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춘 시인의 문예정원]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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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춘 시인의 문예정원] 거리두기

    • 입력 2021.05.26 00:00
    • 수정 2021.05.27 06:40
    • 기자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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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두기
        
                                   
    김금용

    사람이 문제였어요
    사람이 바이러스였어요

    진작부터 일 미터 이 미터 거리두기를 해온 식물들은
    코로나 19로 사람들 발걸음이 끊어지자
    연두빛 풀향이 넘치네요
    꽃향이 넘치네요

    비행기 길로 얼룩졌던 하늘이 파랗게 맑아졌어요
    누렇게 덮치던 황사가 사라졌어요
    마스크로 침 튀기는 욕심까지 가리니
    목과 눈, 귀가 뚫리고 앞이 환해졌어요
    자연의 경고가 이제야 들리네요

    사람이 문제였어요
    지나침이 바이러스였어요

    *김금용:1997년「현대시학」등단*시집「광화문쟈콥」중국어번역시집「나의 시에게」외 다수.현재,「현대시학」편집주간.

    이영춘 시인
    이영춘 시인

    맞습니다. “사람이 문제였어요” 이 시의 작자는 ‘코로나가 우리에게 가르친다. 자연을 살려야 사람도 산다. 사람이 문제였다는 것을 매섭게 가르치고 있다.’고 자술한 바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자연이 자연스럽게 살아나야 하는데 인간은 자연을 파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요즘도 여전히 우리 주위의 어디에선가는 자연이 무섭게 파괴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전 인류에 하늘이 천벌을 내렸음에도, 우리의 수호신 같은 산이 파괴되고 강이 파괴되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사람의 짓입니다. 사람이 일으키고 있는 환란입니다. 지금 현재도 재현되고 있습니다.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너무 무서워 입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화자는 이 시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자연과 사람과의 거리를 환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거리’는 자연현상과의 ‘거리두기’를 상징합니다. “사람들 발걸음이 끊어지자/연두빛 풀향이 넘치네요/꽃향이 넘치네요”라고 아주 작은 풀향, 꽃향을 예시로 ‘거리두기’로 인해 다시 살아나는 ‘생명성’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비행기 길로 얼룩졌던 하늘이 파랗게 맑아졌어요/누렇게 덮치던 황사가 사라졌어요/ 마스크로 침 튀기는 욕심까지 가리니/목과 눈, 귀가 뚫리고 앞이 환해졌다”고 외칩니다. 

    이 모든 환란이 “자연의 경고”라고 외칩니다. 그러나 세상은, 아니 권력자들은 시인들과 소시민들의 이런 외침에는 눈도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초지일관 자신들의 뜻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 능사입니다. 자연 파괴는 오늘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이 “자연의 경고”가 그들에게도 하루 빨리 귀를 열게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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