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유치 나선 춘천 대학들...적응은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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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유학생 유치 나선 춘천 대학들...적응은 알아서?

    • 입력 2021.07.04 00:01
    • 수정 2021.07.06 06:55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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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지역 대학들은 최근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열린 한국 유학박람회에 참가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섰다. 사진은 강원대 모습. (사진=MS투데이 DB)
     춘천지역 대학들은 최근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열린 한국 유학박람회에 참가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섰다. 사진은 강원대 모습. (사진=MS투데이 DB)

    최근 춘천지역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신입생 충원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돌파구로 외국 유학생 유치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인식과 학사 시스템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S투데이가 강원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 2018년 3670명에서 2019년 3857명으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의 경우 3258명으로 코로나19 영향을 받아 전년 대비 599명(15.5%) 감소했다. 올해는 지난 4월 기준 2975명으로 집계됐다. 강원대와 한림대의 지난해 외국인 유학생 수도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29.6%, 43.3%씩 급감했다.

    이 같은 이유로 강원대와 한림대는 지난 달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열린 한국 유학박람회에 참가해 학교를 홍보하고 일대일 온라인 상담을 운영하는 등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오히려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지역 내 대학생들은 외국인 유학생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춘천지역 대학생 A씨는 “외국인과 함께 조별 과제에 참여 했는데 학점에 관심도 없고 의사소통도 어려워 결국 과제 준비를 혼자 도맡아 할 수밖에 없었다”며 “한 학기 내내 학습을 위한 기본적인 한국어 능력도 갖춰지지 않고 수업도 전혀 알아듣지 못한 것 같았다”고 교육 현장의 현실을 전했다.

    또 다른 대학생 B씨는 “외국인 학생이 많은 수업은 학점 받기 쉽다는 인식이 재학생들 사이에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며 “한국어로만 진행하는 수업이 대부분이니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과제를 제출한다 하더라도 다른 학생들보다 점수를 좋게 받기란 쉽지 않아 대부분 학점이 낮은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원대 국제교류본부 관계자는 “한국어 능력시험(TOPIK) 점수를 기준으로 입학에 제한을 두고 있지만 실제 언어능력과 점수에는 차이가 있다”며 “언어적인 문제 때문에 학교생활과 수업에도 적응하지 못하니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춘천지역 대학들의 외국인 유학생 인식과 학사 시스템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셔터스톡)
    춘천지역 대학들의 외국인 유학생 인식과 학사 시스템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셔터스톡)

    특히 학생 신분을 위해 가짜 유학생으로 둔갑한 외국인 근로자도 또 다른 문제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보통 취업비자를 받기 어려워 어학원에 등록해 학생 신분으로 비자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며 “돈벌이를 위해 한국에 온 이들은 농촌이나 공장에서 일하는 만큼 수업 출석은 뒷전이지만, 재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사실상 어떠한 제재를 취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유학생 유입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교육 과정과 관리 체계의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지연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 강원권역 회장(한라대 입학처장)은 “현재 지방대의 사정을 고려했을 때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필수적인 건 사실”이라며 “장기적으로 학교 구성원 간의 합의와 맞춤형 시스템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학생들이 학교에서 도태될수록 유학생 당사자는 물론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과 가르치는 교수 등 학교 구성원들도 힘들 수 밖에 없다”며 “유학생 비율이 높아진다면 그 변화에 맞게 학사과정을 개편하는 등 다각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인영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 회장(극동대 입학처장)은 “유입된 외국인 유학생의 중도탈락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또 “외국인 학생들의 이탈은 곧 재학생 이탈율 상승으로 이어져 대학 평가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당장 눈앞에 이익을 쫓다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어, 관리 인력 배치와 업무 분배 등 대학 내 시스템 재정비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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