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치솟는데 금리 인상에 대출규제까지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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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셋값 치솟는데 금리 인상에 대출규제까지 ‘발 동동’

    한은 기준금리 인상, 초저금리 시대 마감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일부 은행 대출 막혀
    춘천 전셋값↑ 전세가율은 전국 최고 수준
    대출 규제에 전세자금 마련 실수요층 불안

    • 입력 2021.08.27 00:01
    • 수정 2021.08.29 00:10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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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p 인상하고, 정부가 고강도 대출규제에 나서면서 ‘대출절벽’ 우려가 현실화됐다.

    가을 이사 철을 앞두고 전세 수요자들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데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규제 적용을 받으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춘천은 실거주 수요가 많은 소형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 시세가 고공행진, 전셋값도 함께 끌어올렸다. 이 때문에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이 전국 최고 수준에 형성돼 이번 대출규제로 인한 ‘전세 난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

    MS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종합한 결과, 지난달 기준 춘천 아파트 전세가율은 84.7%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69.8%)과 비수도권(65.0%) 대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는 전국 시·군·구 가운데 경기 여주(85.6%), 충남 당진(85.3%), 충남 서산(84.8%) 등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그만큼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뜻이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수도권 발 유동자금이 춘천지역 아파트 시장으로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외지인 투자자가 몰리며 시세를 띄웠고 특히 실수요가 꾸준한 공시가격 1억 원 미만 소형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치솟았다. 전세가율이 높아 갭투자가 쏟아지고 다시 시세를 끌어올리는 순환 구조가 반복됐다. 투기 자본이 몰려드는 원주(78.2%), 강릉(80.6%) 등 강원지역 다른 도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빚투’와 ‘영끌’을 막기 위한 대출규제의 여파는 전세살이를 이어가는 서민들에게 돌아왔다.

    사회 초년생으로 월세를 전전하다 생애 첫 전셋집을 구하고 있는 정호진(31·석사동) 씨는 “1억 원 초·중반대 오래된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는데 전세 시세가 1년 만에 2000만 원 정도 올랐다더라”라며 “괜찮은 집을 찾는다고 해도 대출을 잔금 일에 맞춰 받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라고 우려했다.

     

    구축 아파트가 밀집해있는 춘천 퇴계동 일대. (사진=MS투데이 DB)
    구축 아파트가 밀집해있는 춘천 퇴계동 일대. (사진=MS투데이 DB)

    지난달 기준 춘천지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억8545만7000원으로 전년 동월(1억4606만6000원) 대비 3939만1000원(27.0%) 폭등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 1450건 중 100건(6.9%)이 갭투자 매매였다. 올해 들어 2월, 5월, 6월에는 각각 월별 매매 중 갭투자 비율이 10%까지 치솟았다. 석사동 부영(갭 –1500만 원), 우두동 동부(갭 –1150만 원), 후평동 한신(갭 –950만 원), 퇴계동 현대2차(갭 –800만 원) 등에서는 전셋값이 매매가를 웃도는 갭투자도 관찰됐다.

    다만 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거 안정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 대출 등 개인 대출의 수준에서는 금리가 오르더라도 월 부담 이자액이 약간 늘어나는 정도에 그친다”라며 “고가주택이 아닌 1주택 실수요자라면 자금 부담보다는 주거 안정성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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