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교육 진단] 1. ‘진보교육감’ 민병희 11년, 춘천교육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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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교육 진단] 1. ‘진보교육감’ 민병희 11년, 춘천교육 현주소는?

    “교육 복지·민주화 성과” vs “학생 실력 뒷걸음질”
    2010년 교육감 첫 당선 후 내리 3선까지
    평준화‧무상급식 등 개혁적 교육정책 추진
    수능성적 꼴찌수준 학력 논란엔 ”의미없다“

    • 입력 2021.04.15 00:02
    • 수정 2021.05.12 15:04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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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사진=연합뉴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사진=연합뉴스)

    첫 주민 직선으로 시행된 2010년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모두를 위한 교육’을 강령으로 내세운 민병희 교육감이 당선, 내리 3선을 하며 춘천교육을 이끈 지 10년이 지났다. 진보교육감의 등장은 춘천교육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과 동시에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낮출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민병희 교육감 11년, 춘천교육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춘천교육 진단' 시리즈 6회를 3일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춘천 출신인 민병희 교육감은 춘천고등학교와 강원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1974년 정선여자중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춘천여고에 근무하던 1989년 성적을 비관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 비교육적인 교육 현실 타파를 외치며 전교조 결성을 주도했다.

    이 문제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이후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1994년 소양중학교로 복직했다. 이후 그는 전교조 강원지부 2‧3‧6대 지부장과 강원교육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전교조 활동으로는 교단을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한 민 교육감은 인제 원통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2002년 강원도교육위원에 출마해 최다득표로 당선되면서 교육행정가라는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강원도교육위원의 한계를 느꼈고 강원교육을 바꾸겠다는 일념으로 2006년 교육감 선거에 도전했지만,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학교운영위원이 교육감을 뽑는 간선제에서 주민 직선제로 선거제도가 바뀐 2010년 6‧2지방선거에 다시 출사표를 던진 민 교육감은 39.9%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3선을 노리던 보수 성향의 현직 한장수 교육감을 따돌리고 당선됐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그래픽=박지영 기자)

    ⬛”강원교육 바꾸겠다“ 고교평준화‧무상급식 도입

    당선 후 첫 기자회견을 통해 “강원교육을 바꾸겠다”고 강력한 개혁 의지를 드러낸 민 교육감은 고교평준화와 무상급식 추진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드라이브를 걸었다. 평준화에 반대하는 일부 고교 동문회의 반발 등 진통 끝에 2013년 춘천과 원주에서는 21년 만에, 강릉에서는 처음으로 고교평준화가 도입됐다.

    당시 민 교육감은 “고교평준화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서열화와 과도한 학벌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교 입시부담을 덜어주고 중학교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강원도의회의 제동으로 고교 무상급식을 도입하지 못했지만 민 교육감은 공약 이행률 98.5%를 기록하는 등 도민과 약속을 충실히 이행했고,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 46.4%라는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다시 도민의 선택을 받아 공약을 강하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민 교육감은 초‧중‧고교 전면 무상급식 시행 등을 재차 밀어붙였다. 우여곡절 끝에 2017년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도입했다.

    이외에도 민 교육감은 △교육복지 실현 △공립형 대안 초·중·고 설립 △학교 업무 정상화와 민주적 학교문화 정착 △학교혁신 등의 공약을 실현했고, 2018년 6‧13선거에서 절반 이상인 54.1%의 표를 얻어 3선 교육감이 됐다.

    ⬛교육복지 등 성과…”학력 저하“ 비판 목소리도

    민 교육감은 임기 동안 교육복지와 학교 민주화 등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지만, 한편에서는 학력 저하에 대한 비판도 꾸준하게 제기된다. 강원지역 고교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수년째 꼴찌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다.

     

    강원도교육청 전경. (사진=박지영 기자)
    강원도교육청 전경. (사진=박지영 기자)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0학년도 수능성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강원도는 지난해 시‧도별 표준점수 평균에서 국어 92.7점, 수학(나) 95.3점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또 수학(가)은 89.6점으로 전국에서 16번째로 낮았다.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최상위권인 1등급 비율이 3.6%에 불과해 17개 시‧도 중 충북(2.6%), 경남(3.4%)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고, 전국 평균인 5.7%에도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올해 춘천지역 고교 졸업생 가운데 정시를 통해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춘천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민 교육감의 생각은 다르다. 민 교육감은 연이은 학력저하 논란에 기자회견 등을 통해 ”강원도 고교생의 90% 이상이 수시로 대학을 진학하는 상황에서 수능성적으로 평균을 낸 수치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진정한 학력은 객관화된 시험에서 1점 더 맞는 것이 아니라 사고력과 분석력, 문제 해결능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해 권대동 강원도교육청 대변인은 ”도교육청은 수능성적보다 아이들의 기초학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초등학교에서부터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추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학력이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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