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아파트 중심 갭투자 확대에 ‘전세살이’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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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형 아파트 중심 갭투자 확대에 ‘전세살이’도 불안

    외지인 춘천 아파트 매입 전년 대비 2배
    전세가율 84.7% 육박해 갭 투자 용이
    외지인 갭투자자 보유 아파트 '전세살이' 불안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활용↓ 불안요소↑

    • 입력 2021.08.24 00:03
    • 수정 2021.08.26 07:09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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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내 공시가격 1억 원 미만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세 차익을 노린 ‘외지인 집주인’이 증가하자 전세 수요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갭투자로 인해 시세도 덩달아 오르며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MS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거래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강원지역 외 거주자가 춘천 내 아파트를 매입한 경우는 960세대에 달한다. 전년 동기간(469세대) 대비 491세대(104.7%) 증가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595세대)와 비교해도 365세대(61.3%) 늘어 외지인의 아파트 매입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시가 1억 원 미만의 구축 아파트 물량이 많고, 규제 대상 지역이 아닌 강원도로 외지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춘천은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고 각종 개발 호재가 쏟아지면서 전국적인 인기 투자처로 손꼽힌다. 춘천은 7월 기준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이 84.7%에 달해 전국평균(69.8%)을 크게 웃도는 등 소액으로 갭투자가 가능한 점도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는 원인이다.

     

    소형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외지인 갭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소형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외지인 갭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문제는 투기로 인한 시세 폭등이다.

    최근 춘천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의 3.3㎡당 분양가가 1200만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자 지역 내 실수요자들이 새 아파트 대신 준 신축 또는 구축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갭투자로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자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외지인 투자자가 소유한 집에 세 들어 사는 ‘전세살이’도 고달파졌다. 현금 보유액 1000~2000만 원으로도 갭투자가 가능해지면서, 담보 대출과 전세 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깡통전세’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

    퇴계동의 한 구축 아파트 전셋집에 사는 강모(30) 씨는 최근 거주하고 있는 집이 손바뀜되면서 전세금 반환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춘천 내 실거주하고 있던 기존 집주인과는 달리 수도권에서 온 투자자가 1억1000만 원의 전세를 끼고 1억3000만 원에 아파트를 매입했기 때문이다.

    강 씨는 “새 집주인이 현금 2000만 원만 들고 갭투자로 집을 샀다는 걸 알고 있다”라며 “곧 춘천에 신축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전세 물량도 쏟아질 텐데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새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바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걱정된다”라고 우려했다.

     

    소형 구축 아파트가 밀집해있는 후평동 지역. (사진=MS투데이 DB)
    소형 구축 아파트가 밀집해있는 후평동 지역. (사진=MS투데이 DB)

    갭투자는 임차보증금 보호를 위한 제도와 관련해 지역 수요자들의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전세살이를 더 불안케 하는 요소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주거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강원지역에서 ‘임차보증금 보호를 위한 방법’을 묻는 복수 응답 질문에 ‘확정일자 발급’을 꼽은 답변이 65.7%로 가장 많았다. 반면 ‘전세권 설정’은 13.5%, ‘보증금 보험상품 가입’의 경우 0.7%에 그쳤다.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은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기관에서 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하고 추후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돌려받는 형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 공공기관과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에서 취급하고 있다.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제 수단이지만, 강원지역에서 보증금 보호를 위해 보증금 보험상품에 가입했다는 응답은 0.7%에 머물러 전국평균(2.3%)을 밑돌았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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