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하 작가가 묻는다…“이 시대의 조각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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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하 작가가 묻는다…“이 시대의 조각이란?”

    • 입력 2021.06.08 00:01
    • 수정 2021.06.10 06:46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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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하 작가의 Vanilla·2021·석고·22x29x185cm(왼쪽), Vanilla·2021·석고·65x80x130cm (사진=신초롱 기자)
    홍기하 작가의 Vanilla·2021·석고·22x29x185cm(왼쪽), Vanilla·2021·석고·65x80x130cm (사진=신초롱 기자)

    조각의 개념과 본질에 대한 심도 깊은 탐구가 엿보이는 전시가 갤러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춘천 예술소통공간 ‘곳’에서는 오는 26일까지 입주작가들의 세 번째 릴레이 전시인 홍기하 작가의 개인전 ‘바닐라(Vanilla)’가 진행된다.

    전시회에는 석고나 돌로 작업한 조각 7점이 출품됐다. 이들 작품들 중 한 점은 작가가 전시기간 동안 전시장에 마련한 작업공간에서 직접 제작에 나선다. 관람객은 단순히 조각품을 감상하는 것에서 벗어나 작가의 작업 방식과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행운을 만끽할 수 있다.

    홍 작가는 형태를 정해놓고 만드는 조각이 아니라 재료와 교감하며 그때그때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즉흥적이고 가변적인 조각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이 시대에 조각을 만든다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끊임 없이 탐구한다. 이에 조각에 대해 갖고 있는 다양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그는 ‘왜 더 이상 크고 무거운 조각은 탄생하지 않을까’, ‘우레탄폼은 조각일까’, ‘모더니즘 시대보다 조각에 대해 더 진지할 수 있는 시대가 있을까’, ‘노동이 개입된 조각은 그렇지 않은 것보다 더 가치가 있을까’, ‘조각의 채색은 회화의 채색과 어떻게 달라야 할까’, ‘지금은 조각의 암흑기일까’ 등에 대한 해답을 조각을 만들고 찾는 훈련 과정에서 찾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작가는 조각의 경우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가치를 가지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끝으로 그는 “조각이라는 게 돈과 시간, 노동력이 많이 들어 효율적이지 않지만 그것에 가치를 느끼고 있다”며 “관람객들도 알아봐 주면 좋겠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작가는 조각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인만의 정의를 만들어가는 것을 연구 과제로 삼고 있다.

    한편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홍기하 작가는 지난 1월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에서 첫 개인전 ‘Vanilla’를 열었으며, ‘Corners 4: We Move We’, ‘스퀘어프로젝트’ 등 다수의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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