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프리카’ 넘어 ‘춘가마솥’…온열질환과 화재위험까지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춘프리카’ 넘어 ‘춘가마솥’…온열질환과 화재위험까지

    • 입력 2021.07.29 00:02
    • 수정 2021.08.01 00:06
    • 기자명 남주현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인적인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춘천이 온열질환 환자 발생은 물론 차량 화재 등 다양한 재난사고에 노출되고 있다.

    MS투데이가 기상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일주일(7월 21일~27일)간 춘천의 최고 기온은 모두 35도를 넘으며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특히 지난 24일은 최고 기온 36.3도(이하 북춘천 기상관측소 기준)의 불볕더위를 기록했다.

     

    최근 일주일간 춘천의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폭염을 기록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최근 일주일간 춘천의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폭염을 기록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기간을 보름간(7월 14일~27일)으로 늘려보아도 폭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 기간 폭염주의보 발령 기준인 33도를 넘지 않은 날은 단 2일(17일 31.6도, 19일 31.4도)에 불과했다. 폭염 경보 기준인 35도를 넘은 날은 무려 14일 중 9일에 달했다.

    최저기온 역시 21~25도를 보여, 시민들은 열대야로 잠 못 든 밤을 경험했다. 기상청은 최저기온이 25가 넘으면 열대야로 분류한다.

    춘천에서 자취 중인 대학생 A(25·효자동) 씨는 “자취방에 에어컨이 없어 잠을 자기 너무 힘들고 잠을 설치다 보니 두통까지 생겼다”며 “요즘은 스터디 카페 등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다 자취방에 들어가곤 한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이 같은 불볕더위 속에 온열질환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25일 낮 12시쯤 춘천시 동내면 사암리 더덕밭에서는 일하던 70대 노인이 쓰러졌다. 다행히 순찰 중이던 경찰이 이를 발견하고 응급조치를 했다. 이 외에도 춘천소방서는 지난 2주간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2건의 구호 조치에 나섰다.

    춘천소방서 관계자는 “폭염이 가장 심한 시간대인 오후 2~5시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휴식과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그래픽=남주현 기자)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휴식과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그래픽=남주현 기자)

    햇빛에 달궈진 구조물에 화상을 입는 경우도 발생했다.

    지난 23일 시민 B(36·석사동) 씨는 무심코 자신의 차에 기댔다가 팔에 화상을 입었다. 차에 부착했던 철제 장식이 햇빛에 달궈지며 화상을 입힌 것이다. 이 날은 최고 기온 35.8도로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뜨거운 햇빛으로 차량 화재가 발생할 뻔한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지난 24일 시민 C(49·후평동) 씨는 자신의 사무실 야외 주차장에 세워두었던 차량의 후미등 커버가 불에 탄 듯 녹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차량 인근에 있던 스테인리스 재질의 기둥이 빛을 반사하며 고열을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B씨는 “햇빛이 이렇게까지 강할 줄은 몰랐다”며 “화재로 이어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안도했다.

    실제로 신차 구입시 제조사가 제공하는 매뉴얼 북에는 “여름철 빛이 반사되어 비치는 장소에는 주차를 하지 말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최근 춘천의 이런 무더위는 전국 최고수준이다.

     

    춘천의 일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돌아 '춘가마솥'이 본격화 되고 있다. (그래픽=남주현 기자)
    춘천의 일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돌아 '춘가마솥'이 본격화 되고 있다. (그래픽=남주현 기자)

    지난 2주간 춘천은 무더위로 유명한 대구보다도 더 뜨거웠다. 동기간 대구는 최고 기온 30.4~35.3도를 기록했다. 평균은 32.9도로, 춘천의 평균 34.6도보다 1.7도 낮은 수치다. 35도를 넘은 날도 대구는 단 하루(14일 35.3도)에 불과했다.

    이처럼 춘천의 폭염이 날이 갈수록 기세를 더해가며 ‘춘프리카’를 넘어 ‘춘가마솥’이란 신조어까지 나오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이런 폭염과 열대야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남주현 기자 nam01@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