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을 알려드림-4] 닭다리로 만드는데 닭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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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을 알려드림-4] 닭다리로 만드는데 닭갈비?

    • 입력 2021.08.30 00:01
    • 수정 2022.12.05 09:30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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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닭갈비.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 닭갈비.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에 살면서 궁금했던 점이 있다면, MS투데이(이메일 bsc@mstoday.co.kr)로 보내주세요. 아무리 사소한 질문이라도 취재해서 자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춘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먹거리는 닭갈비입니다. 닭갈비 맛집으로 소문난 곳도 많아 춘천시민들도 즐깁니다. 독자 A 씨 역시 닭갈비를 자주 먹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득 닭갈비가 정말 닭의 갈비로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다른 부위를 사용하는지 궁금증이 생겼다며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소득수준 높아지면서 닭 다리 사용

    우선 닭갈비의 유래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1960년대 춘천에서 돼지갈비 가게를 운영하던 주인장이 돼지고기 대신 닭을 쓰면서 시작됐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닭갈비라는 이름도 돼지갈비처럼 만든 음식이라는 뜻에서 붙여졌다고 합니다. 갈비라는 말이 부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방식이라고 주장합니다. 

    다른 설도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춘천에서 닭의 갈빗살을 양념에 재워 연탄불에 구운 뒤 안주로 팔았는데, 그것이 닭갈비의 시초라는 겁니다. 돼지갈비보다 값이 싸 서민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는 갈비가 부위를 말합니다. 

    춘천에서 유독 닭갈비가 발달한 이유는 춘천에 닭을 키우는 양계장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960~1970년대 미군 부대 납품을 목적으로 춘천에 양계장과 닭을 잡는 도계장이 많이 들어섰고, 닭을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졌습니다. 

    닭갈비로 유명한 춘천 명동 뒷골목을 중심으로 닭갈비 가게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입니다. 소고기‧돼지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해 춘천 서민들의 먹거리로 발돋움했다고 합니다. 

    철판으로 된 넓은 불판에 닭고기와 양배추 등 각종 채소를 넣고 양념에 볶아먹는 방식은 지난 1990년대 들어서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전국에 닭갈비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현재는 철판 닭갈비를 파는 가게와 숯불에 석쇠를 놓고 구워 먹는 숯불 닭갈비를 파는 가게 모두 성업 중입니다. 

    과거에는 닭의 갈빗살을 썼을지 모르지만,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부터는 살코기가 많고 맛이 좋은 닭 다리를 주로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만 숯불 닭갈비를 파는 일부 가게에서는 여전히 닭의 갈비 부위를 재료로 쓰기도 한다고 합니다. 

    ▶닭갈비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 인기

    강원도 태백에는 ‘물닭갈비’라는 새로운 형태의 닭갈비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볶아먹는 춘천식 닭갈비와 달리 육수를 넣고 끓여 먹습니다. 탄광이 번성했던 시절, 고된 일을 마치고 나온 광부들은 국물 없는 닭갈비를 목으로 넘기기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태백에서 닭갈비 가게를 하던 아주머니가 이 모습을 보고 석탄가루를 마셔 칼칼해진 광부들을 위해 육수를 부어 끓여냈는데, 이들에게는 제격이었던 겁니다. 

    온라인에서는 닭갈비에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나만의 닭갈비 만들기에 도전하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닭갈비의 다양한 변신은 그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는 방증일 겁니다. 춘천시도 이에 발맞춰 지난 5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춘천 막국수‧닭갈비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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