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피플] “푸른빛을 담아요” 장소영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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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피플] “푸른빛을 담아요” 장소영 사진작가

    • 입력 2021.08.28 00:01
    • 수정 2023.09.07 11:54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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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9일까지 강원디자인진흥원 3·4 전시실에서 장소영 사진작가의 ‘일상과 비일상’ 전시가 열린다. (사진=신초롱 기자)
    오는 29일까지 강원디자인진흥원 3·4 전시실에서 장소영 사진작가의 ‘일상과 비일상’ 전시가 열린다. (사진=신초롱 기자)

    “고민하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 잘 표현하고 주변 소리에 귀를 잘 기울이고 공감하며 아픈 걸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작가가 됐으면 해요.”

    강원디자인진흥원 3·4 전시실에서 만난 장소영(이내) 사진작가가 건넨 각오다. 춘천이 고향인 장 작가는 올해 강원문화재단의 생애최초지원을 받아 첫 개인전을 열었다.

    ▶디자이너에서 전업 작가가 되다

    장 작가는 문화예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부모님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문화 감수성이 남달랐다. 학창시절 내내 입시 미술을 배운 적 없지만, 독학으로 그림과 사진 등의 작업을 이어오며 실력을 쌓았다.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기 전에는 바리스타, 디자이너로 총 4년간 근무한 이력이 있다. 얼마 전까지는 춘천 사회적협동조합 무하 디자이너 겸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했다.

     

    강원디자인진흥원 3·4 전시실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장소영 작가. (사진=신초롱 기자)

    2016년부터는 그림보다는 사진 작업에 더욱 몰입하며 그간의 결과물을 SNS에 공유하기 시작했고, 하나둘 모인 팔로워는 현재 4000명을 넘어섰다. 전시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은 늘 해왔지만, 기회가 닿지 않다가 이번 개인전을 시작으로 작가로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활동명은 ‘이내’다. ‘해 질 무렵 멀리 보이는 푸르스름하고 흐릿한 기운’이라는 뜻이다. 주로 푸른빛의 풍경을 담아내는 작가의 스타일과도 잘 맞아서 2018년부터 줄곧 ‘이내’로 활동하고 있다.

    장 작가는 사표를 던지기 전 직장인으로서 느꼈던 고충에 대해 “여전히 많은 예술인이 예술 작업으로만 먹고살기 힘든 환경이지 않나”고 운을 뗀 뒤 “직장생활을 하면 돈을 얻게 되지만 시간이 없어지고, 프리랜서가 되면 돈은 일정하지 않지만 시간은 많다”며 “여전히 딜레마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일상과 비일상’ 주제로 첫 개인전

    이번 전시는 ‘일상과 비일상’이라는 타이틀로 오는 29일까지 이어진다.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인해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블루’를 환기하자는 의미에서 기획됐다.

    장 작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언론을 통해 ‘코로나 블루’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우울증이 통계적으로 늘었다는 내용이었다”며 “특히 20~30대 여성이 코로나 블루에 더 취약하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주제에 대해 설명했다.

     

    왼쪽부터 장소영 작가의 ‘춘천 윤슬’, ‘오리배’
    왼쪽부터 장소영 작가의 ‘춘천 윤슬’, ‘오리배’

    이어 “저를 SNS에서 팔로우하고 있는 분들의 연령대가 주로 10대에서 30대의 젊은 여성분들인데, 이들이 겪고 있는 우울한 감정을 환기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춘천 곳곳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출품작들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촬영한 춘천의 풍경을 담은 34점의 사진들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사진은 따사로운 햇볕에 비쳐 유유히 반짝이는 잔물결을 담은 ‘춘천 윤슬’이다.

    장 작가는 “유난히 좋아하는 풍경이 햇빛에 비친 물이 반짝거릴 때의 모습이다”며 “‘춘천 윤슬’은 공지천 오리배 안에서 촬영한 사진이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은 새하얀 벽면에 작품만 나란히 걸려있는 모습이 아닌 피크닉을 나온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하는 소품들로 채워져 있다. 이로 인해 축 처져있던 기분을 전환시킨다.

     

    전시장의 한 공간에는 피크닉을 온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어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전시장의 한 공간에는 피크닉을 온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어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작가가 촬영과 편집 때 가장 많이 공을 들이는 것은 ‘색감’ 작업이다. 푸른색과 대비되는 색감 사용은 장 작가만의 트레이드 마크다.

    팔로워나 주변인들에게 가장 많은 칭찬을 받는 것도 ‘색감’이다. 작가는 “색감을 보고 좋아하시던 분들이 작가 노트를 알고 난 뒤 감성이나 가치관이 맞아서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가장 듣기 좋은 말인 것 같다”고 말했다.

    ▶“희망 메시지 전달하는 것이 목표”

    작가는 “한때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1년간 작업을 하지 않았던 적도 있다”며 “그때도 작품 할 생각을 하면 두근두근 했는데, 생각해보면 이것만큼 하고 싶은 일이 없지 않나 싶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힘들지만 참고 하다 보면 반드시 기회가 생기는 것 같다”며 “올해는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해인 것 같다”며 “30살까지의 목표는 열심히 활동해 먹고살 수 있을 정도가 되는 것이다”며 웃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요즘 사회적 고립감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며 “원래는 개인적으로 느꼈던 감정들을 일기장에 적어 감정을 배설하는 식으로 작업했지만, 이제는 외부로 시선을 돌려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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