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인데···너무 비싼 냉면·삼계탕 “서민음식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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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인데···너무 비싼 냉면·삼계탕 “서민음식 옛말”

    냉면 1인분 가격 7667원···올 초 대비 2.2%↑
    수입산 메밀 가격 상승이 냉면 물가 견인
    한 그릇에 1만3000원 ‘춘천 삼계탕’, 도내 2위

    • 입력 2021.07.23 00:01
    • 수정 2021.07.25 00:08
    • 기자명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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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면. (사진=박수현 기자)
    냉면. (사진=박수현 기자)

    올여름 폭염에 대한 주의가 각별히 요구되고 있지만, 서민들은 여름철 별미인 ‘냉면’ 조차 먹기 힘들어졌다. 서민 보양식의 대표로 꼽히던 ‘삼계탕’도 이제는 부담스러운 음식이 됐다. 식재료값이 모두 급등했기 때문이다.

    7월은 휴가철을 맞아 외식비 지출이 늘어날 시기인데 물가 상승으로 여름나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입산 메밀값 상승 여파···냉면 가격↑

    강원물가정보망에 따르면 이달 춘천지역의 평균 냉면(1인분) 가격은 7667원으로 올해 1월 가격인 7500원에 비해 167원(2.2%) 인상됐다. 7000원 수준이었던 3년 전보다는 10% 가까이 오른 것이다.

    냉면 가격이 오른 이유는 주재료인 메밀 가격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이달 수입 메밀 도매가격은 kg당 4400원으로 전년 대비 58.5% 치솟았다. 이는 메밀 가격 통계가 작성된 2004년 이후 최고치다.

    한국소비자연맹 강원·춘천본부에 따르면 수입산 메밀가루의 가격은 20kg에 약 12만~13만원이다. 당초 2곳이었던 수입산 메밀 거래처가 1곳으로 줄어들면서 가격이 대폭 뛰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주요 수입국인 중국의 농산물 가격이 오른 것 또한 영향을 미쳤다.

    약 13만~14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강원도산 메밀가루 또한 17만원대까지 급등했다. 조선재 한국소비자연맹 강원·춘천본부 회장은 “강원도산 메밀가루를 사용하는 업체는 춘천 내 냉면식당 중 약 2%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그다지 많지 않다”며 “수입산 메밀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계탕·삼겹살 등 주요 외식 메뉴 가격 ‘강세’

    여름 외식비 대표 지표로 평가되는 대표 보양식 삼계탕 가격도 만만치 않다. 4인 가족이 삼계탕으로 외식을 하려면 5만원 지폐 한 장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달 춘천의 삼계탕 1인분의 평균 가격은 1만3000원으로 강원도 평균인 1만2420원보다 4.7% 높다. 원주, 강릉, 동해, 태백 등 삼척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춘천 외식업계 관계자는 “삼계탕 가격은 예년에 비해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음식에 첨가되는 재료를 줄이거나 일부를 바꾸는 식으로 간신히 가격 하락을 막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겹살 가격 강세도 여전하다. 지난해 1만2000원 초반에 머물던 삼겹살 1인분의 가격은 연말 1만3000원을 기록한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내 식당가 기준 유통 삼겹살 가격은 1만3333원으로 도내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외식비 외에도 시내 모텔의 숙박료(주말 기준)도 전년 대비 20% 오르면서 물가 상승률을 반영했다. 콘도의 경우 강원도 평균 요금은 지난해 17만1585원에서 15만3569원으로 10.5% 떨어졌지만 춘천만 전년과 같은 25만원에 요금을 받고 있다.

    이들 가격은 가계 부담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여름 관광 성수기 악영향까지 염려된다. 특히 전국적 추세인 만큼 쉽게 떨어지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조 회장은 “외식비 인상은 식재료값 인상이라는 전국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당장 가격이 크게 비싸지 않더라도 앞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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