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콜택시 ‘봄내콜’, 야간 운행 단 1대...불편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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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콜택시 ‘봄내콜’, 야간 운행 단 1대...불편 가중

    춘천, 특별 교통수단 도입률 66.7%
    25대 운행 단 4시간...새벽 운행 단 1대
    춘천 외 사전예약 필수...주말 예약 못 해

    • 입력 2021.08.31 00:02
    • 수정 2021.09.02 01:09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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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조아서 기자)
    봄내콜의 특별교통수단 차량은 침대에 누워 탑승할 수 있는 특수 차량(왼쪽) 4대와 휠체어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차량(오른쪽) 16대, 총 20대다.(사진=조아서 기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증대를 위해 춘천시가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 ‘봄내콜’이 부족한 차량 대수와 제한된 운영으로 이용자들의 불편이 가중하고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각 지자체는 장애 정도가 심한 중증장애인 150명당 휠체어 탑승 장비를 설치한 특별교통수단 한 대를 갖춰야 한다.

    MS투데이가 강원도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운영 중인 장애인 콜택시(이하 지난달 기준)는 모두 142대로 도입률은 75.5% 수준이다. 춘천은 66.7%에 그쳤다.

    도내 18개 시·군별 특별교통수단 도입 현황을 살펴보면, 법정 대수를 충족하는 지역은 양구(166.7%), 화천(133.3%), 영월(116.7%), 철원(100%) 등 4곳뿐이다. 9개 시·군은 평균 70~80% 도입률을 기록했다. 

    춘천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올해 5대 추가 도입할 예정”이라고 해명했지만, 법정 대수를 채운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법정 대수는 중증장애인 수를 기준으로 정하지만, 이용자는 65세 이상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노인, 일시적으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 이용대상으로 등록된 청각 장애인 등으로 더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는 최소한의 기본 요건인 법정 대수에 그치지 않고 추가 확대에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그래픽=조아서 기자)
    평일 기준 봄내콜 운행현황. (그래픽=조아서 기자)

    현재 ‘봄내콜’은 특별교통수단 20대와 비 휠체어 장애인 전용 차량 5대 등 총 25대를 운행하고 있다.

    특별교통수단은 춘천의 법정 대수인 30대에 비해 10대 부족하지만, 이마저도 100% 운행되는 시간은 단 4시간뿐이다. 평일 오후 10시만 돼도 운행 대수가 3대(특별교통수단 2대, 비 휠체어 장애인 전용 차량 1대)로 축소된다. 야간(24~6시)에는 25대 중 특별교통수단 1대만 운영한다. 주말 운행률은 더욱 떨어진다.

    춘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휠체어 장애인과 1시간 30분을 기다려 차를 탔다”라며 “저녁 출·퇴근 시간에 이용하는 장애인도 많은데 낮에 잠깐 운행 대수를 늘리고 출·퇴근 시간에 25대 차량 중 절반도 운행을 안 하다 보니 10~20분짜리 출퇴근 시간이 몇 배로 늘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흔히 장애인은 외출할 일이 자주 없거나 병원을 내원하기 위한 외출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아니다.

    2020 교통약자 이동 편의 실태조사 연구를 살펴보면, 교통약자 중 장애인의 외출 목적은 직업 또는 업무상 외출 41%, 병원 방문 19.5%, 복지관·경로당 등 방문 17.9%를 각각 차지했다. 특별교통수단을 주로 이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병원 방문보다 업무를 위해 외출하는 목적이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에 봄내콜 이동지원센터 관계자는 “기사 35명이 9시간 근무와 1시간 휴식을 지키면서 일하다 보니 시간대별로 쪼개서 운행률이 달라진다”라며 “24시간 25대를 모두 운행하려면 고용인원이 훨씬 늘어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춘천 외 다른 지역을 방문하려면, 불편은 배가 된다.

    봄내콜 중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특별교통수단은 지역 내·외 모두 이용할 수 있지만, 춘천 외 지역을 갈 때는 사전 예약이 필수다. 또 비 휠체어 장애인 전용 차량의 경우 지역 내·외 모두 병원 목적만 가능하다. 다른 지역 병원 방문 시에는 예약해야 한다. 결국, 춘천지역 외에는 모두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하지만 예약을 받는 시간이 주중 9~18시까지로 한정된 만큼 주말과 밤 중에는 예약이 제한된다.

    장애인 콜택시 전화를 받는 강원도 광역이동지원센터의 경우 24시간 운영되지만, 춘천의 장애인 콜택시 예약과 배차를 담당하는 봄내콜 이동지원센터의 근무시간에만 예약을 접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급히 다른 지역을 방문할 일이 생기면 사전예약제에 한번, 예약 접수 가능 시간에 두 번 가로막힌다.

    봄내콜 이동지원센터 박동우 소장은 “현재 봄내콜 이용자 수보다 차량 대수가 적어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차량과 장비를 확대하고 체계적 관리와 공공성 확보를 위해 공익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건설교통국 교통과 관계자는 “시·군 수요조사 후 지난 4월 국토부에 국비를 신청했고, 9월 말 결과가 나온다”라며 “중요도와 시·군 수요에 따라 분배해 내년 장애인 콜택시 확대에 힘쓸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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