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연예쉼터] 토크쇼의 대세 ‘유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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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의 연예쉼터] 토크쇼의 대세 ‘유퀴즈’

    • 입력 2021.06.16 08:41
    • 수정 2021.06.18 06:25
    • 기자명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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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요즘 유재석은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중 어떤 것을 가장 좋아할까? MBC ‘놀면 뭐하니’일까? 유재석의 지인들에 따르면 정답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다.

    그 이유는 유재석이 출연만 하는 게 아니라 제작진과 함께 프로그램을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유재석이 PD 마인드까지 가지고 프로그램에 임했다는 것이다. 

    유재석은 레전드 예능 ‘무한도전’을 비롯해 자신이 고정 출연하는 모든 프로그램에 제작자 마인드를 가지고 나온다. 콘셉트와 아이디어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작진에 의견을 개진한다. 그중에서도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유재석이 가장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프로그램일 것이다. ‘유퀴즈’에서는 유재석의 사람에 대한 궁금증과 배려심이 크게 한몫한다. 그래서인지 유재석의 ‘유퀴즈’에 대한 애착도가 그만큼 높다.

    각종 토크쇼들이 부침을 거듭해왔다. 사람에 대한 궁금증과 공감에 대한 시장은 늘 존재하기 마련이어서 어느 시대건 토크쇼 하나 정도는 ‘핫’해지기 마련이다.

    최고 인기를 얻었던 토크쇼가 ‘무릎팍도사’인 시절도 있었고, ‘힐링캠프’인 적도 있었다. ‘승승장구’ ‘라디오스타’ 등의 토크쇼도 인기를 끌었던 시절이 있었다.

    ‘무릎팍도사’와 ‘힐링캠프’에는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고싶은 정치인들도 나왔다. 연예인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대로 하는데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 ‘힐링캠프’였던 시절도 꽤 길었다. ‘힐링캠프‘는 한 사람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데다, 자신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그간의 오해나 편견을 없애는 데에도 적합했기 때문이다.

     

    요즘 토크쇼의 대세는 뭐니뭐니 해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다. 지금은 ‘유퀴즈’가 사람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 됐다. 연예인이건 비연예인이건 할 것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곳으로 ‘유퀴즈’만한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다.  

    ‘유퀴즈’는 ‘무한도전’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유재석이 교자상과 의자를 메고 길을 나서 우연히 만나는 사람과 인터뷰를 나누는 길거리 토크쇼 ‘잠깐만’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유퀴즈’의 김민석 PD에 따르면, 유재석은 거리에 걸어가는 사람은 어디로 가고 있으며, 사람들이 들고가는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등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유독 많다고 한다.

    특정한 주제 없이 오로지 유재석의 공감능력에 맡겨 매주 7~8명을 만나 그들 인생 이야기를 듣는 방식이었다. 사람마다 이야기하는 포인트가 달랐다. 낙원동 주변에서 만난 40년 전통 열쇠가게 아저씨, 춘천 감나무 아래에서 만난 동네 할머니들, 세탁소 아저씨에게 듣는 소소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위기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실내에서 사람여행을 계속 하려면 섭외를 해야했다. 섭외 이유가 필요하다 보니 매주 주제를 잡게됐다. 포맷이 바뀌면서 오히려 대중의 관심은 더 높아졌다. 

    비대면 상황에서 특정 주제를 기획해 설정하고 인물들을 섭외한 역발상은 오히려 이 프로그램을 더욱더 관심 가지게 만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을 못만나고, 외출이 여의치 않아서 더욱더 사람의 이야기에 목말라 하는 걸까?

    ‘은밀한 이중생활편‘에 출연한 의사 겸 타투이스트 이야기나, 힘들어하는 청소년을 위해 정릉에서 저렴한 식당을 운영하는 신부님 이야기는 큰 반응이 나왔다. 신부님의 식당에는 유재석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기부가 이어졌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특집은 평범함과 꾸준함의 위대함을 보여주었다. 마라톤을 하다 60대에 접어들면서 다리에 힘이 풀려버려 뛰는 게 힘들어지자 플랭크라는 새로운 운동에 도전한 86세 플랭크맨 김영달 씨, 공부를 잘해 고려대에 입학했던 모범생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가슴에 품고 있던 배우라는 직업에 도전하기 위해 과감하게 자퇴를 하고 배우세계에 뛰어들어 도전을 멈추지 않는 박정민, 편견과 장벽속에서도 대기업의 첫 여성 임원이 된 윤여순 씨, 선천적인 심장병 때문에 세 번의 큰 수술을 했음에도 의사가 된 신승건 씨가 들려준, 끝없이 경주하는 인생 이야기는 큰 감동과 자극을 주었다.

    지난 6월 9일 방송된 ‘감독의 세계’ 특집에 출연한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김가람 PD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맡을 수 있다는 인기 여행 프로그램이지만, 카메라 7대를 가지고 다니며 혼자 찍어야 하는 ‘1인 제작’ 시스템이라는 반전이 있었다.

    한 회당 4~5명의 이야기를 각각 20분 정도 듣는데, 한 사람의 인생을 담기에는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시간이다. 너무 깊게 들어가지도 않는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그 속에 담긴 의미 있는 메시지와 긍정적인 에너지가 시청자 삶의 영역으로도 확장된다.

    ‘큰 자기’ 유재석과 ‘아기 자기’ 조세호의 주거니 받거니 MC 호흡도 매우 좋다. 무엇보다 국민적 호감도를 지닌 유재석의 역할이 크다. 출연자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유재석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이미 마음이 열려있다. 가족편에 나온 홍진경의 딸 김라엘은 유재석을 만나러 왔다고 했다. 방송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할 수 있게 돕는 게 유재석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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