12 00:04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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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곳, 시작'은 회화, 설치, 영상, 조소 등 여러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조아서 기자)
    전시 '곳, 시작'은 회화, 설치, 영상, 조소 등 여러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조아서 기자)

    미켈란젤로, 클림트, 고갱, 피카소부터 김환기, 천경자, 이중섭, 김창열까지. 이름만 들어도 ‘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명작을 남긴 대가의 예술 인생의 시작을 함께할 수 있다면?

    현역 예술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반자이자 현 시대상을 반영하는 기록자와 영감을 주고받는 매력이 있다. 더욱이 작가 데뷔를 앞둔 예비 예술인의 시작을 함께하는 건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가.

    춘천 예술계를 이끌 예비 작가이자 차세대 주역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 전시 ‘곳, 시작’이 17일까지 예술소통공간 ‘곳’에서 펼쳐진다.

    이 전시는 예술인 멘토링 프로그램 <멘티가 곳 멘토>의 결실이다. 예술소통공간 곳의 입주 작가 오흥배(회화), 서슬기(회화), 장우진(영상), 김경원(회화·설치), 홍기하(조소) 등 5명이 춘천지역의 시각 분야 전문 예술인을 꿈꾸는 멘티에게 경험으로 쌓은 노하우를 지난 5월부터 약 4개월간 전수했다.

    가르침을 통해 완성한 예비 예술인 14명(김영성, 김여정, 박지현, 유형민, 이유진, 안준국, 장신희, 최영린, 안현옥, 김수정, 구혜영, 김가영, 이영주, 양수연)의 작품 18점과 입주 작가의 작품 4점 총 22점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전시에는 예비 작가들의 풋풋하고 순수한 작품관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예술가의 첫 작품은 예술 인생의 지표이자, 작품의 방향성과 발전·변화의 기준점이 된다. 이 전시는 그 기준점이 될 작품들이 모여 색다른 전시를 만들어 낸다.

     

    이영주 작가 '별거 아니야!'(위·오른쪽) 김영성 작가 '흘러가는 대로'(위·왼쪽), 양수연 작가 '정체된 것들에 대한 위로'와 '오브젝트'(아래·오른쪽부터). (사진=각 작가)
    이영주 작가 '별거 아니야!'(위·왼쪽) 김영성 작가 '흘러가는 대로'(위·오른쪽), 양수연 작가 '정체된 것들에 대한 위로'와 '오브젝트'(아래·왼쪽부터). (사진=각 작가)

    이영주 작가의 ‘별거 아니야!’는 삶의 갖은 풍파를 막아주고 밀려오는 두려움과 걱정을 잊게 하는 안식처를 표현했다. 작가는 작은 존재일지라도 누군가에겐 그 무엇보다 큰 행복을 주는 존재를 고양이로 설정하고, 파도와 고양이라는 이질적인 존재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흘러내리는 아이스크림과 귀여운 캐릭터를 재치있게 표현한 김영성 작가의 ‘흘러가는 대로’는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흐르는 아이스크림을 피하지 않고 즐기는 캐릭터들의 모습에서 알 수 없는 여유와 즐거움이 묻어난다. 

    양수연 작가는 ‘정체된 것들에 대한 위로’라는 작품을 출품했다. 평소 좋아하는 파도, 식물(안스리움), 물고기 등을 오브젝트로 선택한 뒤 마음이라 정의한 캔버스 공간에 자유롭게 배치해 위안과 위로를 얻는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작가는 캔버스에 머무르는 정체된 것들을 보고 멈춘 일상을 살아가는 관람객에게 위로를 건넨다.

    멘티로 참여한 강원대 서양학과 양수연(23) 작가는 “젊은 예비 작가들이 멘토의 가르침을 통해 뚜렷하지 않던 작품관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며 “신인 예술인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는 춘천에서 더 많은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시 의미를 되새겼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정체된 문화예술계에 예비 예술인을 발굴해 활력을 불어넣고 춘천 예술계의 저변을 넓히는 데 일조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멘토 서슬기 작가는 “아이디어 스케치부터 작품 완성까지 함께하며 주변에서 영감을 얻어 발전시키는 과정을 심도 있게 도왔다”면서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잊고 있던 나의 처음을 상기하고 요즘 젊은 작가들의 고민을 들을 수 있어 멘토에게도 배움이 많은 시간이었다”고 소회했다.

    멘토링 프로그램과 이번 전시를 기획한 춘천문화재단 예술지원팀 안재은 담당자는 “문화예술지원사업에 예비 예술인을 지원하는 ‘해봄’이라는 파트가 새로 생기는 등 올해 예비 예술인을 발굴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많이 있었다”며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하는 예술인을 지원하는 사업을 통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역의 예비 예술인을 발굴하고 외부에서 춘천으로 유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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