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협동조합] “육아의 핵심은 소통” 신나는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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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협동조합] “육아의 핵심은 소통” 신나는 협동조합

    어린이집 보육서비스 질, 사회적 문제 대두
    시작은 공부모임…올해 사회적 협동조합 전환
    21년간 어린이집 유지·영구터전 마련 등 성과
    “공동육아 어린이집, 사회적 대안 제시가 목표”

    • 입력 2021.04.30 00:01
    • 수정 2023.09.07 12:44
    • 기자명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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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리기업들처럼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을 함께 추구한다는 이유에서다. 2011년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 이후 춘천에는 2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탄생했다. 하지만 생명력을 갖고 성장 중인 협동조합의 수가 기대에 못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MS투데이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춘천지역 협동조합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신나는 협동조합 활동 사진. (사진=신나는 협동조합)
    신나는 협동조합 활동 사진. (사진=신나는 협동조합)

    어린이집 보육 서비스의 질에 대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아동학대, 교사 대 아동 비율, 부실급식 등 보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지속되면서 어린이집에 대한 사회적 불신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리는 것이 한 가지 방안이 떠오르고 있지만, 이 역시 불신을 거둘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가정이나 민간 어린이집뿐만 아니라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민간 어린이집보다 아동학대가 더 많이 발생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들의 엄마와 아빠, 교사가 공동으로 육아에 참여하는 모델이 나타났다. ‘아이, 부모, 교사가 모두 행복해지는 것’을 핵심가치로 내걸고 등장한 춘천시 서면의 ‘신나는 협동조합’이 그 주인공이다.

    ■시작은 공부모임…현재는 45명 규모 사회적 협동조합

    신나는 협동조합은 2000년 공공, 민간 중심의 보육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품앗이 육아 형태로 출발했다. 초창기 공부 모임 수준에 머물러있던 이 모임은 2017년 처음 협동조합을 설립했으며 올해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 기준 이 협동조합에는 교사 5명을 비롯한 45여명이 조합원으로 활동 중이며 약 20여개 가정이 참여하고 있다.

    이 협동조합의 주요 사업은 ‘공동육아’다. 단순히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좁은 의미의 공동육아를 넘어 아이와 부모, 부모와 교사, 교사와 아이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소통을 강조하는 넓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공동육아의 핵심은 아이, 부모, 교사 모두가 행복해지고 동시에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구희석 신나는 협동조합 이사는 “육아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가 하나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고민을 서로 마주 보며 해결해 가는 것이 바로 공동육아의 핵심가치”라고 설명했다.

     

    신나는 협동조합에는 교사 5명을 비롯한 45여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신나는 협동조합)
    신나는 협동조합에는 교사 5명을 비롯한 45여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신나는 협동조합)

    ■21년간 어린이집 유지·영구터전 마련 성과 이뤄내

    신나는 협동조합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다름 아닌 21년간 조합을 유지·발전시켜왔다는 점이다. 비영리 국가 목적사업으로 분류되는 어린이집 특성상 운영 이윤을 100% 영유아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재정적 어려움을 포함해 지속 가능한 동력 확보에 대한 고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운영을 이어오며 올해로 21주년을 맞이했다.

    다른 큰 성과는 조합원들의 노력으로 2017년 기존의 임대터전 생활을 마무리 짓고 영구터전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영구터전을 마련하는 것은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숙원에 가깝다. 임대 터전을 사용할 경우 통상적으로 2년 단위로 재계약을 맺어야 하며, 재계약이 되지 않을 시에는 다른 터전으로 이사를 가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 이사는 “신나는 협동조합은 영구터전을 마련함으로써 이같은 전·월세의 어려움을 딛고 공동육아를 위한 여러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탄력을 붙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전부는 아니다. 공동육아에 참여하는 부모와 선생님들은 “서로 의견을 조율해가며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부터 보람찬 일”이라며 “무엇보다 직접 기획한 행사에서 모두가 즐겁게 참여할 때, 아이들이 숲에서 마음껏 자연을 경험하고 웃으며 뛰어놀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신나는 협동조합은 2017년 조합원들의 노력으로 영구터전을 마련했다. (사진=신나는 협동조합)
    신나는 협동조합은 2017년 조합원들의 노력으로 영구터전을 마련했다. (사진=신나는 협동조합)

    ■재정적 어려움 여전…지자체 지원 ‘절실’

    신나는 협동조합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구성원 간에 이견을 조율하거나 특정 사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는 데 있어 난관이 있었고, 무엇보다 공동육아를 통한 보육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 재정적인 어려움이 가장 컸다.

    구 이사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자체에 바라는 점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교사 대 아동의 비율을 낮추고, 좋은 먹거리를 사용하는 등 공동육아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금전적인 문제 해결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정부 보육료를 보조받고는 있지만, 조합원들이 매달 몇십만 원의 조합비를 내야만 운영할 수 있는 형편이기 때문에 인건비와 급식비 등의 재정적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공동육아, 현대사회 위험 속 대안될 것”

    신나는 협동조합의 목표는 저출산·고령화 등 나빠져 가는 사회환경 속에서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사회적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아이와 교사, 부모 등 모든 구성원이 더불어 사는 어린이집이 오늘날 질 좋은 보육 서비스 제공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라는 분석이다.

    구 이사는 “아이들에게 주입식 교육이 아닌 자신을 알아가는 참된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사들의 역량을 여러 사람에게 나누면서 부모들은 영유아기를 걱정하지 않고, 안심하고 낳고 맡길 수 있는 양질의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사회적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신나는 협동조합의 목표다. (사진=신나는 협동조합)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사회적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신나는 협동조합의 목표다. (사진=신나는 협동조합)

    [박수현 기자 psh557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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