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기업 브리핑] 4. “자원순환경제를 꿈꾼다” 춘천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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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기업 브리핑] 4. “자원순환경제를 꿈꾼다” 춘천케미칼

    청년 사업가가 이끄는 종합재활용업체
    PP, PE 플라스틱 선별해 분쇄, 가공 후 원료화
    춘천지역 플라스틱 문제 해결 및 자원순환사회 구축 목표

    • 입력 2021.06.20 00:01
    • 수정 2021.07.07 07:53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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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자원봉사센터에서는 ‘Zero-Waste 춘천, 생활 속 자원순환 실천운동’의 일환으로 생활 쓰레기 중 PP, PE 재질의 플라스틱을 모아 자원화하는 ‘모아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이 분리배출 해도 크기가 작거나 선별이 어려운 플라스틱이 소각, 매립되는 상황에서 재활용 자원으로의 가치가 높은 PP, PE 재질을 구출하기 위한 작업이다. 선별된 고품질의 플라스틱을 수거, 지역 내 자원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이렇게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모아진 플라스틱이 향하는 곳은 동내면 신촌리에 위치한 춘천케미칼(대표 박효훈)이다. 춘천케미칼은 폐합성 재생 재료 가공처리 등 기타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체로 플라스틱 자원을 수거해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으로 분류, 세척된 분쇄품으로 만든다. 하루 처리량만 8~10t 수준이다.

     

    춘천케미칼에서 수거한 재활용 자원,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사진=춘천케미칼)
    춘천케미칼에서 수거한 재활용 자원,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사진=춘천케미칼)

    PP는 주로 음식 배달용기, PE는 락스, 샴푸통 등의 재질로 사용되며 음료수 뚜껑은 주로 PP와 PE가 혼합돼 만들어진다. PP와 PE는 재활용이 가능한 고품질의 플라스틱이다. 지난해 국내 PP 재생원료 판매량은 1만6108t, PE는 1만5187t에 달한다.

    박효훈(28) 대표는 군 제대 후 2016년부터 대표직을 맡아 춘천케미칼을 이끄는 젊은 사업가다. 1t 트럭을 끌고 고물상을 찾아다니면서 플라스틱과 자원순환, 재활용산업 등에 대해 익혔다.

    춘천케미칼의 핵심 기술은 재질별로 PP와 PE로 분류한 후 분쇄, 세척, 탈수 과정을 거쳐 재생 팰릿(알갱이) 전 단계로 가공하는 공정이다. 비중 분리를 통해 쓰레기와 PP, PE가 분리된다. 같은 플라스틱이라도 PET, PS 성분은 물에 가라 앉지만 PP와 PE 성분은 물 위로 떠올라 선별이 가능하다. 다만 같은 플라스틱 병뚜껑이라도 PP와 PE를 섞어 혼합한 재질이 많아 재활용 과정에서 분류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렇게 생산된 세척분쇄품은 폐플라스틱을 이용해 원료를 만드는 2차 가공업체로 납품된다. 다시 가공을 거쳐 PE는 하수관과 파이프로, PP는 모판이나 화물 운반대 등으로 재탄생한다.

     

    분쇄 공정을 거친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사진=춘천케미칼)
    분쇄 공정을 거친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사진=춘천케미칼)

    수거된 PP와 PE를 자원화할 수 있는 업체가 춘천에 위치하고 있지만 지자체와 기업, 시민단체가 협업하는 ‘자원순환 사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올해 춘천도시공사의 재활용품 품목별 매각 입찰에서 PE, PP에 대해 낙찰받은 업체는 경기지역 소재 업체로 알려졌다. 춘천케미칼이 수급하는 원료는 타지에서 들어오는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춘천에서 자체 수급할 수 있는 폐플라스틱은 한정적이다. 홍천, 화천 등 인근 지역에서 가공의 원료가 되는 폐플라스틱이 춘천케미칼로 들어온다. 또 지자체 입찰을 통해 경기 구리, 충남 홍성, 인천 등지에서도 플라스틱이 수거돼 춘천케미칼의 원료가 된다.

    재활용품을 수거, 가공해 자원화하는 ‘재활용 업체’지만 ‘쓰레기 처리 시설’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춘천케미칼은 지역 내 더 넓은 부지로의 이전이나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건비와 쓰레기 처리 비용 단가가 인상되면서 선별되지 않은 쓰레기를 대량 매입해 전문 인력이 직접 재질별로 골라내는 작업 방식이 불가능해진 것도 경영 악화 요인 중 하나다. 때문에 최근 춘천지역 시민사회에서 자발적으로 PP와 PE를 수거하는 움직임은 사회적 의미에 더해 재활용 산업 구조 확립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동한다.

    춘천케미칼에서는 통상 ㎏당 200원에 원자재가 되는 폐플라스틱을 매입하고 있으나, 춘천시자원봉사센터 '모아 챌린지' 등을 통해 들어오는 물건은 ㎏당 300원으로 계산해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자원순환사회를 향한 시민들의 움직임에 춘천케미칼이 공감해서다.

    춘천케미칼은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연매출이 7억원대로 감소했으나 올해 설비를 증설하고 작업량을 확대하면서 기대 연매출이 12~13억원 수준으로 향상됐다.
     
    박효훈 대표(사진 왼쪽)와 춘천케미칼 직원들. (사진=춘천케미칼)
    박효훈 대표(사진 왼쪽)와 춘천케미칼 직원들. (사진=춘천케미칼)

    박효훈 대표는 “우리 같은 민간 재활용 자원 가공 업체가 지역 내 플라스틱 문제 해결과 자원순환사회 구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춘천시에서 제로웨이스트와 자원순환을 선언한만큼 폐기물 산업단지를 구축해 전략적으로 관련 산업체를 유치한다면 경제 발전 및 고용 창출, 사회적 가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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