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로컬푸드] 금병산 햇살 머금은 ‘무농약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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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로컬푸드] 금병산 햇살 머금은 ‘무농약 가지’

    • 입력 2021.08.21 00:01
    • 수정 2023.09.07 11:58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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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 농민과 도시민이 상생하면서 먹거리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 지역 경제가 더욱 튼튼해질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로컬푸드’를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정부에서는 합성농약, 화학비료, 항생제 등의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최소화한 농가 및 소상공인을 알리고자 이를 인증하는 ‘친환경 인증 표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종류는 △유기 △무농약 △유기가공식품 △무농약원료가공식품으로 나뉘며 각 문구가 들어간 국새 모양의 초록색 사각 마크가 라벨지 또는 포장지에 삽입된다.

     

    춘천 ‘금병산 푸른농가’ 대표 김광림·황정자 부부. (사진=서충식 기자)
    춘천 ‘금병산 푸른농가’ 대표 김광림·황정자 부부. (사진=서충식 기자)

    춘천 남쪽에 있는 금병산 자락에는 55가지의 농산물을 건강하게 키우는 ‘금병산 푸른농가’가 있다. 인터뷰를 위해 찾은 농장에는 40년 농사 경력의 김광림(64)·황정자(61) 대표 부부가 제초 작업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무농약’…힘들지만, 뿌듯해
    금병산 푸른농가의 재배 규모는 노지와 비닐하우스 총 1만5800㎡(약 4800평)이며 이중 절반인 8000㎡(약 2400평)에 55가지 품목의 농산물이 무농약으로 정성스레 자라고 있다. 2019년부터 정부의 무농약 농산물 인증을 받아오다가 품목을 더 늘리기 위해 지난 7월 갱신 검사를 통과했고 55가지 품목이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무농약 농산물이란 합성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만 권장 시비량의 3분의 1 이내까지 사용하는 농산물을 일컫는다.

    금병산 푸른농가는 55가지 농산물 중 가지를 주력으로 재배하고 있다. 여름이 제철인 가지는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고 혈액 순환을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어 덮밥, 무침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지만 8도 이하의 온도에서 쉽게 무르기에 보관이 힘든 채소기도 하다.

    그러나 금병산 푸른농가의 가지는 조금 다르다. 농약이 아닌 금병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과 햇살을 받으며 튼튼하게 자라 보통의 가지보다 보관 기간이 평균 3~4일은 더 길다. 또 금병산 300고지 능선에 있는 농장은 일반 평지보다 평균기온이 3~5도 정도 낮은데 이러한 환경 역시 가지가 튼튼하게 자라는데 한몫했다. 

     

    정부의 무농약 인증을 받은 가지. (사진=서충식 기자)
    정부의 무농약 인증을 받은 가지. (사진=서충식 기자)
    금병산 푸른농가가 재배하는 55가지 농산물이 지난 4일 320종의 농약 검사를 거쳐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사진=서충식 기자)
    금병산 푸른농가가 재배하는 55가지 농산물이 지난 4일 320종의 농약 검사를 거쳐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사진=서충식 기자)

    황 대표는 “내가 사는 춘천지역에 농산물을 유통하는데 어떤 품목은 농약을 안 쓰고 또 어떤 품목은 농약을 쓰는 게 옳다고 느껴지지 않아 재배하는 모든 품목에 무농약 인증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품목이 많아 1년 내내 농사를 짓는데 외부 인력 없이 나와 남편 둘이서만 관리하다 보니 매일 같이 일이 넘쳐나지만, 열심히 키워내서 수확한 농산물을 보면 뿌듯하다”며 “내 이름이 적힌 무농약 인증 라벨을 붙일 때마다 자부심을 느끼고 힐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춘천의 대표 먹거리로 발돋움
    지난달에는 지역에서 생산된 건강한 제철 농산물을 활용해 요리를 선보이는 식문화 프로그램 ‘특별한 서로맛남’에 춘천 대표 먹거리로 출연했다. 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에서 진행하는 해당 프로그램은 이달 19일 기준 지역 146곳의 농산물이 소개됐다.

    이 중 141회가 춘천지역으로 금병산 푸른농가 가지와 춘천 양조장의 만남이었다. 술 주조 및 제철 음식 페어링 전문가인 호수양조장 최경자 대표가 요리사로 출연, 금병산 푸른농가의 무농약 가지를 활용한 가지 품은 샐러드와 통가지 구이찜 등 전통주와 어울리는 요리를 선보였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요리를 선보이는 프로그램 ‘특별한 서로맛남’에서 금병산 푸른농가의 무농약 가지로 만든 요리가 소개됐다. (사진=팜파티아 페이스북 갈무리)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요리를 선보이는 프로그램 ‘특별한 서로맛남’에서 금병산 푸른농가의 무농약 가지로 만든 요리가 소개됐다. (사진=팜파티아 페이스북 갈무리)

    황 대표는 “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이 춘천에서 친환경으로 가지를 재배하는 농가를 찾던 중 춘천시농업기술센터의 추천으로 출연하게 됐다”며 “지역 대표 먹거리로 인정받은 듯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친환경 농산물은 비싸다는 편견이 있는데 건강하게 재배하기 위해 농부들이 흘린 땀과 노력을 알게 되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욱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로컬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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