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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협동조합] 7. 책 사랑 협동조합 ‘공유책방 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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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협동조합] 7. 책 사랑 협동조합 ‘공유책방 본책’
  • 배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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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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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투데이는 공동 이익 창출과 사회 문제 해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춘천 내 협동조합을 소개하는 ‘우리동네 협동조합’을 시리즈로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좋아하는 책이라 해도 같은 책을 계속 보진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공유 서재에 놓고 다른 사람들도 같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정신입니다. 버리는 책을 모으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책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협동조합 공유책방 본책’의 박제현(55) 이사장이 말하는 ‘본책’의 의미다. 춘천시청 서문 인근, 옥천길의 거리에는 언뜻 보면 지나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마치 건물과 건물 사이의 틈처럼 보이는 이곳의 문을 지나면 상상과는 다른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각종 책으로 가득 차있지만 책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곳곳에 의자가 놓인 책방이다. 지난 5월 설립인가를 받고 지난 6월 말 옥천길에서 문을 연 협동조합 공유책방 본책을 방문했다.

박 이사장은 타지에서 일을 하다 25년여만에 고향인 춘천에 돌아왔다. ‘누군가의 무엇’으로서의 삶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자’는 마음에서였다. 그렇게 올해 1월 책을 사랑하는 네 명이 모였다. 돈만 벌기 위한 사업모델이 아닌 함께 참여하고 만들어나가는 사업모델을 꿈꿔 협동조합으로 시작하게 됐다.

 

‘공유책방 본책’ 박제현 이사장. (사진=배지인 기자)
‘공유책방 본책’ 박제현 이사장. (사진=배지인 기자)

▶다양한 구성원 지혜 모인 책방
협동조합은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결성되기 때문에 같거나 비슷한 직종·직군의 조합원이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본책은 교사, 카페 대표, 공예가, 공무원, 신부, 기자 등 다양한 직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있다. 성비 또한 비슷하다. 공유책방으로서 책방에 하나의 시각보다 여러 시각을 반영하기 위함이다. 박 이사장은 “다양한 직종, 또 여성과 남성이 가진 지혜, 장점을 담고자 노력했다”며 “다만 세대도 다양하게 30~40대의 젊은 조합원을 구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직에 있는 조합원이 많기 때문에 후원 조합원과 활동 조합원으로 나눠 활동하고 있다. 박제현 이사장을 포함해 12명의 조합원이 함께 협동조합을 꾸려나가는 중이다.

본책은 회원제로 운영되며 현재 조합원 이외에 회원이 80여명 있다. 회원은 월 1만~3만원의 회비를 내고 가입할 수 있고 본책의 운영시간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 사이에 방문해 책을 읽거나 빌릴 수 있으며 커피도 제공된다. 운영시간 외에도 회의 등의 공간이 필요할 때 시간당 1만원을 내고 책방을 대여할 수 있다. 비회원은 3000원의 입장료를 내면 책방에서 책을 읽을 수 있고 커피도 제공되나 책이나 공간을 대여할 수는 없다.

박 이사장은 “책을 읽기 위한 환경과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것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같은 책을 읽어도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고 독서토론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습관과 방법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본책은 이를 위한 공간과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본책이 지향하는 메인 테마로 꾸민 ‘문간방’. (사진=배지인 기자)
본책이 지향하는 메인 테마로 꾸민 ‘문간방’. (사진=배지인 기자)
어려운 책이라는 테마로 진행 중인 ‘골방’. (사진=배지인 기자)
어려운 책이라는 테마로 진행 중인 ‘골방’. (사진=배지인 기자)

▶테마가 있는 문간방·건넌방·골방
공유책방의 책 공간은 문간방, 건넌방, 골방으로 나뉜다. 각 방은 테마가 나뉘어 있으며 계속해서 바뀌어나갈 예정이다. 현재 본책의 테마별 큐레이팅(본책으로 모이는 책들을 선별해 전시하는 작업)은 하광윤 본책 이사가 맡았다.

먼저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문간방은 본책이 지향하는 메인 테마로 꾸며진 방이다. 본책의 콘셉트를 담고 있으며 조합원 추천 도서도 만나볼 수 있다. 다음으로 헌책방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건넌방은 지역, 문학, 옛날 책 등을 주된 테마로 잡았다. 마지막으로 골방은 ‘골방에 틀어박힌다’는 말처럼 마니아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하나의 특정 주제를 도드라지게 나타낸 곳이다. 현재는 ‘어려운 책’이라는 콘셉트로 사서삼경, 서경 등의 고전이나 각종 종교 서적 등이 모여있으며 계속 테마를 바꿔나갈 예정이다.

책방에 전시할 책을 모으는 작업은 조합원과 회원이 각자 좋아하는 책을 가져와서 진행한다. 몇 권을 가져오든 아예 가져오지 않든 자유다. 박 이사장은 “아끼는 책을 서재에서 빼서 가져온다는 건 망설여지고 어려운 일이다”며 “그래서 좋은 책을 받아내는 건 지금도 제일 어려운 작업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책을 꺼내고 빈 서재를 봐야 다시 책을 읽어서 채워야겠다는 마음이 들기 때문에 서재를 비우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역 작가·작품 발굴 등 가치 추구
본책이 추구하는 가장 큰 가치는 지역의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고 알리는 것이다.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출판하고 작가들이 작품에 대해 소개하거나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목표다.

또 시민들에게 책을 저렴하게 판매하려는 계획도 있다. 본책에서는 모든 분야의 책을 취급하는 것은 아니다. 본책의 핵심 관심사는 환경, 인권, 과학, 지역 등으로 이러한 책을 위주로 배치한다. 아동이나 어린이 도서도 취급하지 않는다. 관심사 이외의 책들이 모이면 책 벼룩시장 등을 통해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다양한 행사나 전시를 통해서도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지난 6월에는 오픈 행사로 김남덕 조합원의 사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본책의 향후 계획은 협동조합의 자생력 확보를 위해 회원 모집에 주력하는 것이다. 이에 회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으로, 오는 8월에는 책방에서 2박 3일간 맥주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는 북캉스를 계획하고 있다. 책 관련 유튜브 등도 고려 중이다. 박 이사장은 “회원들이 가장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책방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배지인 기자 bji0172@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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