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그리고 공간] 2. 빈집으로 활기찾은 우리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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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그리고 공간] 2. 빈집으로 활기찾은 우리동네

    • 입력 2021.07.18 00:01
    • 수정 2021.07.26 11:36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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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가 올해 1월부터 추진 중인 문화도시 사업은 낙후된 지역을 살리고, 문화를 시민 모두가 향유하자는 의미로 볼 때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성이 있다. 문화도시의 근본적인 취지는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해 활성화시키는 것은 물론 주민의 문화적 삶 확산도 포함된다. 문화를 즐기며 살기좋은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춘천시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점검한다.

    우선 지난 2016년 2월 문을 연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외면받고 있는 낙후지역을 살리기 위해 도시재생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문화도시 사업을 이끌어 가는 춘천문화재단은 방치돼 있는 빈집 공모를 통해 예술가와 시민이 문화를 공유하고 상생할 수 있는 공간 찾기에 나섰다. 오는 2025년까지 25곳을 발굴해 낼 계획이다.

    MS투데이는 침체돼 있던 동네 분위기에 활력을 더해주는 시민을 위한 공간을 직접 찾았다.

    ■갤러리로 변한 퇴계천~공지천·석사동 후하천 산책로

     

    퇴계천과 공지천 구간에 조성된 영화 벽화거리(왼쪽)와 춘천가는 예술기차로 변신한 산책로. (사진=신초롱 기자)
    퇴계천과 공지천 구간에 조성된 영화 벽화거리(왼쪽)와 춘천가는 예술기차로 변신한 산책로. (사진=신초롱 기자)

    퇴계천~공지천 구간의 산책로는 지난 5월 ‘춘천가는 예술기차’라는 주제로 새 단장을 마쳤다. 전국 하천 내 최대의 산책로 터널인 이곳은 예술인의 작업 공간이자 시민들에게는 전시·힐링 공간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거두리 성우오스타 아파트에서 공지천을 연결하는 벽면 700m, 높이 3~5m 규모의 하천 산책로 구간이 ‘영화 벽화거리’로 탈바꿈했다. 벽화거리는 전체 중 170m 구간이다.

    이 공간에 내걸린 11개의 포스터는 실제 영화관에서 간판을 그렸던 화가가 작업해 추억도 선사하고 있다.

    산책로에서 만난 이아남(24·중국) 씨는 “산책로에 자주 오는데 벽화가 그려져 있으니 예쁘면서도 재밌다”며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며 만족해 했다. 

    ■활력 되찾은 약사동·소양로의 ‘빈집’

    춘천문화재단은 쇠퇴한 도심 빈집을 이용, 문화예술활동 공간으로 재생해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대표적인 공간은 약사천이 흐르는 수변공원 인근에 위치한 인생공방 1호 ‘스무디시스템’이다. 사단법인 강원살이와 예술치유단체 ‘몸의 대화’가 운영하는 공간의 주인장은 문화기획자, 심리학전공자, 배우 등 예술인과 이주 청년들이다. 예술로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이 주로 열린다.

    스무디시스템에서는 지난 5월 마음치유주간 프로젝트가 열렸다. 프로그램은 마음 속 숨은 감정으로 케이크를 만드는 다이닝 치유워크숍 ‘치유식탁’을 비롯해 ‘비밀공유회’, ‘몸·배설·활성화’ 등이다.

     

    약사동 인생공방 1호 ‘스무디시스템’(왼쪽)과 소양로4가에 위치한 전환가게 ‘당신의 들판’ 모습. (사진=강원살이, 김동일 안무가 제공)
    약사동 인생공방 1호 ‘스무디시스템’(왼쪽)과 소양로4가에 위치한 전환가게 ‘당신의 들판’ 모습. (사진=강원살이, 김동일 안무가 제공)

    또 마음을 가볍게 진단해볼 수 있는 블록형 보드게임 플레이 ‘레이어 타임’, 나의 존재를 흐려지게 하는 외붇의 폭력으로부터 수호해줄 요원 친구를 만들고 바캉스를 보내주는 체험부스 ‘수호요원 만들기’, 새로운 신분을 만드는 릴레이 드로잉&글쓰기 체험부스 ‘새로운 신분의 완벽한 하루’ 등도 호응을 얻었다.

    오는 9월에도 마음치유 목적을 가진 공식 행사가 예정돼 있다. 

    약사동에 ‘스무디시스템’이 있다면 소양로4가에는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는 주택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공간인 ‘당신의 들판’을 만날수 있다. 아슬아슬하게 놓인 계단을 딛고 2층으로 올라서면 푸르게 펼쳐진 인공잔디를 만날 수 있다.

    김동일 안무가가 입주해 있는 이 공간은 일주일에 3번, 이른 아침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난 이들의 방문으로 분주하다. 이는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마다 ‘아침을 여는 춤’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공간 안에서는 비정기적으로 ‘달밤에 댄스’, ‘한 평 극장’, 채식연구요리모임 등도 열린다.

    부산에서 서울을 거쳐 춘천으로 이주한 김 안무가는 “서울에서는 답답함을 많이 느꼈지만 춘천은 강도 있고 산도 있고 야외에서 움직이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좋았다”며 춘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하상가 문화살롱 ‘상상언더그라운드’

     

    지하상가 ‘상상언더그라운드’ 내 작가의 공간. (사진=신초롱 기자)
    지하상가 ‘상상언더그라운드’ 내 작가의 공간. (사진=신초롱 기자)

    춘천시는 지하상가 내 비어있는 42개 점포를 활용해 청소년 공간, 소공연장, 전시실, 교육실 등 문화예술 공간인 ‘상상언더그라운드’를 조성했다. 이는 조운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2024년 12월 말까지 운영된다.

    남부로의 빈 점포는 김대영, 김수학, 변우식, 심병화, 이잠미, 전형근, 정현우, 문윤정 작가 등 지역 예술가들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예술가들은 직접 전시를 기획하거나 시민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작업 공간은 모두 오픈되어 있는 만큼 더욱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다.

    비어있던 상가가 예술공간으로 변신하면서 예술가들은 임대료 부담 없이 작업을 할 수 있다. 시민들은 삭막했던 지하상가 안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어 만족해 하고 있다. 전형근 작가는 “상인들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고, 시민들 사이에서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지하상가 내 중앙로 끝에 위치한 점포는 시민들을 위한 청소년 공간, 소공연장, 연습실 등으로 꾸며졌다. 정식 운영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이은주 조운동 현장지원센터 사무장은 “시민분들이 작가들의 작업 과정과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게 공간이 운영이 되다 보니 공간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반응이 좋다”며 활성화를 기대했다. <끝>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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