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양상’ 문화도시…“정책과 철학, 명확하게 짚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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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열 양상’ 문화도시…“정책과 철학, 명확하게 짚어내야”

    • 입력 2021.04.23 00:00
    • 수정 2021.04.25 05:51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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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가 ‘문화도시 정책이 지역문화와 발전에 끼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가 ‘문화도시 정책이 지역문화와 발전에 끼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되기 위한 국내 각 도시들의 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문화도시의 정책 방향이나 철학이 명확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는 22일 KT&G 상상마당 춘천에서 열린 제1차 문화도시 포럼 ‘문화도시와 지역발전’ 발제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권순석 대표는 ‘문화도시 정책이 지역문화와 발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발제를 통해 “소극적 의미의 문화예술을 얘기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도시차원에서 도시담론으로 ‘문화’가 상정되면서 다양한 삶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예비도시와 본지정 도시들이 가고자 하는 가치 방향에는 시민 중심, 자치 중심의 관점이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문화도시를 만드는 데 지역에서 가장 어려워하면서도 핵심가치로 두는 것이 ‘거버넌스’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과거 정책과 행정이 리드해가는 입장에서 시민은 수동적으로 따라가고 동의해주는 정도의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문화도시가 지향하는 바, 시민사회에서 바라본 바, 본래 가야할 방향들을 통해 능동적인 시민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행정 서비스가 만나 민관거버넌스 서비스를 구축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게 사실은 어떤 문화도시로 갈 것인가를 고민하기 이전에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것에 토대가 되는 핵심가치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권 대표는 “문화도시로 지정된 12개 도시가 모두 이 체계까지 넘어와있다고 보진 않는다. 리드해나가려는 그룹과 시민을 서비스의 대상으로 보는 도시도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도 “긴 호흡에서 보면 궁극적인 거버넌스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단계를 밟는 것으로 본다면 부정적인 시각만 가질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권 대표는 문화도시 신청, 선정을 두고 최근 과열되는 양상이 보여지고 있고 각 도시들이 경쟁구도로 가고 있는 것에 대해 되짚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도시가 저마다의 특성을 가진 문화도시로 성장해야 하는 것도 맞고 모든 국민이 보편적인 문화적 삶을 보장받는 도시로 가는 것도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문화도시의 정책, 철학에 대해 누구도 명쾌하게 얘기해주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문화도시로서 다른 도시와 변별력을 갖고 차별점을 갖고 있는 도시, 잘 할 수 있는 도시를 선별, 집중투자해 선한 영향력을 미치게 하는 방식인지, 모든 시민이 문화적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본적인 여건을 제공하기 위한 보편적인 지원제도 틀 안에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일례로 문화도시를 준비하고 있는 도시들 사이에서는 이번 정부 말기에 선정되지 못하면 영원히 문화도시로 선정되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명확한 정책이나 철학이 없는 이 같은 상황이 잘못된 경쟁구도를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화도시는 문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및 지역주민의 문화적 삶 확산이라는 비전 아래 △지역사회 주도의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역 고유의 문화가치 증진을 통한 지역균형 발전 △문화의 창의성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구축 △문화적 도시재생과 접목한 사회혁신 제고 등 4가지 목표를 두고 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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