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1980~2000년대 출생한 세대)가 공감할 만한 내면의 상념과 외부세계에 대한 동경을 표현한 디지털 일러스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25일 춘천시민과 조우했다.
강원디자인진흥원(원장 최인숙)은 춘천을 비롯한 강원도에서 활동하는 정언호, 박영조 작가가 출품한 ‘Inside Out’을 다음달 20일까지 선보인다. 강원디자인진흥원 제3, 4 전시실에서는 두 작가의 디지털 일러스트 작품 60점과 일러스트를 활용한 굿즈를 감상할 수 있다.
정언호 작가는 지난 2018년부터 캠핑, 서핑,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일상을 주제로 한 작품 30여점을 공개한다.
작가는 바쁜 일상으로 인해 취미활동이 소홀해진 데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을 쉽게 갈 수 없는 현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고 주변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물건을 세계의 도시와 접목해 이미지화 했다.
이들 작품은 채도 높은 색으로 그려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일상과 동떨어진 느낌을 주기 위해 이 같은 색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사는 일상이 무채색이라면 꿈꾸고 바라는 지향점에 있는 것들은 이와 다를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 작가는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상황에서 작품 속 탁 트인 장면과 맑은 색감을 통해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새로운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추천했다.
박영조 작가도 일상에서 느낀 감정이나 경험들을 단편적으로 표현한 작품 30여점을 내걸었다. 화가는 주로 혼자 있는 시간에 경험한 일들을 주제로 삼았다.
박 작가의 작품 중 월요일을 앞두고 심난해진 주인공의 유체이탈 장면이 담긴 ‘일요일 밤’, 어김없이 출근이나 등교를 해야하는 상황에 허탈한 듯 앉아있는 주인공이 인상적으로 표현된 ‘또다시 아침’ 등은 일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장면들로 다가와 고개가 끄덕여진다.
또 눈에 띄는 그림은 ‘후회 없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키보드 속 ‘컨트롤’ 키를 제거한 데 이어 ‘Z’ 키를 제거하고 있는 장면을 담아냈다. 이에 대해 박 작가는 “컴퓨터 작업을 하다보면 실행 취소하는 단축키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인생은 되돌릴 수 없지 않나”라며 “내가 한 선택을 되돌리지 말고 앞으로 잘 나아가자는 다짐을 표현해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이기 보다는 ‘나도 이런 경험해봤는데’라며 공감할 수 있는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월에서 활동하는 정언호 작가는 KT&G 상상마당, 삼성, 나이키 등 브랜드와 협업했으며, 박영조 작가의 경우 춘천에서 활동하면서 렉스웍스 디자인을 거쳐 멜라카스튜디오 그래픽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