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 교육청 학력 격차 해소방안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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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도 교육청 학력 격차 해소방안의 문제점

    • 입력 2021.07.02 00:00
    • 수정 2021.07.03 00:05
    • 기자명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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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

    강원도교육청의 산하 기관인 강원도교육연구원이 지난달 18일 '코로나 19 전후 강원도 중학생의 학력 격차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도내 중학교 157개를 대상으로 2018~2020년 내신 성적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이후 도내 중학생 학력 하향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고 상위권 감소와 하위권 증가가 두드러졌다. 또한 읍·면 지역의 중위권 비율이 도시(동)보다 높고, 도시의 최하위권 비율이 대폭 증가하였으며, 등교일 수가 많은 학교의 하위권 학생들의 증가 폭이 낮았다. 이에 근거하여 강원도교육청은 '학습‧정서 지원 종합 계획'을 발표하고 주요 내용으로 학습 지원, 심리·정서 지원, 진로·진학 지원의 세부추진과제를 설정하고, 시기별로 1학기 말 학생 맞춤형 지원 계획 수립 기간 운영, 방학 중 학교별 학습·정서 지원 프로그램 운영 권장 방안 등을 담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코로나 전후를 비교한 최초 학업 격차 관련 조사라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연구 대상, 분석 방법, 비교 대상의 한계로 인해 타당성과 신뢰도에 많은 한계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이번 연구 대상은 도내 중학교 2학년 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도내 초등학교 및 고등학생의 코로나로 인한 학력 격차 및 교육 격차 실태는 파악이 불가능하다. 특히 초등교육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작년 한 해 전무후무한 전(全) 학년 수업 결손으로 학력 진단과 심리‧정서 실태 파악이 우선이나 이번 조사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전국 최하위권 학력을 보이고 있는 도내 고등학생 1~3학년의 학력 실태 파악은 긴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에서 빠져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실시한 경상남도 교육청의 경우 초등 3학년, 중2, 고등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조사 대상도 초중등 전체 912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하여 157개를 조사한 강원도교육청 조사와는 양·질적으로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둘째 ‘평가 도구’의 문제점이다. 이번 연구에서 조사한 자료는 도내 개별 중학교 <내신 성적>에 따른 결과 분석으로 강원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전국의 동일 학년 학생들에 비해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파악이 불가능하다. 특히 연구자들이 밝히고 있듯 “학교별, 연도별 시험의 난이도가 같다고 가정하여 분석을 시도하고(7쪽)” 있어 평가의 신뢰성을 더욱 약화하고 있다.

    더욱 문제는 보고서에서도 명시하고 있듯 6월 2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0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는 상이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 점이다. 강원교육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지역의 경우 읍‧면 지역보다 도심 지역의 학력 격차가 심각하게 나타났다고 파악하고 있으나, 교육부 발표에서는 오히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읍·면 지역 학생들이 확연히 높게 나왔음을 알 수 있다(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사이에 수학 과목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대도시는 0.9% 증가하였는데 반해, 읍·면 지역은 무려 3배가량인 3.3% 증가했다).

    ‘코로나 발생 전후 도내 학생들의 학력 격차 및 교육격차’ 결과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서울시 교육청 산하 서울교육연구소에서 제시하고 있는 '표준화된 시험 점수를 활용한 분석' 도구를 비롯한 ‘강원도 차원의 표준화된 학업성취도 진단 평가 실시’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셋째 이번 해결 방안들은 실사구시에 입각한 ‘대안찾기’ 보다는 강원도교육청이 전에 발표한 대책들의 ‘재사용’이라는 점이다. 도 교육청이 제시한 기초학력전담 교사제, 협력 교사 및 강사 제도는  강원도교육청에서 지난 2월 2일 학습 격차 해소와 기초학력 증진을 위한 대책에서 이미 발표한 내용이며, 이미 전라남도 교육청과 서울시 교육청 등 타 지자체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방안들이다.

    또한 학력 격차 진단을 위해 개별 학교 단위 ‘진단 및 보정체계를 내실화’를 한다지만, 현재 운영하고 있는 기초학력 보정 시스템만으로는 도내 중·상위권 학생들의 코로나 전후 학업 성취도 변화를 근본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강원도교육청의 이번 대책은 결국 개별 학교 단위와 교사에게 학력 및 교육격차 해소를 내맡김으로써 실효성에 상당한 의구심을 들게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실사(實査)와 대책 강구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배제된 도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학력 실태에 대한 조속한 실증적 연구가 있어야 한다. 또한 교육부와 상이한 결론에 이른 도시와 농촌 지역 간 객관적인 학업 성취도 평가를 위해 표준화된 시험 도구를 활용한 분석이 실시돼야 한다. 강원도 교육 당국은 안이함에서 벗어나 우리 지역 실정에 맞는 창의적이고 현실적인 교육 방안 마련 및 재원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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