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민이 주도하는 주민참여예산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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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시민이 주도하는 주민참여예산을 꿈꾸며

    • 입력 2021.04.22 00:00
    • 수정 2021.04.24 07:48
    • 기자명 신준철 춘천시 주민참여예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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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준철 춘천시 주민참여예산위원장
    신준철 춘천시 주민참여예산위원장

    제4기 춘천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장으로 참여한 것이 어느덧 2년의 임기를 채워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및 기업체 생활 등으로 외지 생활을 끝내고 고향 춘천으로 돌아와서 문학, 연극, 음악 등 문화예술분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사회 경험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회가 돼 강원도 및 행정안전부 국민감시단 활동을 하면서 내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예산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도민, 국민감시단으로 활동하다보니 이전까지는 눈에 안 띄던 것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실례로 버스 정류장마다 설치돼 관리가 전혀 안되고 방치되고 있는 미니 도서관을 볼 때마다 예산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걸음 더 나아가 잘못된 것에 대한 비판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건설적이고 효율적인 제안을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민이 주인이다’라는 슬로건이 춘천 곳곳에 내걸려 있듯이 자치시대에 있어서는 주민들의 직접 참여가 적극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느끼고 필요로 하는 제안들이 결코 정치 논리에 묻혀 사장되지 않고 적극 반영돼야 한다는 생각이 춘천시주민참여예산위원회 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9년 5월 출범한 제4기 춘천시주민참여예산위원회는 이전과 달리 주민이 제안한 사업에 주민이 예산을 통과시키자는 취지를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이전까지의 주민참여예산은 주민간담회를 통해 시민의견을 수렴,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심의 및 부서 검토에 이어 최종적으로 의회에서 예산을 심의 및 확정하는 절차를 거쳤습니다. 그러나 첫 단계인 ‘시민 의견 수렴’ 단계부터가 미흡했으며 다음 단계인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심의’에서도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효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제4기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운영은 ‘시민 의견 수렴’에 있어서 제안공모, 온라인 플랫폼 및 주민간담회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보완되었으며 관련부서의 사전 검토, 온라인 주민투표 및 제안 설명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서 심의결정의 절차를 적용했습니다. 이전의 시정부나 시의회에서 제안한 정책 및 사업에 대해 시의회에서 예산을 통과시키는 것처럼 주민이 제안한 사업에 대해서는 주민 스스로 예산을 통과시키자는 것이 주민참여예산제의 취지인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임에도 제4기 춘천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서는 2019년 71건의 주민참여제안 및 11개 읍·면·동의 마을숙의형 43개 제안사업, 2020년 41건의 주민참여제안 및 13개 읍·면·동의 마을숙의형 60개 제안사업 등 전환도시 춘천으로 변화시켜 나갈 유의미한 시민들의 제안이 창출됐습니다. 2019년에는 행정안전부에서 주최하는 주민참여예산 우수자치단체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인구 30만이라는 중소도시에서 시정참여형 및 마을자치형 숙의예산을 적극 도입해 주민들의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실질적인 기능을 강화하고 전환도시 춘천을 이끌어 나갈 원동력을 가져다주고 자리매김하는 위원회 활동을 전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활동도 일상생활과 함께 위축됨에 따라 시민들의 관심에서 살짝 벗어나는 듯한 우려감마저 들게 됨은 제 개인적인 생각만은 아닌 듯합니다.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제목 그대로 주민들의 직접적인 참여가 선행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춘천시에서도 보다 다양하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홍보를 확장하는 한편 시민들에게는 더욱 다가서는 정책의 지속적인 전개가 필요할 것입니다. 길거리와 관공서 건물 곳곳에 ‘시민이 주인이다’라는 플래카드의 문구가 무색하지 않게 관행적인 업무처리에서 벗어나 시민의 입장에서 사업을 펼쳐 나가야 합니다. 춘천시민이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부서의 조직을 더욱 확대하고 전문성을 갖고 시민들의 제안에 귀를 기울이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 수정해 적용 가능한 제안으로 이끌려는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제5기 춘천시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출범을 앞두고 동참할 새로운 위원 모집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민참여예산제의 실질적인 일을 하는 것이 주민참여예산위원회입니다. 춘천시에서는 모집 공고에만 그치지 말고 춘천시민 모두가 제도를 인지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춘천의 구석구석까지 홍보하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보다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사업 수행능력이 발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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