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 후 알림문자…생수 사서 영업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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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수 후 알림문자…생수 사서 영업해야죠”

    오후 2시부터 단수시작, 춘천시 알림은 2시25분
    매출 가장 많은 금요일 저녁, 자영업자들 ‘불만’
    시 “상황파악에 시간 소요, 밤 11시까지는 복구”

    • 입력 2021.07.09 18:13
    • 수정 2021.07.11 07:52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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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 퇴계동 한 횟집 주방장 김석현(52)씨가 단수 소식을 듣고, 배달할 횟감을 손질하고 있다. (사진=남주현 기자)
    춘천시 퇴계동 한 횟집 주방장 김석현(52)씨가 단수 소식을 듣고, 배달할 횟감을 손질하고 있다. (사진=남주현 기자)

    “금요일 저녁 매출액이 가장 많은데, 갑자기 물이 안 나온다고 하니 당황스럽습니다. 매운탕 등 물이 많이 필요한 메뉴는 포기했고, 회를 위주로 해서 배달이라도 해볼 생각입니다.”

    춘천시 퇴계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병수(40) 씨는 “횟감을 손질하는데 물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단수로 횟집은 영업이 힘들어지는 것”이라며 “오늘 장사를 못 하면 추정되는 손실액만 400만원에 달해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MS투데이 기자에게 갑작스러운 단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던 이 씨는 “인근 마트에서 생수라도 사와야 할 것 같다”면서 급하게 자리를 떴다.

    9일 오전 소양취수장 취수 펌프의 밸브가 파손, 춘천 25개 지역이 단수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춘천지역 자영업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단수는 2시부터 시작됐지만, 춘천시의 안내 문자는 이보다 25분 늦게 발송돼 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9일 수돗물 공급 중단으로 인해 영업을 중단한 결정한 춘천시내 한 카페. (사진=신초롱 기자)
    9일 수돗물 공급 중단으로 인해 영업을 중단한 결정한 춘천시내 한 카페. (사진=신초롱 기자)

    퇴계동에서 배달음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35) 씨는 “단수된다고 예고했으면 물을 받아놔서라도 영업을 준비했을 것”이라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자영업자에게 금요일 저녁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은 가혹한 일”이라고 시 행정을 비판했다.

    삼천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우태(52) 씨는 “춘천시의 단수 안내 문자를 받고 저녁 영업을 포기하기로 했다”며 “아침과 저녁 식사 손님이 대부분이어서 큰 피해는 없겠지만, 단수가 계속되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퇴계동 카페 사장 장모(32) 씨도 “싱크대에서는 물이 나오는데 화장실에서는 물이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장사를 접어야 할지 생수라도 사 와서 계속 문을 열어야 할지 너무 고민된다”고 전했다.

    저녁 약속을 위해 식당을 예약했던 이들도 하나둘 예약 취소 연락을 받고 있다. 이 모(55)씨는 “지인과 술 한잔하려고 횟집을 예약했는데, 오늘 영업을 할 수 없다는 문자가 왔다”라며 “단수 때문에 회식을 하지 못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실망했다.

    식당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도 중단됐다. 박재용(49) 우리부부치과 원장은 “ 치과 진료 기계에는 모두 물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단수되면 치과도 문을 닫아야 한다”고 밝혔다.

     

    9일 오전 11시쯤 춘천시 동면 소양취수장에서 취수펌프가 파손, 관계자들이 긴급 복구에 나서고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9일 오전 11시쯤 춘천시 동면 소양취수장에서 취수펌프가 파손, 관계자들이 긴급 복구에 나서고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수영장도 타격을 입었다. 후평동의 한 어린이수영장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단수로 샤워장을 이용할 수 없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춘천시 관계자는 “상황을 파악하느라 공지하는데 시간이 소요됐다”면서 “늦어도 밤 11시까지는 복구작업을 모두 마치고 수돗물 공급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용산취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하는 춘천시 신사우동과 신북읍, 서면 일대는 물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춘천시는 소양취수장과 용산취수장 2곳을 운영하는데, 1일 취수량은 소양취수장 16만5000t. 용산취수장 5만8300t이다.

    [배상철‧신초롱‧조아서‧남주현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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