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코로나19 방역은 말단 직원들만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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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림대 코로나19 방역은 말단 직원들만의 고민?

    한림대 코로나19 방역 일부 말단 직원들만 동원
    처장단, 발열체크 업무 속행 촉구하는 성명 발표
    대학노조 한림대지부, 시스템 개선 요구 묵살 항의
    학내 코로나19 감염자 정보도 감춘 것으로 드러나

    • 입력 2021.07.10 00:01
    • 수정 2021.07.12 00:08
    • 기자명 남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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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내 대학들이 방역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한림대에서는 방역 업무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6일 한림대 처장단(이하 처장단)과 전국대학노동조합 한림대지부(이하 노조)는 각각 성명서를 발표했다. 처장단은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 방역 업무 중단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노조의 경우 방역 시스템 개선 요구 묵살에 대해 항의했다.

     

    한림대 처장단과 대학노조 한림대지부는 지난 6일 코로나19 방역 업무로 학내 갈등을 빚으며 각각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림대 처장단과 대학노조 한림대지부는 지난 6일 코로나19 방역 업무로 학내 갈등을 빚으며 각각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일 학내 출입자 체온체크와 관리 업무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조합원의 업무 과중과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이 주요 이유다.

    한림대는 코로나19 방역 관리를 위해 지난해 6월부터 1년 넘게 입학사정관, 조교, 행정직원 등 일부 교직원들이 출입자 체온체크와 명단 관리 업무를 도맡아 왔다. 업무는 각 건물별, 부서별로 조를 구성해 1회 평균 약 2시간씩 건물 출입구에서 방역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조합원들은 본연의 업무 외에 방역까지 겹치면서 업무가 과중 되고, 감염의 우려도 높아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한림대 교직원 A씨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 준비 등 행정 업무도 늘었는데, 하루에 몇 시간씩 발열 체크를 하다 보면 업무가 밀릴 수밖에 없다”며 “냉·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 현관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방문자를 기다리는 것도 곤욕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림대의 이러한 방역 근무는 춘천의 타 대학들과 차이를 보인다. 강원대와 춘천교대는 각 건물 입구에 설치된 발열 체크 기기를 통해 출입자가 자율적으로 체온을 측정하도록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강원대(왼쪽)와 춘천교대에서 각각 무인으로 운영중인 발열 체크기 (사진=남주현기자)
    강원대(왼쪽)와 춘천교대에서 각각 무인으로 운영중인 발열 체크기 (사진=남주현기자)

    강원대의 경우 모든 건물의 출입구도 한 곳만 개방하고 있다. 출입구를 단일화해 출입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한림대도 대부분의 건물은 주 출입구만을 개방하고 있지만, 총장실이 있는 본관 3층 출입구는 추가로 개방되어 있다.

    처장단은 성명서에서 “방역 업무 소흘로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할 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기존대로 방역 근무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또 이달 말일까지 방역시스템 개선사항을 논의해 2학기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림대 노조는 “수차례의 회의를 통해 개선방안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묵살 당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코로나19 단계 격상에 따른 대응 마련, 비대면 무인 발열체크 시행, 백신휴가 도입 등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학교 측은 무대응으로 일괄했다”고 주장했다. 또 ”성명을 발표한 처장단 8인과 일부 팀장급들은 지난 1년여 동안 방역 업무에 단 한 차례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대학의 확진자 관리의 문제도 지적했다.

    한림대 대학노조 신성열 과장은 “지난 1년여간 7~8명의 한림대 구성원이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사실을 교직원들과 학생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고 숨기기에만 바빴다”고 토로했다. 노조의 지속적인 확진자 안내 요구에도 학교 측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알림이 가니, 추가로 알릴 의무가 없다는 대응만 했다”고 밝혔다.

    한림대의 이러한 학내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특히 노건일 전 총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총장과 평교수 갈등의 골이 깊었다.

    노 전 총장은 교육·연구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교수들의 승진과 관련된 연구업적 기준(연구논문)을 기존에 비해 2배 가까이 상향했다. 또 학과장에게 교수 평가 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정책으로 평교수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후 한림대는 IT관련 학과를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으로 통폐합하는 등의 과정에서도 구성원간 적지 않은 진통을 겪어야 했다.

    한림대의 이런 학내 갈등은 소통의 부재라는 공통점이 있다.

    노 전 총장의 개혁과 이번 코로나19 방역 근무 논란 모두 일부 고위급만의 회의로 사안이 결정됐다. 일선의 평교수들과 교직원들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구성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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