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협동조합] “수익·서비스↑” 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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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협동조합] “수익·서비스↑” 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강원지역 최초 택시업계 협동조합 모델
    협동조합 전환 이후 기사 월 수입 50~60만원↑
    서비스 품질 및 운행 안전 강화, 소비자 만족 커

    • 입력 2021.05.17 00:01
    • 수정 2023.09.07 12:42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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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공동 이익 창출과 사회 문제 해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춘천 내 협동조합을 소개하는 ‘우리동네 협동조합’을 시리즈로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협동조합 택시는 조합원들의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결집해 열심히 일한 만큼 수익을 더 가져갈 수 있고,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모델의 중간 형태로 운수 종사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지난달 기준 춘천지역 협동조합 택시는 139대에 달한다. 전체 택시 면허수(1736대) 중 8.0% 차지하는 비중이다.

    춘천 내 협동조합 택시 모델의 시작은 바로 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이사장 이원모, 이하 ‘희망택시’)이다. 지난해 11월 강원지역 최초의 택시 협동조합으로 출범했다. 그 후 소양시민협동조합(35대), 하나협동조합(30대) 등이 탄생하며 춘천에 택시 협동조합 열풍이 불고 있다.

    희망택시는 지난달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역 내 타 업체로부터 면허 25대를 양수받았다. 49명의 조합원 및 보유 면허로 출발, 반년 만에 면허 수가 74대로 늘었다. 양수받은 면허에 대해 추가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해 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창립총회 당시 회의 모습. (사진=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지난해 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창립총회 당시 회의 모습. (사진=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희망택시는 법인택시회사인 ‘대원운수’가 모태가 됐다, 대원운수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운수 종사자 이탈로 인한 택시 가동률 저하 등으로 1개월간 휴업을 결정할 만큼 어려운 상황을 겪었다. 지난해 2월 춘천 최초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직후 시간당 평균 운행수입금은 기존 2만원에서 5000원으로 25% 수준으로 급감했다.

    당시 대원운수 사주가 소속 기사들에게 협동조합 모델을 제안하며 논의가 진전됐다. 대원운수에서 10년간 회사의 살림과 운영을 도맡았던 이원모 전무가 새로운 협동조합의 이사장으로 추대됐다. 타 지역 택시 협동조합에서는 주로 노조위원장 출신 인사가 이사장을 맡는 사례가 많지만, 희망택시의 경우 전무 시절 소속 기사들과 적극적으로 교감해온 이원모 이사장이 중책을 맡았다.

    협동조합 초창기 49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1인당 4300만원으로 21억700만원의 출자금을 마련했다. 법인택시 회사 소속으로 택시를 몰던 운수종사자 입장에서는 시세 1억5000만원 수준인 춘천지역 개인택시 면허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차’로 택시를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법인택시업계에서는 회사와 기사 간 수익을 정해진 비율에 따라 분배했다면, 협동조합 모델에서는 조합 운영비(현행 100만원)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은 본인 몫이다.

    그 결과 협동조합 설립 이후 기사(조합원) 1인 당 실질적인 소득이 월 50만~60만원 늘어났다. 또 이번 면허 양수로 보험료율이 새로 책정되면서 조합 수익에도 여유가 생기자 오는 7월부터는 다달이 납부하는 조합비를 90만원으로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조합원들의 주인의식이 고취되면서 택시 서비스 품질이 향상된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반길만 하다. 이원모 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이사장은 “요즘 기사들 사이에서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비치하는 게 유행이다”며 “철저한 차량 관리와 서비스 향상으로 손님들의 호응도 높다”고 밝혔다.

     

    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소속 택시. (사진=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소속 택시. (사진=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성과 공유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는 택시 운전에 대한 안전 의식 확대 및 사고율 감소로 직결됐다. 회사에서 차량 수리를 책임졌던 법인택시업체 시절에는 타이어 찢어짐 사고가 월 1~2회씩 발생했지만, 조합 출범 이후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기사들이 무리하게 차량을 운전하지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월 6~7번 수준이던 사고율 또한 경미한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회사의 경영비 절감 및 고객에 대한 서비스 품질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다.

    카카오택시 등 대형 플랫폼 사업자와의 수수료율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택시업계에서는 협동조합 모델이 수익 배분 및 안전성 향상 등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서울, 대구 등지 택시 협동조합에서 횡령 및 수익 배분 등을 이유로 조합원 간 갈등이 커지자, 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은 이를 반면교사 삼아 ‘투명한 회계’로 지속가능성을 꾀하고 있다. 조합 사무실 게시판에는 항상 월별 회계 보고서가 게시돼 있다. 회계 투명성을 위해 간이영수증 사용을 금지하고 회계법인을 통해 수입, 지출, 수익을 철저히 관리한다.

     

    이원모 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이사장. (사진=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이원모 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이사장. (사진=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이원모 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이사장은 “투명한 회계는 조합원 간 오해를 막고 조합이 장수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건이다”며 “튼튼한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추후 구내식당, 체력단련실 등 조합원 복지를 위한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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