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일자리 현황] 2. 경력이음, 여성 고용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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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일자리 현황] 2. 경력이음, 여성 고용의 경쟁력

    춘천 내 30대 초반 여성 인구 10년 간 17% 줄어
    일 가정 양립 가능한 질 좋은 일자리 태부족
    기혼여성 절반은 경력단절 경험
    성별에 따른 고용 경험 양극화 심화

    • 입력 2021.05.18 00:02
    • 수정 2021.05.20 17:42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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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의 인구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2010년 9132명이었던 30~34세 여성 인구는 지난해 7578명으로 17.0% 감소했다. 만18~34세 인구 감소폭(2.1%) 보다 훨씬 하락세가 크다. 여전히 여성에게 가사와 육아에 대한 부담이 큰 구조 속에서 직장 생활과 돌봄 노동을 병행할만큼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혼 여성 절반은 ‘경력단절’

    ‘2020년 춘천시 일자리인식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춘천지역 만25~54세 여성 중 경력단절 경험은 36.7%에 달했다.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경우는 경력단절 여부에 대해 48.4%가 ‘있었다’고 답변해, 결혼한 여성의 절반이 경력단절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경우 경력단절이 있었다는 응답이 0.6%에 그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춘천 내 지역별로는 도농 복합지역에서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이 42.0%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타 읍면(39.8%), 구도심(35.9%), 신도심(35.5%) 순이었다.

    경력단절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그 사유로 결혼(39.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임신·출산(23.5%), 가사(19.4%), 육아(12.5%), 자녀교육(5.1%) 등도 주요 이유였다. 이들의 경력단절 기간은 10년 이상(34.9%)이 가장 많았고, 5~10년(24.9%) 등 장기간 경력이 단절된 경우가 많았다.

     

    춘천지역 여성 대상 경력단절 조사 결과.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지역 여성 대상 경력단절 조사 결과. (그래픽=박지영 기자)

    ■고용 시장 젠더 양극화

    춘천지역 미취업자의 미취업 기간은 10년 이상(23.9%)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성별로 분류하면 남성의 경우 미취업 기간이 6개월 미만(19.8%)이라는 응답 비중이 제일 높았으나 여성은 10년 이상(33.1%)의 비중이 컸다. 남성은 일시적인 실직 상태 또는 구직 활동 상황에 놓이게 되는 반면, 여성은 장기간 취업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미취업 기간 동안 한 일을 묻는 질문에서 남성은 ‘여행, 독서 또는 집 등에서 그냥 시간을 보냈다’는 응답이 37.0%로 가장 많았으나 여성은 육아, 가사, 가족 돌봄 등이 63.9%로 나타났다.

    남성 미취업자가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려워서’를 꼽은 경우는 2.1%에 불과했으나 여성의 경우 해당 응답은 44.1%에 달했다. 1년 내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 ‘가사, 육아, 자녀교육, 가족 돌봄’을 든 경우는 여성이 53.8%에 달했고, 남성은 3.0%에 그쳤다. 이를 통해 일과 가정의 양립이 여성의 고용 유지에 가장 중요한 조건임을 확인할 수 있다.

    구직경험이 있는 미취업자의 구직 애로 사항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은 ‘일자리의 절대적 부족’(28.1%)이다. ‘학력, 전공, 기능자격 등 채용조건과 맞지 않아서’(16.8%), ‘취업 정보가 부족하거나 잘 몰라서’(15.8%) 등의 응답 등을 통해 꾸준한 직업교육 및 고용 연계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춘천지역 기혼여성의 절반이 경력단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춘천지역 기혼여성의 절반이 경력단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경력이음을 위한 해답

    경력단절 여성들은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싶다는 의견이 96.8%에 달했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 근무제(32.4%), 선택적 근무 시간제(32.1%) 등이 큰 지지를 받았는데 이는 양질의 고용 상황에서 채택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현실과의 괴리가 컸다.

    이들은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취업 알선 및 일자리 정보제공 등 취업 지원(26.5%)이 가장 절실하다고 응답했다. 또 출산, 육아휴직 활성화 등 가족 친화적 기업문화 조성(26.4%), 출퇴근 시간 보장 및 유연근무제 활성화(18.9%) 등 기업 환경 및 일자리 문화의 변화도 촉구했다.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원에 대해 복수 응답한 결과, 출퇴근 시간 보장 및 유연근무제 활성화(43.5%), 출산·육아 휴직 활성화 등 가족 친화적 기업문화 조성(36.6%),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36.6%) 순으로 나타났다. 또 경력단절 경험이 있는 여성의 취·창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직업훈련으로 전문자격 교육(32.4%), 컴퓨터 관련 교육(30.3%), 기능 기술 교육(16.1%) 등이 언급됐다.

    정윤경 춘천여성민우회 상임대표는 “춘천은 공공 분야의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와 비정규직 일자리 간극이 크게 나타난다”며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위축 상황에서 비정규 근로 환경에 놓여 있는 여성은 가장 먼저 퇴출된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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