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1. 접종률 ‘부진’ 수급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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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백신] 1. 접종률 ‘부진’ 수급 ‘불안’

    춘천 백신 접종자 1만6016명…2차 접종자는 238명
    정부 백신 수급 난항에 지자체도 진땀
    약국가 ‘타이레놀’ 품귀현상 나타나
    중복 접종 사건까지…시스템 ‘허점’

    • 입력 2021.04.24 00:01
    • 수정 2021.05.11 11:28
    • 기자명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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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처음으로 춘천에 상륙한 지 약 두 달이 흘렀다. 지난 2월 26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시작으로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감염병 종식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으나, 물량 확보의 어려움, 부작용 발생 등에 따라 접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데다가 최근 감염병 환자가 되레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MS투데이는 춘천의 백신 접종 현황과 실태, 그리고 백신이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을 알아봤다.

     

    2월 25일 오전 춘천시보건소에서 도착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수송 요원과 보건 관계자가 확인하고 있다. (사진=춘천시 제공)
    2월 25일 오전 춘천시보건소에서 도착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수송 요원과 보건 관계자가 확인하고 있다. (사진=춘천시 제공)

    올해 2월을 기점으로 춘천 시민들 대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됐지만, 감염병 종식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변해가는 모습이다. 1차 접종이 시작된 지 약 두 달이나 지났음에도 접종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있으며 백신 관리체계의 허술함, 수급 차질 등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춘천지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총 1만6016명, 이중 2차 접종까지 마친 시민은 238명이다. 1차 접종자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당초 계획된 접종 인구 24만명 대비 6.7%에 불과하다. 두 달간의 접종률인 점을 감안하면 약 2년 반이 지나야 모두 접종을 마칠 수 있는 셈이다.

    시는 올해 2분기까지 약 6만여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모두 마치고 3, 4분기에 17만8000명에게 접종을 마치겠다고 계획을 발표했지만 백신 수급 상황을 보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재 춘천은 정부의 백신 도입 계획에 따라 수급을 받아 접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3월 초부터 입고된 물량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만860도즈, 화이자 1만770도즈다.

    1차 접종자 수는 요양병원·요양시설 3919명,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3344명, 75세 이상 및 노인시설 이용자 7028명 등 1만5778명으로, 1차 접종분은 모두 소진해 2차 접종 물량 일부를 1차 접종 대상자에게 당겨쓰는 상황이다.

    ■정부의 백신 공급 계획 신뢰도 저하…수급 차질

    정부로부터 물량을 수급받는 지자체로선 앞으로의 접종에 있어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2분기부터 화이자 백신 1000만명분,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 얀센 백신 600만명분, 노바백스 백신 2000만명분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초도물량과 구체적인 일정에 관한 내용도 불확실할 뿐더러 모더나 백신의 경우에는 상반기 도입도 물 건너갔다.

    이같이 정부의 백신 공급 계획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지자체 자체적으로라도 백신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근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독자적으로 도입해 도민들에게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대구 또한 지역 의료계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자체 수급 논의가 오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5일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독자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5일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독자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대구지역 의료계 종사자는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최근 대구시와 지역의사회 등에서 자체적인 백신 수급 논의가 이뤄졌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강원도는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은 “코로나19 백신 수급은 의사회에서 나설 만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도내의 백신 접종은 정부의 공급 계획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작용 무서워…약국가 ‘타이레놀’ 품귀현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에 나타나는 부작용도 접종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특히 사지마비, 뇌출혈 등 부작용 발생 사례가 언론 등을 통해 잇따라 발표되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얀센 백신이 혈전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잇따라 발표했다. 다만, EMA는 혈전 발생률이 극히 낮다는 이유로 부작용 위험성보단 이익이 훨씬 크다고 못박았다.

    혈전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외에도 두통과 메스꺼움 등 가벼운 부작용 또한 접종을 망설이게 만든다.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 대상자라서 맞았는데 약 6시간 쯤 지났을 때부터 두통이 왔다”며 “이후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숙면을 취했지만 발열과 근육통까지 나타나 결국 해열제 주사까지 맞아야 했다”고 호소했다.

    이와 더불어 춘천에선 백신 접종으로 인해 두통약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약국가는 때아닌 타이레놀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강원대학교병원 인근의 한 약국 관계자는 “부작용을 겪고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 전부터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타이레놀을 찾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춘천지역의 한 약국. (사진=MS투데이 DB)
    춘천지역의 한 약국. (사진=MS투데이 DB)

    ■백신 중복 접종?…관리 체계 ‘허술’

    이달 초 춘천에서 80대 노인이 화이자 백신을 두 차례 연속으로 접종하는 일이 발생했다. 치매 환자인 A씨는 지난 7일 노인 관련 시설 입소자로 분류돼 한 차례 백신을 접종받았으나 그 다음 날 주민센터의 접종 안내 문자를 받고 또 백신을 맞았다.

    춘천시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에 따르면 2분기 대상자는 65세 이상 고령자와 노인재가복지시설 이용자·종사자 등으로 나뉜다. A씨는 노인시설 이용자로 백신을 접종받고 이후 하루 만에 65세 이상 고령자로 주민센터의 접종 대상자 명단에 올라 중복으로 맞은 것이다.

    이는 대상자의 접종 여부와 신원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착오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는 A씨의 보호자를 통해 이상 증상 여부와 건강상태를 전달받기로 했으며 추후에도 이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접종 대상자의 신원 확인을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유열 춘천시 보건운영과장은 “중복 접종과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접종 여부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직원 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화이자 백신은 장기적 면역 효과를 위해 21일 간격으로 2번 접종해야 한다.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1차 접종 21일 후 면역 효과는 70%, 2차 접종 7일 후 면역 효과는 85%였다. 연속 접종 시에 대한 부작용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수현 기자 psh557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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