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사람들의 이야기, 구술채록으로 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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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사람들의 이야기, 구술채록으로 엮다

    • 입력 2021.06.22 00:01
    • 수정 2021.06.24 07:40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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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인’ 2호에 실린 (사진=춘천학연구소)
    ‘춘천인’ 2호에 실린 막국수 면 뽑는 모습. (사진=춘천학연구소)

    춘천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춘천지역 삶의 현장을 구술채록한 결과물이 눈길을 끌고 있다.

    춘천학연구소와 시민기록단 7명은 올해 들어 시민들이 만들고 가꾼 춘천의 삶을 담은 구술채록 매거진 ‘춘천인’ 2권을 잇따라 내놓았다. 

    춘천사람들의 이야기는 지역의 문화와 역사·이야기를 함께 기록한 구술채록한 일종의 춘천만의 역사서로, 지역의 역사와 동행한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졌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이웃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해 춘천 곳곳을 다니며 활약한 시민기록단 2기 멤버 박상근·박의서·박정은·안윤희·이은주·이현준·정수동 등 7명이 주인공이다.

    매거진은 시민기록단이 만난 이웃들의 다채로운 삶의 스토리를 가감없이 담아냈다. 기록물은 북산면 내평리 여우내에서 태어나 16살에 결혼해 세 아이를 키우고, 지금은 손주들의 방문을 즐기며 평온한 노년을 즐기고 있는 신옥순 시니어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수록했다.

    춘천 막국수의 산증인이자 막국수를 춘천의 대표 음식으로 만든 장인 중 한 명인 최명희 씨와 부친이 춘천의 최초 여관인 ‘금광여관’을 열었다는 유창해 씨의 사연, 퇴계동 대형마트 가기 전 왼쪽에 위치해 있던 우시장의 모습을 기억하는 유인규 씨의 이야기 등은 그 시절 춘천을 아련하게 추억하고 있다. 

    또 ‘생업기술’ 카테고리에서는 12살이 되던 해 고향인 횡성을 떠나 춘천 동산면으로 이주해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기술학교에서 배운 ‘도장’ 외길을 걷고 있는 인장 명장 신재진 씨와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22살에 결혼 후 덕두원에 정착해 중앙시장에서 한복집을 차려 5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남식 씨 등이 걸어온 생업 반세기의 삶도 엿볼 수 있다. 

     

    (사진=춘천학연구소)
    구술채록 매거진 ‘춘천인’ 2호 (사진=춘천학연구소)

    시민기록단 이현준 씨는 “요즘 지나치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고는 하는데 이는 무심히 지나치던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 얼마나 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을지 가늠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라며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면 그저 무심하게 지나쳤을 사람들이 이제는 내게 큰 인연으로 다가온다”고 회상했다. 이어 “실로 영광이었다”고 소감도 밝혔다.

    안윤희 씨는 “구술자 분의 이야기를 듣고 옮겨 적을수록 ‘한 분의 일생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자격이 내게 있는가’라는 고민이 참 많았다”며 “나를 믿고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웃어 보였다.

    ‘춘천인’ 제작 총괄을 맡은 유명희 춘천학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춘천 사람들의 삶에 대한 기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구술채록 아카이브를 기획했다”며 “구술해 주신 각 분들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며, 그들과 함께하고픈 마음이 ‘춘천인’ 2호에 오롯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허준구 춘천학연구소장도 “세대 간의 이해를 통해 공감을 만들어내고 공감의 큰 틀 속에서 세대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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