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오지마을 주민들, 올해도 물 부족 반복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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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오지마을 주민들, 올해도 물 부족 반복 우려

    춘천 소규모수도시설 10곳 중 6곳 설치 10년 이상↑
    수도 정비 사업 제외된 북산면... 90% 노후 수로
    시 “주기적인 수질 검사, 정기적 청소 진행 등 꾸준히 관리”

    • 입력 2021.05.26 00:01
    • 수정 2021.05.27 06:40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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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사북면 지촌3리 소규모수도시설. 시설명은 '밧서오지'다. (사진=조아서 기자)
    춘천 사북면 지촌3리 소규모수도시설. 시설명은 '밧서오지'다. (사진=조아서 기자)

    춘천 일부 면(面)지역에 정수를 공급하는 상수도 시설 부재와 미비로 주민들이 수년 째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S투데이가 지난 24일 현장을 취재한 결과, 춘천 사북면, 북산면, 남면, 남산면 등 상수도 미 설치 지역 주민들은 계곡수나 지하수를 이용할 수 밖에 없어 매년 가뭄이나 취수원 동결 등 계절 별 영향으로 물 사용에 제한을 받고 있다. 또 이 지역 주민들이 사용하는 소규모수도시설은 노후화로 각 가정에 공급하는 수로가 터지면서 물 공급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소규모수도시설은 지방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의 각 가정에 공급하는 마을 상수도, 소규모급수시설 등 간이수도다. 마을 주민들은 이 시설을 활용해 계곡수나 지하수를 정화한 후 사용한다.

    현재 신북읍, 동산면, 신동면, 동내면, 남면, 남산면, 서면, 사북면, 북산면 등 면(面)지역에 설치된 소규모 수도시설은 총 97곳이다. 올해 1, 2월 취수원 동결과 수도시설 동파, 취수시설 고장 등으로 이 지역에 급수를 지원한 횟수의 경우 88차례에 달했다.

    사북면 지촌3리는 계곡물이 얼어 같은 기간 28차례나 급수를 지원 받았다. 이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김 모 씨는 “지난 겨울 물이 부족해 일주일 정도 급수를 제한했는데 물을 받아 놓고 쓰다 보니 설거지하고 조리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이 모 씨는 “수량이 부족해 개별로 물탱크를 설치했지만, 사실 물탱크에 담긴 물은 고여 있는 물이라 아이들이 쓰고 마실 때 걱정되긴 한다”며 “상수도 설치가 가능한 빨리 완공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황제연 사북면 지촌3리 이장이 시험 중인 수도시설 정화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황제연 사북면 지촌3리 이장이 시험 중인 수도시설 정화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특히 소규모수도시설 중 지난 2010년 이전에 준공된 시설은 71곳으로 10년 이상 된 곳이 전체 60%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이전에 지어진 곳도 50곳에 달한다.

    황제연 사북면 지촌3리 이장은 “특히 농촌은 물이 정말 중요한데 물이 부족 시기마다 마을 주민들끼리 최대한 물을 아끼는 수 밖에 없다”면서도 “물탱크와 연결된 수도가 오래돼 누수량이 많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당초 ‘춘천시 수도 정비 기본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북산면 권역의 경우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북산면에 설치된 소규모수도시설은 30곳으로 이 중 3곳을 뺀 나머지 27곳은 지난 2010년 이전에 설치돼 수로 노후화가 심각하다.

     

    춘천권역 지방상수도 미공급지역 연차별 공급계획. (사진=춘천시청)
    춘천권역 지방상수도 미공급지역 연차별 공급계획. (사진=춘천시청)

    북산면은 지난 2016년 ‘춘천 수도 정비 기본 계획’ 수립 당시에도 지리적인 이유로 사업 계획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시설 확충이 지지부진하면서 올해 1월에만 취수원 동결로 벌써 2차례 급수 지원을 받고, 34가정이 물 확보에 불편함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춘천시 수도시설과 관계자는 “북산면 일대는 지리적으로 한계가 있어 당장 상수도 공급을 약속할 수 없지만, 현재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마을 상수도 시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시에서는 관리 감독을 꾸준히 진행할 방침이다”며 “누수가 발견되면 시청에서 수리를 위한 지원을 하고 있고, 현재도 1년에 2차례에 걸쳐 물탱크 청소와 분기별로 수질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도 “기본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북산면은 일부 지역이라도 상수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며 “최대한 많은 주민이 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춘천시는 지난해 ‘수도 정비 기본 계획’을 변경해 오는 2025년까지 지방 상수도 공급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지난해 서면 안보리, 남면 방하리, 남산면 행촌리 완공에 이어 올해는 남면 박암리·관천리, 서면 덕두원리·현암리, 서면 서상리, 춘천댐~지암리 등에 상수관로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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