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거운 감자된 ‘북춘천역’ 신설···실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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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뜨거운 감자된 ‘북춘천역’ 신설···실현 가능할까

    북춘천역 건설하면 춘천역과 역간거리 7.4km
    철도공단서 제시한 역간거리의 1/7 수준
    설계사 수성 측 “역사 신설은 현실적 문제···불가능”
    허영 “영서내륙철도 크로스지점에 건설 추진할 것”

    • 입력 2021.06.16 00:02
    • 수정 2021.06.18 09:27
    • 기자명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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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건설사업 예상 선로. (사진·CG=MS투데이 DB)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건설사업 예상 선로. (사진·CG=MS투데이 DB)

    강원도의 숙원사업인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의 착공이 올해 말로 확정됐지만, 이해관계자들 간의 눈치싸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가파른 인구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춘천 강북지역에 동서고속화철도의 두 번째 정차역인 ‘북춘천역’을 신설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신사우동을 비롯한 신북읍 일대는 인구 증가뿐만 아니라 춘천역과의 접근성도 다소 떨어진다는 점에서 북춘천역 건설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린다. 강남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강북권에 역사를 신설함으로써 균형발전에 신경써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시발역에서 10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 정차역을 새로 짓는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나온다. 또한 역전 이슈에서 부동산 가치 폭등이 항상 첨예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집값 올리기 시도라는 지적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설계업체 “북춘천역 지으면 역간거리 7.4km, 실현 불가능”

    동서고속화철도 1공구 설계를 맡은 수성엔지니어링에 따르면 고속열차가 평균 속도를 내기 위한 역간거리는 약 30~40km다. 총 길이가 93.7km이고 정차역이 5개인 동서고속화철도의 역간거리는 20km도 되지 않는다.

    실제로 국가철도공단이 고속철도의 표정속도와 경제성을 위해 제시한 적정 역간거리는 57.1km로, 이는 춘천역과 북춘천역 건설 지점으로 거론되는 신북 산천리 간 거리인 7.4km보다 7배 이상 긴 거리다.

    수성 관계자는 “30km는 일반적으로 고속철도가 고속철도로서 속도를 내기 위해 필요한 역간거리”라며 “시발역에서 7.4km 떨어진 구간에 정차역을 신설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근 지역주민들의 불편함이나 니즈는 이해하지만 (북춘천역 신설은) 현실성의 문제”라며 “춘천에 동서고속화철도 정차역을 더 건설한다는 것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허영 의원 “영서내륙철도 크로스지점에 건설···불가능 아니야

    북춘천역 신설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00년대 초 경춘선의 복선전철 조성사업 당시에도 신북읍 일대에 북춘천역을 건설해 춘천역과 잇는다는 구상이 언급됐으며 원주와 춘천, 철원을 연결하는 내륙철도에 대비해 북춘천역 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꾸준히 거론됐다.

    이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측 후보였던 허영 의원이 강북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역을 설립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허 의원은 이후 21대 총선에서도 북춘천역 신설을 주요 공약으로 들고나오며 경춘선 연장과 동서고속화철도 정차, 영서내륙철도 연결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강북지역은 신사우동을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고 신흥주거지로 급부상함에 따라 허 의원의 공약을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해당 지역의 인구수가 꾸준히 늘어가고 있음에도 강남지역과 비교해 여전히 교통 등의 정주 여건이 낙후된 상태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 기준 신사우동의 인구수는 2만2894명으로 퇴계동(4만9657명), 석사동(3만5131명) 이후 세 번째로 큰 규모며 1월(2만2094명)과 비교해서도 800명 늘었다. 여기에 신북읍(7586명)을 더하면 강북지역 인구수만 3만명을 넘어선다.

     

    춘천 신사우동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사진=MS투데이 DB)
    춘천 신사우동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사진=MS투데이 DB)

    그러나 허 의원 또한 동서고속화철도 정차역으로 북춘천역을 신설하는 것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원주에서 이어지는 내륙철도와의 크로스지점에 역사를 건설한다면 불가능한 전망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허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북춘천역 신설은 처음부터 중장기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던 공약이었다”며 “아직 기약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동서고속화철도와 원주에서 연결되는 영서내륙철도의 크로스지점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균형”vs“시기 상조”

    시민들 사이에서도 북춘천역 신설은 뜨거운 감자다. 반드시 동서고속화철도 정차역이 아니더라도 지역균형을 위해 역사 건설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찬성 입장과 예산낭비라는 반대 입장으로 나뉜다.

    실제 춘천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은 “신도시 개발 계획과 레고랜드 등 주요 현안들과 함께 반영된다면 타당성은 충분하고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명목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회원은 “수도권과의 이동시간이 길어질수록 인식이 악화될 수 있다”며 “짧은 시간 안에 서울까지 출퇴근이 가능하고 수도권에 가깝다는 인식이 심어져야 발전 가능성있는 도시가 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동서고속화철도 1공구인 춘천 도심 통과구간은 오는 12월 8일 착공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시공은 내년 1월부터 약 66개월간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2공구인 산천리~발산리 구간을 비롯한 3, 4, 5, 6공구는 내년 7월쯤 실시설계가 끝날 전망이다.

    [박수현 기자 psh557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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